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제국을 공포에 떨게 한 훈족의 왕 아틸라의 일생
로마 제국이 점점 힘을 잃어가면서 수많은 이민족으로부터 침략을 받았다. 바바리안이라고 불리던 그들은 반달족, 고트족처럼 대개가 게르만족이었지만, 그중에는 훈족도 있었다. 훈족은 중앙아시아와 동유럽 부근에 살았던 유목민들이었으나, 정체는 무엇인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우리나라에서는 훈족이 흉노라고 주장하고 있는 사람이 많은데, 이 주장은 소수설에 불과하다. 많은 부족들로 분열되어 있던 훈족은 4세기 경 아틸라((Attila)라는 위대한 지도자가 등장하여 로마를 위협하는 큰 세력으로 성장하였다. 아틸라가 이끄는 훈족은 로마를 위협했으나, 결정적인 전투에서 패전하고, 이어 아틸라가 사망함으로써 훈족의 번성은 거기에서 끝났다.
<검투사 아틸라>(Attila The Hun)는 2001년 미국에서 제작된 TV 미니시리즈 드라마이다. 이 드라마에서는 훈족의 왕 아틸라의 일생을 그리고 있다. 원제는 “Attila The Hun”로서 “훈족의 아틸라”라는 뜻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검투사 아틸라”로 제목이 바뀌었다. 아틸라는 훈족의 왕이었지 한 번도 검투사였던 적은 없다. 왜 그런 제목을 붙였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4세기 경 로마제국의 국경 근처 유라시아 평원에 새로운 민족이 나타났다. 이들은 바로 훈족으로서 그들은 유목민으로서 활과 승마에 능숙하였으며, 전투에서는 용맹하기 짝이 없었다. 그렇지만 이들 훈족은 여러 작은 부족으로 나뉘어 있어 로마에게는 조금 귀찮은 존재이긴 했지만, 위협적이라 생각하지는 않았다.
어릴 때 부모가 죽어 홀로 버려진 소년 아틸라는 족장인 삼촌인 루아의 양자가 되었다. 루아에게는 블레디라는 아들이 있었다. 세월이 흘러 아틸라는 용감하고 총명한 청년으로 성장하였다. 루아는 위대한 지도자였지만, 지도자의 자리를 탐내는 아들 블레디에 의해 독살당해 죽는다. 블레디는 당연히 자신이 아버지의 뒤를 이어 족장의 자리에 오를 것으로 생각했지만, 그가 자신의 양부를 죽였다는 사실을 안 아틸라는 그에게 도전한다. 부족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서 아틸라는 블레디와 대결을 벌여 승리하고, 자신이 족장의 자리에 오른다.
그즈음 훈족은 서로 분열되어 있었다. 그들은 서로 다른 부족들을 약탈하며 자기들끼리 싸우고 있었다. 그렇지만 아틸라는 달랐다. 그는 훈족을 넘어 로마제국과 같은 큰 제국을 꿈꾸었다. 이를 위해서는 사분오열된 훈족의 힘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필요하였다. 아틸라는 족장이 되기 전부터 난쟁이지만 예지력을 가지고 있는 갈렌과 친했으며, 노예출신의 여자 엔카라를 자신의 반려자로 맞아들였다.
아틸라는 훈족의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먼저 훈족을 하나로 통일하는데 집중하였다. 여러 부족들에게 단결을 호소하였고, 다른 부족을 약탈하는 부족에 대해서는 가차 없이 응징하였다. 아틸라의 이러한 지도력 아래 훈족은 점차 하나가 되어갔다.
한편 로마에서도 사정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로마의 명장인 폴라비우스 아에티우스는 그의 능력을 시기한 황제에 의해 감옥에 갇혔다. 그렇지만 계략에 능한 그는 황제의 어머니, 즉 대비의 힘을 빌려 감옥에서 풀려나는 데 성공한다. 그리고 그는 다시 로마군의 총사령관으로 임명되었다. 로마는 변방의 훈족이 하나로 단결해 가는데 대해 위협을 느끼고 있었다. 새로이 로마군 총사령관이 된 폴라비우스는 훈족을 힘으로 제압하는 대신 회유하여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려 한다. 이를 위해서 폴라비우스는 직접 훈족을 찾아가 아틸라를 만나 우정을 쌓고 동맹을 맺는다.
폴라비우스는 아틸라를 로마로 초대한다. 로마로 온 아틸라는 화려한 로마의 도시를 보고 감탄한다. 황제의 여동생인 아너리아는 마음속으로 자신이 로마를 지배할 야심을 품고, 자신을 도울 세력을 만들기 위해 아틸라를 유혹한다. 아틸라는 로마에서의 화려한 생활과 아너리아 공주에 푹 빠져 자신의 야망을 잊어간다. 이때 항상 자신을 따르는 충신으로부터 정신 차리라는 간언을 듣고 다시 자신의 고향 훈족의 땅으로 돌아간다.
아틸라는 자신에게 무릎 꿇는 자에게는 관용을 베풀되, 저항하는 자는 가차 없이 처단하였다. 훈족의 세력은 점점 더 커졌다. 드디어 혼족의 세력은 로마제국을 넘어서게 되었다. 그때까지는 폴라비우스와의 약속으로 로마와 직접적인 충돌을 피해온 아틸라였지만, 훈족의 세력이 커지면서 훈족과 로마의 양립은 불가능한 상황이 되었다. 로마군은 완전히 폴라비우스의 손아귀에 있었다. 아틸라는 드디어 폴라비우스가 이끄는 로마군과 전면전을 계획한다.
세계의 지배를 둘러싼 로마군과 훈족의 건곤일척의 대결이 벌어졌다. 이 전투에서 아필라는 폴라비우스의 계략에 말려 패배한다. 아틸라 자신도 큰 부상을 입은 채 후퇴한다. 이것으로 세계를 제패하려던 아틸라의 야망도 훈족의 영광도 끝이 났다. 아틸라가 죽은 후 훈족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