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아내의 동생 에니시의 공격을 받는 겐신
■ 개요
이 블로그에서는 <바람의 검심> 시리즈를 여러 차례에 걸쳐 소개하였다. 실사영화를 비롯하여 극장판 애미네이션, 오리지널 비디오 애니메이션 작품까지 아마 7-8편 정도는 소개한 것 같다. 오늘 소개하는 <바람의 검심-최종장 더 파이널 Part 1>(るろうに剣心 最終章 The Final part 1)은 2020년에 제작된 실사영화이다. 이 작품은 <바람의 검심-최종장 더 비기닝>(るろうに剣心 最終章 The Beginning)과 동시에 2부작으로 제작되었는데, 더 파이널이라는 제목이 붙은 본 영화가 먼저 개봉되고, 더 비기능이 나중에 개봉되었다. 영화 제목에 “더 파이널”이라는 말이 들어가는 것으로 보아, 그동안 길고 길었던 “바람의 검심” 시리즈가 이제 거의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것 같다.
이번 영화는 겐신과 겐신의 첫 아내인 도모에의 동생 에니시와의 싸움과 화해를 그리고 있다.
경찰 지휘관인 사이토 하지메(斎藤一)는 시시오(志々雄)에게 철갑선을 판매한 상해의 폭력조직 우두머리를 요코하마 역에서 체포하나, 일본과 청나라 사이의 영사 관할권 조약으로 인해 그들은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고 석방된다. 폭력단의 두목은 겐신(剣心)의 첫 아내 도모에의 동생이었던 유키시로 에니시였다.
오래전 겐신은 폭설이 내리던 날 시시오가 보낸 자객의 습격을 받는다. 겐신이 위기에 처하자 아내인 도모에가 겐신을 구하기 위해 싸움에 뛰어드는데, 겐신이 자객을 향해 찌른 칼에 도모에도 함께 찔려 죽은 것이다. 이 일이 일어난 이후 도모에의 동생 에니시는 겐신이 누나를 죽였다고 생각하여, 누나의 복수를 위해 겐신을 노려왔던 것이었다. 그 후 에니시는 청나라로 건너가 암흑가를 주름잡는 거물로 성장했으며, 이번에 누나의 복수를 위해 조직을 이끌고 일본으로 건너온 것이었다.
새로 출발한 메이지(明治) 정부는 에니시의 동향을 캐기 위하여 이전 시시오 일당의 “십본도”(十本刀)의 한 사람으로서 겐신과 싸웠던 사와게죠 쵸(沢下条張)를 밀정으로 보내지만, 사이토는 겐신에게 패한 시시오를 못 본 체 했던 사와게죠가 이번에도 다시 정부를 배신할 것으로 의심한다.
어느 날 밤, 에니시의 부하인 쿠지라나미 효고(鯨波兵庫)가 겐신과 그 친구들이 즐겨 찾는 식당 ‘아카베코’를 폭격하여 종업원인 산죠 쯔바메(三条燕) 등이 중상을 입는다. 포격을 가한 일당이 진을 친 우에노(上野)의 산을 찾아간 겐신과 사가라 사노스케(相楽左之助)는 포격을 가한 일당은 찾지 못하고 대신 사이토와 맞닥트린다. 사이토는 겐신에게 자신이 이곳에 찾아오니, “사람이 내리는 벌”(人誅)이라는 글자가 쓰인 종이가 남겨져 있다는 것과, 에니시가 요코하마 역에서 체포되었을 때 겐신의 존재를 이미 알고 있었다는 사실 등을 이야기해 준다.
며칠 지나지 않아 에니시의 부하인 오토와 효코(乙和瓢湖)가 우라무라(浦村) 서장 집을, 이누이 텐몬(乾天門)이 마에가와 미야우치(前川宮内)의 도장을 습격한다. 겐신은 서장의 집에서 오토와와 맞서 싸우지만, 오토와는 “사람이 내리는 벌을 내릴 시간이다.“라는 말을 남기고 자폭한다. 그 후 에니시는 겐신 앞에 나타나, 자신의 목적은 ”누나를 살해한 겐신에게 반드시 복수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카미야 도장(神谷道場)으로 돌아온 겐신은 친구들 앞에서 이번에 일어난 일련의 사건은 자신에게 복수를 하기 위한 목적에서 발생한 것, 암살자로서의 자신의 과거, 에니시의 누나인 도모에와의 만남과 결혼, 도모에를 자신의 칼로 죽인 것 등을 모두 말해준다.
그 후, 도쿄가 중국 폭력조직으로부터 공격을 받는다. 그 원인이 겐신에게 있다는 것을 안 알게 된 정보기관의 시노모리 아오시(四乃森蒼紫)와 마키마치 미사오(巻町操)는 도모에가 안치된 절의 주지로부터 도모에의 일기를 받아 도쿄로 돌아온다. 그날 밤 기구를 타고 에니시 일파가 도쿄를 습격한다. 겐신, 아오시, 미사오는 거리를 습격한 쿠지라나미, 이누이, 야츠메 무묘이(八ツ目無名異) 등에 맞서 싸운다. 그 틈을 노려 에니시는 카미야 도장을 습격한다. 사가라 사노스케를 가볍게 쓰러트린 에니시는 카미야 카오루를 유괴한다. 메이지 정부를 배신한 사와게가 흘린 거짓 정보에 사이토 등이 농락당하고 있는 사이에, 도쿄는 심대한 피해를 받는다.
에니시가 카미야 도장에 남긴 편지를 본 겐신은 혼자서 에니시가 기다리고 있는 저택으로 찾아간다. 에니시는 그곳에서 겐신과의 대결을 요청하지만, 겐신은 에니시와 맞서 싸울 수 없다. 사랑했던 아내 도모에에 이어 동생인 에니시까지 자신의 손으로 죽일 수는 없는 일이었다. 에니시가 일방적으로 겐신을 공격하고 있을 때 도모에의 일기를 가진 미사오가 나타나, 그 일기를 에니시에게 건네준다. 에니시는 비로소 누나가 얼마나 겐신을 헌신적으로 사랑하였으며, 겐신이 누나를 죽인 것이 단순한 실수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에니시는 누나의 복수를 포기하고 그 자리를 떠난다.
이 영화에서 겐신과 에니시와의 관계가 정리되면서 이제 겐신도 과거의 죄악감을 떨쳐버릴 수 있을 것 같다. 실수라고는 하지만 자신의 손으로 사랑하는 아내 도모에를 죽인 겐신으로서는 그 죄책감을 평생 이고 살 수밖에 없었다.
일본영화의 감상문을 쓸 때는 사람 이름을 확인하는 것이 보통일이 아니다. 일본인의 이름은 하도 제멋대로 읽기 때문에 쓸 때마다 꼭 팩트 체크를 하여야 한다. 특히 <바람의 검심> 시리즈는 만화를 원작으로 하기 때문에 특이한 이름이 많다. 이런 이름은 읽는 방법을 꼭 확인해 보아야 한다. 예를 들면 야츠메 무묘이(八ツ目無名異) 등과 같은 이름은 찾아보지 않으면 도저히 알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