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만화 <정글의 왕자 타짱>

일본 청소년 만화의 성적 표현 수위

by 이재형

1990년대 초 일본에서 인기를 얻은 만화 가운데 <정글의 왕자 타짱>(ジャングルの王者ターちゃん♡)이라는 작품이 있었다. 아프리카에서 동물과 함께 살아가며, 정글의 평화, 나아가서는 세계의 평화를 위협하는 악당들과 싸워 물리치는 타짱이라는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이다. 이 만화는 원작의 인기를 업고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되어 상당한 인기를 얻었다.


10여 년 전쯤이다. TV 채널을 돌리다가 우연히 어린이 채널에서 방영되고 있는 애니메이션을 보고 깜짝 놀랐다. 바로 일본 애니메이션인 <정글의 왕자 타짱>이었기 때문이다. 화면에는 타짱이 날개를 펴고 신나게 하늘을 날고 있는 모습이 비치고 있었다.


그런데 인간인 타짱이 어떻게 날개를 가지고 있을까? 그것은 진짜 날개가 아니다. 타짱이 자신의 불알 가죽을 옆으로 죽 당겨 날개처럼 펴서, 그걸로 글라이더같이 활강하고 있는 것이다.

09.jpg
10.jpg

일본 만화는 어린이 만화일지라도 성적 표현 수위가 상당히 높다. <정글의 왕자 타짱>은 초등학교 고학년 내지는 중학생 정도를 독자층으로 하는 만화이다. 나는 만화는 몇 차례나 완독 하였지만, 애니메이션은 제대로 본 적이 없다. 이 만화는 코미디적인 요소가 많은 만화인데, 강한 성적 표현을 코믹하게 다루고 있다.


아프리카 정글에서 자란 타짱은 아프리카의 자연과 동물을 지키기 위하여 이들을 위협하는 악당들과 싸운다. 타짱은 순진무구한 청년으로서 약한 자, 특히 동물을 괴롭히는 악당을 보면 참지 못한다. 타짱은 싸움의 천재이다. 아프리카의 자연, 나아가서는 세상을 위협하는 악당들과 대결하여 차례차례 쓰러트린다.


타짱은 아프리카를 찾은 미국인 금발미녀 제인과 결혼한다. 그런데 웬일인지 그 상냥하고 늘씬하고 아름답던 제인은 결혼하자 몸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탓인지 넓적하고 평평한 큰 얼굴에 땅달보 뚱보로 변해버린다. 타짱은 혈기왕성하고 넘치는 성욕을 주체하지 못하는 건강한 젊은이이다. 제인은 그런 타짱에 절대 상대해주지 않는다. 그래서 타짱은 예쁜 여자만 보면 그냥 발기해 버린다. 그렇지만 무서운 제인의 눈길을 피할 순 없다.

02.jpg
08.jpg

타짱의 친한 원주민 친구 아나베베와 침팬치 친구 에테키치 모두 타잔처럼 성욕이 왕성하다. 이들은 수시로 상대를 찾아 성을 즐기지만, 타짱은 제인 때문에 그럴 수 없다. 그래서 타짱이 제일 반기는 선물은 에로 잡지와 클리넥스이다. 타짱은 제인 몰래 에로 잡지를 숨겨두지만, 번번이 제인에게 들켜버린다. 타짱은 제인이 없는 틈에 혼자 오두막에 들어가서는 잠시 후 헤벌레 한 얼굴로 문을 나서기 일쑤이다.


무도가인 타짱의 몸은 전신이 무기이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그의 불알조차 하늘을 나는 도구가 된다. 타짱을 상대로 노골적으로 미인계를 걸어오는 미녀 전사도 적지 않다. 타짱은 그런 적의 공격에 매번 고전하지만, 제인의 덕택에 위기를 넘긴다.


이와 같이 <정글의 왕자 타짱>의 성적 표현 수준은 아슬아슬하다. 원작만화의 이러한 묘사가 애니메이션에서는 어떻게 반영되었는지 모르겠다. 또 그 애니메이션이 어떻게 우리나라 어린이 채널에서 방영될 수 있었는지도 궁금하다. 아마 내용을 모르고 방영했을까?

12.jpg
03.jpg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