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부인을 노리는 킬러 자칼과 싸우는 아일랜드 혁명군 출신 죄수
자칼은(Jackal)은 아프리카에 서식하는 개과의 동물로서, 개와 여우를 섞어놓은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소설가인 케네스 로스(Kenneth Roth)는 프랑스의 대통령인 드골 살인음모를 소재로 한 “자칼의 날”(The Day Of The Jackal)이란 소설을 발표하였는데, 이 소설은 1973년 영화화된 바 있다. 오늘 소개하는 영화 <자칼>(The Jackal)은 1973년 <영화 자칼의 날>(The Day of the Jackal)을 각색한 작품으로서, 1997년 미국에서 제작되었다.
1997년 모스크바. 러시아 내무부(MVD)와 미국 FBI 합동 수사팀은 MVD의 세만코 소령을 살해한 혐의로 체첸 마피아 멤버인 캣치 무라드를 체포하기 위해 술집으로 들이닥친다. 갯치는 칼로 반격했지만, MVD의 코스로바 소령이 그를 사살한다. 갯치의 형으로서 마피아 보스인 텔렉 무라드는 동생을 살해한 MVD와 FBI에 보복하기로 하고, 전설의 킬러 “자칼”(브루스 윌리스 분)에게 7천만 달러의 보수를 약속하고 미국 정부 고위인사 암살을 의뢰한다.
텔렉의 체포에 나선 MVD와 FBI는 체포한 텔렉 일당이 가지고 있던 가방에서 FBI 국장에 관한 자료를 발견한다. 이에 대해 추궁하자 텔렉의 부하는 복수를 위해 미국인을 죽일 것이며, 이를 위해 자칼이 오고 있다는 말을 내뱉는다. 이로서 MVD와 FBI는 신출귀몰의 킬러 자칼이 FBI 국장을 노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하지만 자칼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으며, KGB에 따르면 오로지 6명만이 자칼의 얼굴을 알고 있다고 한다. 그들 중 한 명인 전 바스크 독립활동가 이사벨라는 미국에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사벨라가 있는 곳을 아는 IRA의 스나이퍼 데크란 마르퀸(리처드 기어 분)이 매사추세츠 형무소에 수감되어 있다는 사실도 확인되었다. FBI 부국장 프레스톤(시드니 포이티어 분)과 코슬로바 소령은 데크란의 협조를 얻기 위하여 형무소를 찾아간다. 데크라는 자신의 석방과 이자벨라의 보호를 조건으로 이를 수락하지만, 실은 데크란은 자칼에게 개인적인 원한이 있어 그 복수를 위한 것이었다.
이사벨라는 데클란의 옛 연인이었다. 이사벨라는 남편과 아이와 함께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는데, 데클란이 찾아오자 당황하면서도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약속한다. 상대가 자칼이란 것을 안 이사벨라는 데클란에게 역의 사물함에 데클란의 위조여권과 탈출자금이 있다고 하면서 열쇠를 넘겨주지만, 데클란은 자칼을 처치하기 위해 도망치지 않고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말한다.
데클란을 비롯한 수사팀은 자칼이 시카고에서 열릴 예정인 메디컬 센터 개소식에 참석하는 FBI 국장을 살해하기 위해 시카고에 올 것이라 보고, 그 경로는 미시간 호수에서 열리는 요트 대회일 것으로 추리한다. 예상대로 미시간 호수에서 자칼과 마주친 데클란과 코슬로바 소령은 자칼과 격렬한 총격전을 벌이지만 결국 놓치고 만다. 데클란은 자신을 보고도 놀라지 않는 자칼을 보고는 FBI 내부에 배신자가 있을 것으로 의심한다.
프레스턴은 데클란의 주장을 일축하지만, 데클란으로부터 자신과 이사벨라가 과거 연인 사이였으며, 임신한 이사벨라가 자칼의 총에 맞아 데클란의 아기가 사망했다는 말을 듣는다. 인생을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데크란의 결심을 듣고 프레스턴은 팀원의 전화를 도청한 결과 MVD의 볼리트노프 대령이 국장의 일정을 자칼에게 누설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수사팀의 정보를 알아낸 자칼은 이사벨라의 집을 습격한다. 그러나 수사팀은 간발의 차로 이사벨라를 피신시켰고, 대신 수사관들이 자칼을 기다리고 있었다. 곧이어 이사벨라의 집에 도착한 자칼은 수사팀과 치열한 총격전을 벌인다. 이 싸움에서 비자스푼 수사관과 마크머피 수사관은 바로 자칼에게 살해되고, 코슬로바 소령도 자칼에 과감히 맞섰지만 그의 총알에 쓰러지고 만다. 죽음을 앞둔 코슬로바 소령은 자칼에게 “데클란의 총에 죽을 때 날 기억하라”라고 말한다. 그러자 자칼은 “네놈은 여자도 못 지키는가?”라는 말을 데클란에게 전하라고 하면서 떠난다. 얼마뒤 데클란이 달려오지만, 이미 자칼은 사라져 버렸으며, 코슬로바 소령은 죽어가면서 자칼이 남간 말을 전해준다.
데클란은 자칼이 남긴 “너는 여자를 지킬 수 없는 놈”이라는 말에서 자칼의 진짜 표적은 FBI 국장이 아니라 당일 시상식에 참석할 미국 대통령의 영부인이라는 것을 깨닫고 헬리콥터를 타고 의료 센터로 달려간다. 프레스턴에게 영부인의 보호를 맡긴 데클란은 건물 옥상에서 자칼의 행방을 찾는다. 자칼은 경비 경찰관의 복장을 하고 조준경이 달린 중기관총을 이용하여 원격조정으로 양부인을 암살할 계획이다. 그러나 데클란이 도로 옆에 있는 승합차에 중기관총이 탑재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 자리에서 중기관총의 조준경을 총으로 파괴한다. 이로서 일단 영부인은 암살을 막았다.
자칼은 조준경이 파괴된 중기관총을 원격조정으로 발사시키지만, 총알은 대부분 건물에 맞고, 결국 기관총과 기관총을 실은 밴은 파괴된다. 암살은 완전 실패로 돌아갔다. 자칼은 경찰로 변장하고 도망치는 군중들 틈에 섞여 지하철을 타고 탈출을 시도한다. 그렇지만 데클란은 곧바로 자칼을 추격하면서 지원을 요청한다. 자칼은 철로로 뛰어올라 탈출을 시도하지만 데클란과의 총격전에서 다리에 총을 맞는다. 자칼은 역으로 도망쳐 플랫폼에서 경찰관을 쏘고 근처에 있는 소녀를 인질로 잡은 후 데클란을 기다린다.
추격해 온 데클란은 소녀를 인질로 잡은 자칼이 총을 버리라고 지시하자, 어쩔 수 없이 총을 버린다. 자칼의 총구가 데클란을 향할 때 갑자기 자칼 뒤에서 이사벨라가 총을 들고 나타난다. 실은 데클란이 지원을 요청한 것은 수사팀에게가 아니라 이사벨라에게였다. 데클란과 이사벨라는 자신들의 아이를 죽인 자칼을 죽여 마침내 복수에 성공한다.
사건은 무사히 종결되었지만, 프레스턴은 데클란에게 당초 그가 약속하였던 데클란의 석방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하면서 다시 형무소에 수감되어야 할 것이라는 말을 전한다. 그러나 데클란이 이사벨라로부터 록커의 열쇠를 건네받았다는 사실을 눈치챈 프레스턴은 데클란에게 커피 한 잔 마신 뒤 30분 후에 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떠나 데클란의 도주를 눈감아 준다. 프레스턴이 여유 있게 커피 가판대로 걸어가는 모습을 보고, 데클란은 새로운 삶을 향해 그 자리를 떠난다.
브루스 윌리스와 리처드 기어의 연기도 좋았지만, 오랜만에 FBI의 부국장 프레스턴 역으로 출연한 시드니 포이티에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다. 국가에 중대한 위해를 가하려는 자칼을 잡기 위해 그와 앙숙인 감옥에 갇힌 데클란을 수사팀으로 넣는 대신, 작전이 성공하면 데클란에게 자유를 주겠다고 약속한다. 그러나 그러한 프레스턴의 약속이 국가의 관료주의에 의해 받아들여지지 않자 자신의 재량으로 데클란의 도주를 용인하는 모습을 보면, 비록 연기에 불과할지라도 시드니 포이티어의 진면목을 보는 것 같아 가슴이 훈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