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마을 총각의 아내가 된 소매치기 여자
1982년에 개봉되어 대 히트를 친 <애마부인>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그동안 금기시되었던 에로영화가 봇물 터지듯 제작되었다. 산딸기 시리즈도 이 시기에 제작된 영화였다. 1982년 애마부인으로 일약 에로배우의 대명사가 된 안소영이 주인공을 맡은 <산딸기>가 흥행에 성공하자, 이에 힘입어 1985년 <산딸기 2>가 제작되었다. 산딸기 시리즈는 토속적인 분위기의 에로영화였다. <산딸기 2>에서는 당시 에로영화의 대표적 배우로 등장한 마흥식과 선우일란이 남녀 주인공으로 출연하였다.
이 영화가 에로영화라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에로틱한 장면이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지금의 눈으로 보자면 에로영화라 부르기 민망할 정도이다. 오히려 멜로드라마적인 느낌이 강하다.
화전민인 율보(마흥식 분)는 지리산 깊은 산골마을에서 노모를 모시고 살아가고 있다. 어느 날 장날 율보는 장을 보러 마을로 내려온다. 그곳에서 부용(선우일란)이 율보에게 다가와 정신을 혼란케 하고는 돈을 소매치기해 간다. 그때 마침 시장을 감시하고 있던 순사가 부용의 소매치기 장면을 목격하고는 그녀를 체포한다. 부용은 순사에게 끌려가면서 율보는 자신의 남편이라면서 돈을 훔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 말을 들은 율보도 부용이 자신의 처라고 주장한다. 순사는 율보와 부용이 부부라는 사실이 의심스럽지만, 둘 다 그렇게 주장하니까 어쩔 수 없이 부용을 풀어준다.
율보는 부용을 자신의 집으로 데려와 노모에게 자신의 색시라고 소개한다. 이렇게 해서 부용은 율보와 함께 살기 시작한다. 그런데 부용은 사실 사당패로서 떠돌이 생활을 해왔다. 그러던 중 같은 사당패의 멤버인 지원과 결혼했는데, 지원이 죄를 저질러 감옥에 갇혀버렸다. 그래서 부용은 사당패를 빠져나와 돈을 훔치며 떠돌아다니며 지원이 석방될 날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런 부용인 만큼 율보와의 살림이 마음에 찰 리가 없다. 율보가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 중에도 부용은 집에서 늦잠을 자거나 몸을 꾸미는 등으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런 부용을 보고 율보의 노모는 혀를 차지만, 율보는 마냥 부용이 좋다. 그러던 어느 날 율보는 산에서 큰 산삼을 캐온다. 이것만 팔면 이제 율보네는 팔자를 고치는 것이다. 더 이상 고생을 하지 않아도 된다.
이때 부용에게 지원이 감옥에서 나왔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부용은 지원과 함께 이곳을 도망칠 생각을 한다. 지원이 몰래 산골마을로 찾아와서는 부용이 율보와 함께 살고 있는 것을 보고 눈이 뒤집힌다. 지원은 둘을 죽여버리려고 한다. 그렇지만 부용이 지원에게 자신은 지원만을 사랑하고 있다면서 함께 도망가자고 한다. 그러면서 율보가 캔 산삼을 훔쳐 달아나면 큰돈을 만질 수 있다고 지원을 부추긴다.
밤중에 부용은 몰래 산삼을 훔쳐 지원과 함께 도망간다. 그런데 지원과 함께 허급지겁 도망치던 부용을 율보가 따라온다. 율보는 두 사람을 발견하고는 부용이 산삼을 잘못 알고 가져갔다면서 진짜 산삼을 내놓는다. 그리고는 이 산삼을 팔아 행복하게 살라고 말한다. 이 말을 들은 부용은 율보가 얼마나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는지 비로소 깨닫고 율보와 함께 하기로 한다. 이러한 두 사람의 모습을 보고 지원은 산삼을 가지고 혼자서 그곳을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