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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Sep 03. 2024

영화: 미드나이트 익스프레스

터키 감옥에서 탈출하는 미국인 청년

■ 개요


“미드나이트 익스프레스”(Midnight Express)란 “탈옥(脫獄)”을 뜻하는 은어라 한다. 영화 <미드나이트 익스프레스>(Midnight Express)는 터키(지금의 튀르기에)에서 마약을 밀반출하려다가 적발된 미국 청년이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중 탈출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이 영화는 1978년 미국에서 제작되었다. 


이 영화는 빌리 헤이즈가 자신의 실제 체험을 토대로 쓴 수기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영화로 제작하는 과정에서 터키인들을 지나치게 악마화했다거나, 사실과 달리 주인공이 간수로부터 성폭행을 당할 위기에 처하자 반항하는 과정에서 간수를 죽이게 되었다는 등 사실과 다른 묘사를 하였다 하여 원작자로부터의 반발도 있었다고 한다. 또한 터키 정부가 이 영화가 터키와 터키의 공무원을 과장되게 악마화하였다는 항의를 해와 원작자가 사과를 하기도 하였다고 한다.   


이 영화가 칸느 영화제에서 상영된 후 미국과 터키 사이에 범죄인 인도협정이 체결되었다. 이 때문에 이 영화가 범죄인 인도협정 체결의 계기가 되었다는 평가도 있지만, 이 영화가 제작되기 이전부터 범죄인 인도협정 교섭이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사실은 그런 평가는 근거가 없다고 한다. 


■ 줄거리


1970년 10월 미국인 청년 빌리 헤이즈는 여자친구인 수잔과 함께 터키 여행을 왔다가 돈을 벌려는 욕심에서 터키에서 미국으로 마약을 반출하려다 들켜 터키 당국에 의해 체포된다. 감옥에 갇힌 빌리는 다른 서양인 죄수들로부터 돈이 많이 들더라도 좋은 변호사를 고용하라는 조언을 받는다. 그리고 빌리는 맥스라는 늙은 영국인 죄수를 알게 되는데, 맥스는 예실이라는 변호사가 실력이 있다고 알려준다. 그러면서 맥스는 빌리에게 좋은 변호사를 고용하는 것도 좋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미드나이트 익스프레스를 타는 것, 즉 탈옥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말을 덧붙인다. 


빌리는 미국에 있는 아버지에게 연락을 하고, 빌리의 아버지는 터키로 달려와 빌리의 말을 듣고 예실과 변호사 계약을 맺는다. 빌리의 아버지는 빌리에게 반드시 이곳에서 나가게 해 주겠다고 약속한다. 미국 대사관에서도 빌리가 빨리 석방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한다. 


재판이 시작되었다. 검사는 터키가 최근 헤로인 밀수의 거점이 되고 있다고 국제사회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는 점을 들어 빌리에게 중형을 선고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지만 재판은 터키어로 진행되기 때문에 빌리는 검사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다. 예실에게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물어보니 예실은 괜찮다면서 안심하라는 말만 되풀이한다. 빌리는 결국 마약 불법 소지 혐의로 4년 2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는다. 빌리는 재판 결과에 실망하지만, 성실히 복역하면 출옥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예실의 말을 믿고 감옥살이를 시작한다. 

터키 교도소는 열악하기 짝이 없는 환경이었다. 교도소장과 간수들은 수감자들에게 폭행과 고문을 서슴지 않았다. 그들은 같은 수감자들을 정보원으로 활용하여 수감자들이 조금만 이상한 행동을 하면 즉시 자신들에게 보고하도록 하였다. 그러던 중 어느 날 수감자 동료 가운데 한 사람인 지미가 빌리와 맥스에게 탈옥 계획을 털어놓는다. 그렇지만 형기가 이제 20개월 밖에 남지 않은 빌리는 그런 위험을 저지를 수 없다며 거절한다. 지미는 혼자가 탈옥을 결행하지만, 소장에게 발각되어 심한 구타를 당한 후 정신병원에 갇히게 된다. 


시간은 흘러 빌리의 형기는 이제 53일밖에 남지 않았다. 그렇지만 빌리에게는 남은 53일은 너무나 길게 느껴지며 한시라도 빨리 이곳에서 벗어나고 싶다. 그러던 중 빌리는 자신이 다시 재판에 회부되었다는 말을 듣는다. 자신이 마약 불법소지 혐의로 유죄 선고를 받아 복역 중인데, 그보다는 훨씬 형량이 높은 마약밀수 혐의로 다시 재판을 하겠다는 것이었다. 결국 다시 재판을 받은 빌리는 징역 30년을 선고받는다. 절망에 빠진 빌리는 감옥에서 탈출하기로 결심한다.


정신병원에 갇혔던 지미가 돌아왔다. 그는 아직도 탈출을 포기하지 않았다. 빌리는 이 교도소 근처에 폐광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지미, 맥스와 함께 샤워실의 벽을 두드려 광산 갱도로 연결되는 지점을 찾아낸다. 기쁨에 들뜬 그들은 갱도 탐사에 나서는데, 갱도는 끝부분이 막혀있었다. 세 사람은 낙담했지만, 탈출구를 찾을 때까지 매일 갱도를 탐사하기로 약속하고 그날은 일단 되돌아왔다. 

다음날 정보원인 리프키가 세 사람이 뚫은 구멍을 발견하고 간수들에게 밀고하였다. 간수들은 탈옥을 기도한 범인을 찾던 중 지미가 수상하다고 생각하여 그를 데리고 가버린다. 빌리와 맥스는 리프키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그가 목숨보다 더 소중히 여기는 돈을 훔치기로 결심한다. 리프키는 자신의 라디오 뒷면에 돈을 숨겨두었다. 이 사실을 알아낸 빌리와 맥스는 그 돈을 꺼내 냄비에 넣어 사용할 수 없게 만들어버렸다. 리프키는 자신이 목숨보다 아껴왔던 돈을 쓸 수 없게 되어 절망하는데, 이때 갑자기 간수들이 개인소지품 검사를 위해 들이닥쳤다. 


간수들은 리프키가 소지하고 있던 마약을 찾아낸다. 그러자 리프키는 그 마약을 맥스로부터 받았다고 거짓말을 한다. 맥스는 절대 자신이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간수들은 맥스를 끌고 나간다. 분노가 치민 빌리는 리프키에게 덤볐고, 리프키가 이를 피해 도망가자 그를 잡아끌고 와 혀를 깨물어 잘라버린다. 


이 사건으로 빌리와 맥스는 특수 수용소에 갇히게 되었다. 그곳은 정신병자들이 수용되어 있는 곳이었다. 빌리는 완전히 생기를 잃어버렸다. 이때 수잔이 찾아와 빌리에게 미국에서 빌리를 석방시키기 위한 운동이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면서 그의 힘을 북돋워준다. 그러면서 수잔은 빌리에게 가족과 친구들의 사진을 정리한 앨범을 건네주었다. 그렇게 수잔은 빌리에게 다시 용기를 주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빌리는 자신의 감방으로 돌아와 수잔이 준 앨범을 펼쳐보니 그 안에는 돈이 숨겨져 있었다. 그는 그 돈을 이용하여 탈출하기로 결심한다. 빌리는 교도소장에게 100달러를 주고는 자신을 병원에 입원시켜 달라고 부탁한다. 소장은 빌리의 제안을 승낙하고 빌리의 손을 잡고 함께 병원으로 가자고 한다. 그런데 빌리의 손을 잡고 이끌던 소장은 병원을 그냥 지나친다. 이에 빌리가 소장에게 항의하지만, 소장은 빌리를 어떤 빈방에다 처넣는다. 그곳에서 소장은 빌리를 심하게 구타한 후 그를 성폭행하려고까지 한다. 빌리가 달려드는 소장을 밀치자, 그 기세에 소장은 넘어지면서 머리를 부딪혀 사망한다. 


빌리는 방에 있던 소장의 권총을 뽑아 달려온 간수를 사살한다. 그리고는 죽은 간수의 제복으로 갈아입고는 교도소에서 탈출한다. 1975년 10월 빌리는 무사히 그리스로 넘어오며, 3주 후 드디어 부모와 친구들이 기다리는 미국으로 돌아온다. 


■ 약간의 평


이 영화는 철저히 저자의 편향적인 입장에서 쓰여진 이야기를 토대로 제작되었다. 전체의 이야기를 간단히 요약하면 터키에서 마약 소지 혐의로 체포된 미국 청년이 터키 감옥을 탈옥한 이야기이다. 그가 겪었던 터키에서의 감옥생활이 얼마나 비인도적이었는지는 사실을 확인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그의 묘사가 상당히 과장되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터키 정부의 강력한 항의가 그를 뒷받침하는 증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영화를 객관적으로 아주 건조하게 본다면 마약소지(혹은 마약밀매)로 체포된 범죄자가 감옥에서 수감생활을 하던 중 교도소장과 간수를 죽이고 탈옥한 이야기이다. 주인공은 아주 중대한 범죄자다. 이러한 범죄자가 마치 무슨 개선장군이라도 된 듯 고향인 미국으로 돌아갔으며, 가족들과 친지들은 그런 그를 환영한다니 현실적으로는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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