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서 현재로 떨어진 인간
■ 개요
<낙인>이라는 영화제목의 뜻을 알고는 화가 치민다. 우리말에 낙인이라면 당연히 “쇠를 불에 달구어 찍는 도장” 또는 “사람에 대한 지울 수 없는 나쁜 평판을 내리는 일”을 뜻하는 한자 단어 ‘낙인’(烙印)을 의미할 것이다. 그런데 이 영화를 끝까지 감상하면서 왜 “낙인”이라는 제목을 붙였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마지막에 가서야 영화제목의 낙인은 “落人”으로서, “(미래로부터) 현재에 떨어진 사람”이라는 뜻으로 사용했다는 것을 알고 어처구니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말에는 “낙인”(落人)이라는 단어가 없다. 영화 제목(혹은 원작 소설을 쓴 사람)을 붙인 사람이 억지로 만든 단어다. 그런 단어라면 영화 관객들이 제목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한자를 병기해 주어야 한다.
영화 <낙인>은 2020년 한국에서 제작되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솔직히 나는 영화의 내용을 잘 이해할 수 없었다.
영화 초반에 주인공인 여류작가 백조경이 자신에 대한 몰카가 유출되어 곤경에 처하는데, 어떤 여자가 접근하여 그녀를 돕겠다고 하는데, 어느 순간 백조경은 납치된다. 여기까지 보고 이 영화가 미스터리나 서스펜스 영화인가 했더니, 어느 순간 미래에서 온 범죄자 등 SF 영화로 바뀐다. 이 영화의 앞부분과 뒷부분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지금도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생각 같아서는 영화를 다시 처음부터 찬찬히 감상하여 줄거리를 이해하고 싶지만, 그러기에는 너무나 따분하고 재미없는 영화이다. 이 정도에서 내가 이해한 만큼만 줄거리를 요약하도록 한다.
베스트셀러 작가인 백조경은 성대한 파티에 참석했다. 파티 도중에 그녀는 자신의 몰카가 유출되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그녀는 자신은 단지 몰카의 피해자일 뿐이라고 항변하지만, 자신을 향해 쏟아질 비난을 생각하고 전전긍긍한다. 이때 어떤 모르는 여자가 백조경에게 접근하여 그녀를 도와주겠다고 한다. 백조경이 그녀와 대화를 나누는 사이에 자신도 모르게 정신을 잃는다.
백조경이 깨어나니 온 세상이 깜깜하고, 몸을 제대로 움직일 수 없다. 그녀는 결박된 채 드럼통 안에 갇혀 있었던 것이다. 그녀는 온 힘을 다해 드럼통을 쓰러트리고 결박을 푼 후 탈출을 기도한다.
장면은 어느 회의실로 바뀐다. 회의실에는 10여 명의 참석자와 함께 사복차림의 죄수가 앉아 있다. 그 죄수는 자신은 미래에서 온 FALLEN(폴른)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자신이 미래세계에서 연쇄살인을 저질렀고, 이를 방지하기 위해 미래에서 현재로 떨어졌다고 한다.
회의 참석자들은 유엔에서 파견된 직원을 비롯하여 주요국의 정보기관을 대표하여 온 사람들이다. 이들은 미래에서 온 여죄수 폴른을 어떻게 처리해야 좋을지 격론을 벌이고 있다. 회의는 계속되지만 뚜렷한 결론은 나지 않는다. 유엔을 대표해서 왔다는 사람은 회의도중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나가버린다.
한편 창고에 갇혀있는 백조경은 조금씩 탈출의 기회를 잡아나간다. 그러면서 그녀는 미래의 자신과 현재의 자신 사이에 혼란을 보인다.
필자가 스토리를 잘 이해할 수 없어서 이 정도에서 줄거리를 마치고자 한다. 다른 사람에게 전혀 추천할 마음이 들지 않는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