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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Nov 28. 2024

영화: 장군의 아들 1

종로패 주먹의 우두머리 김두한의 등장

■ 개요


일제 강점기에 종로의 주먹패 두목이었던 김두한의 이야기는 그동안 여러 차례 영화로 제작되었다. 영화 <장군의 아들 1>은 김두한의 이야기를 그린 <장군의 아들> 3부작의 첫 번째 작품으로서 1990년에 제작되었다. <장군의 아들> 3부작은 이야기가 서로 연결되는데, 오늘 소개하는 <장군의 아들 1>은 김두한의 불우했던 어린 시절부터 종로패의 우두머리가 될 때까지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이 영화는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 흥행에도 대성공을 거두었다. 청룡영화상 신인남우상과 한국영화 최다관객상을 받았으며, 대종상에서도 신인남자배우상을 받았다. 


■ 줄거리


김두한(박상민 분)은 8세에 어머니를 잃고 청계천의 수표교 다리밑에서 거지패에 들어가 각설이 생활을 하게 된다. 그러다가 10대 후반이 되면서 타고난 힘과 주먹 실력을 바탕으로 종로 주먹패의 눈에 띄어 주먹패의 일원이 된다. 그는 주먹패의 조무래기로 하루하루를 보내던 중 오찌아이라는 일본 학생과 조선 학생 사이에 싸움이 붙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달려가 단숨에 오찌아이를 때려눕힌다. 


어느 날 학생 주먹계의 우두머리 신마적을 알게 되는데, 신마적은 어린 김두한에게 용기를 북돋워준다. 신마적은 김두한의 아버지가 바로 유명한 독립투사라는 사실을 알려주면서, 아버지의 이름에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라고 격려해 준다. 

일본인 야쿠자들이 세력을 확장하여 호시탐탐 종로를 노리고 있다. 이들 야쿠자 패거리들이 종로로 건너와 행패를 부리자 김두한은 그들을 물리쳐 조선인 상인들의 신임을 얻게 된다. 김두한은 종로의 한국인 상점을 보호해 주고 그들의 신임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확고히 굳혀 나간다. 


혼마치(지금의 명동 및 충무로 일대)에 터를 잡고 있던 일본인 야쿠자들인 하야시패의 종로진출 야욕은 더욱 노골화되고 있다. 하야시 패는 한국인 주먹 김동회를 조직에 끌어들여 조선인 주먹패인 왕십리패를 치게 한다. 하야시는 왕십리패도 자신의 휘하로 거두어들인다. 이러한 하야시패의 확장에 불안을 느낀 종로 우미관의 김만옥 사장은 김두한 하나로는 도저히 하야시패를 막아내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김만옥 사장은 “이토 무사시”라는 조선인 주먹을 영입한다. 이토 무사시는 칼의 명수이다. 

이토 무사시는 원래 성질이 포악한 자로서, 종로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자 점차 행패가 심해진다. 지금 종로 주먹패의 우두머리는 김기환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토 무사시는 자신의 세력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생각하여 자신의 영역을 넓히려 한다. 그러던 중 쌍칼이 우두머리로 있는 야시장가를 넘보다 쌍칼과 충돌하게 된다. 이토 무사시와 쌍칼이 결투를 벌이는데, 결국 쌍칼이 무사시의 칼에 찔려 쓰러진다. 이 패배를 계기로 쌍칼은 자신의 조직을 김두한에게 물려주고 종로바닥을 떠난다. 기고만장해진 무사시는 김두한과 사귀고 있는 우미관의 기생 화자를 집적댄다. 결국 김두한과 무사시 사이에 결투가 벌어지고, 이 싸움에서 패배한 무사시는 종로를 떠난다. 이즈음 김기환도 일본인 형사를 팼다가 경찰에 체포된다. 우두머리급들이 모두 사라진 종로 주먹패에서 김두한이 새로운 우두머리로 등장한다. 


종로지역으로 구역을 확장하려는 하야시패와의 싸움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하야시는 그의 부하들을 이끌고 종로를 습격해 온다. 급습을 받은 종로 패는 엄동욱이 하야시패의 김동회와 맞서 싸우지만 패배한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안 김두한은 단신으로 하야시패의 본부로 쳐들어간다. 김두한이 수십 명의 하야시패 야쿠자들과 싸우는 사이에 종로 주먹패들도 합세하였다. 김두한과 김동회 간의 대결이 벌어지고, 마침내 김두한이 승리를 거둔다. 

승리를 거둔 김두한은 병원에 입원한 엄동욱을 면회하러 가며, 그곳에서 엄동욱으로부터 자신이 김좌진 장군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듣게 된다. 병원을 나와 다시 자신의 구역으로 돌아가는 김두한을 악질 조선인 형사가 뒤에서 부른다. 


■ 약간의 평


이 영화는 제목부터 “장군의 아들”로서 김두한이 김좌진 장군의 아들임을 강조하면서, 김두한이 일본 깡패와 일본 경찰에 맞서 그들의 횡포로부터 조선 상인들을 보호해 주는 인물로 그리고 있다. 물론 픽션으로는 재미있는 이야기이지만, 나는 이 이야기를 거의 믿지 않는다. 김두한이 김좌진 장군의 아들이라는 사실도 믿기 어려우며, 김두한이 종로의 한국인 주먹패들을 이끌고 일본 야쿠자들로부터 조선인을 보호해 주었다는 이야기도 믿지 않는다. 


어릴 때부터 고아로 자란 김두한에게 그가 김좌진 장군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려준 사람은 이 영화에서는 엄동욱과 신마적이다. 또 TV 드라마에서는 김두한의 동료였던 김영태라는 인물이 김두한이 김좌진 장군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아니 자신도 모르는 자신의 아버지를 엄동욱이나 신마적, 그리고 김영태가 어떻게 알 수 있는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종로 주먹패라는 것도 결국은 “조폭”이다. 나는 “착한 조폭”이 있다는 사실을 믿지 않는다. 더욱이 일제 강점기란 그 살벌한 시대에서 일본 경찰의 눈 밖에 난 조폭이 어떻게 존립할 수 있을지 도저히 믿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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