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을 저지른 탈북자 여죄수와 교도관의 사랑
■ 개요
우리 사회에서 탈북자, 그러니까 새터민들의 숫자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그들은 꿈을 안고 이쪽 새 터전으로 옮겨왔지만, 익숙지 않는 사회체제에 적응하지 못해 밑바닥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 같다. 영화 <은하>는 한국사회에서 버림받은 이러한 새터민 여성과 교도소 교도관 사이의 사랑을 그린 영화이다. 이 영화는 2016년에 제작되었다.
교도관인 서준(이정진 분)은 사랑하는 아내가 죽고 난 후 사람이 변했다. 항상 활기차고 명랑한 모습을 보였던 그는 아내가 사망한 후 웃음을 잃은 사람이 되었다. 그러나 그는 교도관으로서 재소자에게는 여전히 따뜻한 관심을 보여주고 있었다. 서준이 근무하는 교도소에는 나이 든 사형수가 한 사람 재소하고 있다. 그 사형수는 서준을 볼 때마다 장난 삼아 치킨을 사달라고 조르지만, 서준은 교도소의 규칙상 그의 부탁을 들어줄 수 없다.
어느 날 살인사건의 피의자인 은하(임수향 분)가 서준이 근무하는 교도소로 들어온다. 은하는 탈북민 여성으로서, 식당에서 일하다가 식당의 사장을 칼로 찔러 죽였다는 것이다. 은하는 임신을 한 상태이다. 은하는 다른 재소자들과 함께 감방에 갇혔지만, 어울리지 못한다. 다른 재소자들의 괴롭힘을 견디다 못한 은하가 다른 재소자들과 대판 몸싸움을 벌이게 되고, 그 과정에서 유산을 하게 된다.
삶에 의욕을 보이지 않던 은하는 아이마저 유산하자 더 이상 살고 싶은 의욕을 잃었다. 그런 은하를 보고 서준은 어딘가 자신과 동병상련의 느낌이 들어 그녀에게 관심을 보인다. 은하는 북한에서 중국으로 탈출한 부모에게서 태어났다. 그녀는 교통사고로 부모를 모두 잃고 동남아 여러 나라를 떠돌던 끝에 겨우 한국으로 들어왔다. 그녀는 한국 국적을 취득하고 싶었지만, 불가능하다. 그녀는 자신이 이 사회의 일원이라는 어떤 법적 보장도 받지 못한 채 한국 사회에서 힘들게 살아왔다.
은하는 어떤 식당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 식당의 사장이 은하에게 흑심을 품고 다가왔다. 결국 은하는 식당 사장의 아이를 갖게 되었다. 사장은 은하에게 아이를 당장 떼라고 하였지만, 은하로서는 이 세상에 유일한 혈육인 뱃속의 아이를 결코 버릴 수 없다. 그러자 사장은 자신이 아이를 낙태시키겠다고 은하에게 덤벼들었고, 은하는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칼로 사장을 찌른 것이었다.
서준이 은하에게 관심을 보이자 은하도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은하는 미결수로서 지금 살인사건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이다. 국선 변호인은 입으로는 은하의 죄를 가볍게 하려고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다지만, 실제로는 은하의 재판에 그다지 관심이 없다. 서준과 은하는 가벼운 형벌을 기대하고 있었지만, 의지할 곳 하나 없는 은하에게 한국 사회는 너무나 냉혹하다. 결국 은하는 사형 선고를 받는다.
서준과 가까이 지내던 늙은 사형수의 사형 집행이 확정되었다고 한다. 서준은 그를 불러내어 그동안 그가 그렇게도 원했던 치킨을 사준다. 늙은 사형수는 치킨을 먹으며 자신의 운명을 깨달으며, 서준에게 그동안 고마웠다는 작별의 말을 남긴다.
늙은 사형수의 사형 집행을 보고 서준은 이대로 있다가는 은하도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서준은 은하를 탈옥시키려 한다. 외부로부터 교도소 내로 식자재를 반입하는 작은 트럭이 들어왔다. 서준은 은하를 그 차에 태워 탈옥시킬 예정이다. 서준은 식자재 차량 운전사에게 이미 부탁을 해두었다. 서준은 몰래 은하를 그 차에 태운다. 그런데 이 광경을 서준의 친한 동료인 철민이 목격하고 말았다.
철민은 이대로 은하를 탈옥시켰다가는 서준의 앞날은 파멸뿐이라고 생각하고 필사적으로 막는다. 그러나 서준은 철민을 인질로 하여 은하를 실은 차가 교도소 밖으로 나갈 수 있도록 하지만, 결국 식자재 차량은 방어시설에 걸려 밖으로 나가는데 실패한다. 그런데 이러한 소동 속에서 은하가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그렇다. 실은 이 모든 소동은 서준과 철민이 이미 모의한 것이었다. 서준이 은하의 탈옥소동을 벌이면 철민이 이를 가로막고, 서준이 철민을 인질로 다른 교도관과 대치하는 사이에 은하가 빠져나가도록 한 계획이었다. 이 소동의 책임을 물어 서준은 체포된 끝에 교도소에 수감되었다. 몇 년 후 서준은 복역기간을 마치고 출소한다. 그리고는 어느 바닷가 마을로 찾아간 서준은 그곳에서 은하를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