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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공산영우(空山靈雨)

한국에서 촬영한 중국 무협영화

by 이재형

■ 개요


영화 <공산영우>(空山靈雨)는 한 사찰 안에서 벌어지는 보물 쟁탈 사건을 그린 영화로서, 1979년 홍콩에서 제작되었다. 제목인 공산영우(空山靈雨)는 “빈 산에 내리는 신령스러운 비”라는 뜻이다. 이 영화는 비평가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제52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 홍콩 대표로 출품되었으나, 상을 받지는 못하였다.


이 영화는 먼저 한 무리의 사람들이 사찰을 찾아 들어오는 장면부터 시작되는데, 사찰의 모습이 어쩐지 익숙하다.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중국, 일본, 동남아 등에 불교 사찰이 있지만, 그 모습과 건축양식, 그리고 사찰주위의 풍경은 나라마다 많이 다르다. 그런데 이 영화에 등장하는 사찰이 꼭 우리나라 절 같지 않은가? 그랬다. 처음 등장하는 절은 우리나라의 해인사였고, 그 뒤로도 불국사, 종묘 등에서 촬영이 이루어졌다. 촬영은 이렇게 세 곳에서 이루어졌지만, 영화 속에서는 모두 하나의 절로 묘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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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때는 명나라 시대의 중국. 강동의 부자인 왕과 그의 첩, 그리고 하인 금쇄(金鎖) 세 사람은 인가에서 멀리 떨어진 절 삼보사(三寶寺)를 찾아온다. 황 부자는 삼보사의 중요한 후원자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에 승려들이 그를 초대한 것이었다. 세 사람을 맞이한 주지 스님의 세 번째 제자인 혜사는 주지 스님이 병으로 목숨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죽기 전에 후계자를 선택하려고 하는데 황 부자에게 그 입회인이 되어달라고 하기 위해서라며 초대 이유를 밝힌다.


황 부자도 그 나름대로 초대에 응한 이유가 있었다. 실은 황 부자는 삼보사 경내에 있다고 하는 삼장법사가 쓴 경전 <대승기신론>(大乗起信論)을 노리고 있었다. 이를 위해 여괴도인 흰여우를 첩으로, 그녀의 동료인 금쇄를 하인으로 각각 위장하여 이곳에 데리고 와 경전을 훔치려고 하는 것이었다.


흰여우와 금쇄는 사찰의 보물창고에 몰래 들어가 경전을 훔치려고 하지만, 곳곳에 승려가 있어 실패한다. 황 부자는 두 사람에게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하면서 주지 스님의 두 번째 제자인 혜문을 소개한다. 보물창고의 관리자인 혜문은 자신이 주지 스님의 후계자 자리를 노리고 있으며, 황 부자가 경전을 훔치는 것을 도와주는 대신 자신을 후계자로 추천해 달라고 한다. 황 부자와 그러한 혜문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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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뒤 주지 스님의 친구인 왕 장군과 그의 부하 한 사람이 역시 초대를 받아 삼보사로 찾아온다. 흰여우와 금쇄를 멀리서 치켜보던 왕의 부하는 곧바로 두 사람의 정체를 알아차리고, 왕 장군과 주지 스님의 첫 번째 제자인 혜통에게 주의하도록 경고한다. 그렇지만 왕 역시 경전을 노리고 있으며, 이를 위해 주지 스님의 후계자 다리를 노리는 혜통과 결탁한다.


그 무렵 주지 스님의 스승으로서 고승으로 알려진 우와이 법사가 많은 시녀들을 이끌고 삼보사에 도착한다. 주지 스님은 법사에게 며칠 뒤에 죄를 짓고 절로 도망쳐 온 치우밍의 출가 행사를 한 후, 자신의 뒤를 이을 후계자를 선택하겠다고 한다. 며칠 뒤 치우밍은 주지 스님과 우와이 법사 앞으로 끌려가 자신의 신세에 대해 밝힌다. 치우밍은 자신이 장(張)이라는 포도청 관리에게 속아 자신과 자신의 형이 절도의 누명을 썼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의 형은 그 때문에 사형을 당했지만, 자신은 더 이상 장에게 원한을 품고 있지 않다고 고백한다.


한편 흰여우와 금쇄는 다시 보물창고에 숨어 들어가려 하지만 왕의 부하에게 저지당한다. 그곳에서 왕 장군의 부하는 절에서 허드레 일을 하는 치우밍과 우연히 맞닥트려, 이유 없이 그에게 폭력을 휘두른다. 치우밍은 보물창고에서 흰여우가 남긴 도구들을 발견하고, 이를 주지 스님에게 보고한다. 주지 스님은 왕 장군의 부하가 바로 치우밍에게 누명을 씌운 장이란 사실을 안다. 주지 스님은 치우밍의 머리를 깎아주고 자신의 제자로 삼아 보물창고를 지키도록 명한다. 그런 가운데 장은 치우밍이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여 그에게 경전을 훔치려 한다는 누명을 씌운다. 주지 스님은 장의 말을 믿지는 않지만, 왕 장군의 체면을 생각해 우치민에게 십자가형 벌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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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밤중, 십자가에 묶여있는 차우밍을 구해준 사람은 흰여우였다. 차우밍은 흰여우가 자신을 구해준 데 대해 이상하게 생각하지만, 먼 곳에서 주지 스님이 이 모습을 보면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다음날 주지 스님은 혜통, 혜문, 혜사 3인의 후계자 후보에게 과제를 내린다. 그것은 절 뒤에 있는 연못에서 깨끗한 물을 길어오라는 것이었다.


세 사람이 물을 길어오자, 주지 스님은 그들에게 어떻게 깨끗한 물을 길어왔는지 물었다. 그러자 혜통은 제자들의 도움을 받아 길어왔다고 했고, 혜문은 물을 깨끗하게 하기 위해 가는 모래를 이용하여 몰을 여과하였다고 했으며, 혜사는 그저 생각나는 대로 그냥 물을 길어왔다고 각각 대답하였다. 그러나 며칠 후 주지 스님이 자신의 후계자로 선택한 사람은 치우밍이었다. 치우밍은 주지 스님의 명령대로 이름을 혜명으로 바꾸고 주지 스님으로부터 큰 가사를 받는다. 그 모습을 본 주위 사람들은 영문을 몰라하지만, 주지 스님은 내일 자신이 열반에 들 것이라는 말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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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주지가 된 혜명에게 장은 지금까지의 무례를 사과하지만, 스승의 선택에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 젊은 승려들은 식사가 맛이 없다면서 소란을 부린다. 혜명은 혜통을 비롯한 다른 승려들에게 농사를 지어 식량을 조달하면 되지 않겠냐면서, 농사짓는 방법은 자신이 가르쳐주겠다고 하면서 그들을 진정시킨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황 부자에게 후원금을 부탁한다.


황 부자는 경전을 담보로 한다면 돈을 빌려줄 수 있다고 한다. 혜명은 그 말에 확답을 않고 1만 위안의 수표를 부탁한다. 그날 밤 황은 2만 위안의 수표를 준비한 후, 그 가운데 반을 혜문에게 넘기는 대신에 보물창고의 열쇠를 받아 쥔다. 열쇠를 손에 넣은 흰여우와 금쇄는 보물창고로 가서, 그곳에서 장과 혜통이 혜명을 암살하려는 계획을 엿듣는다. 경전을 필사하고 있던 혜명을 찾아간 흰여우는 그의 목숨을 노리는 자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혜통이 칼로 혜명을 공격하지만 혜명이 이를 피해버리자, 혜통이 오히려 다리를 다친다. 혜명은 혜통을 꾸짖지 않고 상처를 치료해 준 후 보물창고를 지키라고 명령한다. 혜통은 혜명의 관대함에 머리를 들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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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이 되자 모든 승려들은 남산에 있는 열반문으로 들어가려는 주지 스님을 배웅한다. 이 때문에 경내에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흰여우와 금쇄는 보물창고에 침입하여 경전을 훔쳐 나오는데, 장이 그 사실을 알고 그들의 뒤를 쫓는다. 황 부자까지 싸움에 뛰어들어 그들 사이에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고, 장은 금쇄를 찔러 죽이나, 자신도 흰여우의 칼에 맞아 죽는다. 왕과 그 부하들에게 쫓기던 황 부자와 흰여우는 강에 다다라 배를 타고 도주한다. 황 부자는 뱃사공의 입을 막기 위해 그를 죽이려 하지만, 뱃사공이 바로 주지스님이라는 사실을 알고 경악한다. 두 사람은 계속 도망가지만, 흰여우가 우와이 법사의 시녀 군단에게 잡히고 만다. 자수를 권하는 혜문을 뿌리친 황 부자는 계속 도망치려 하지만, 발을 헛디뎌 절벽에서 떨어져 죽는다.


이로서 모든 일이 끝났다. 혜명은 모든 일의 화근은 경전이라면서 경전을 태우라고 한다. 불이 붙어 타들어가는 경전을 모며 의기소침해 있는 왕 장군에게 혜명은 “경전의 가치는 누가 썼는가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뜻에 있다”라며 자신이 쓴 필사본을 넘겨준다. 그리고 출가의 길을 택한 흰여우에게 혜명과 혜사가 머리를 밀어준다.


■ 약간의 감상


아주 독특한 무협영화이다. 다른 무협영화와 달리 싸우는 장면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대부분이 잔잔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통해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영화가 지루하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았다. 액션을 즐기는 팬이라면 별 재미를 느끼지 못할 것 같다. 중국 무협 영화에서 우리의 사찰인 해인사와 불국사를 보니 느낌이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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