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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폭풍을 부르는 사나이(嵐を呼ぶ男)

드럼 연주를 통해 사랑과 가족애를 확인하는 청년

by 이재형

■ 개요


60대 후반 이상의 사람이라면 1960년대 가수 최희준이 부른 “폭풍의 사나이”란 노래를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나는 유쾌한 드럼 치는 사나이/ 난폭한 놈이라 불러도 좋다/ 싸움을 하느니 드럼을 친다/ 사랑의 슬픔도 미련의 아픔도/.....”로 이어지는 노래이다. 이 노래는 같은 제목의 영화의 주제가였는데, 영화보다도 노래가 대히트를 쳤다. “하숙생”과 함께 최희준의 대표곡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영화 <폭풍의 사나이>는 1960년대 대유행하였던 이른바 “청춘영화”의 말기 작품으로서, 신성일, 윤정희, 위키리 등이 주연을 맡았다. 드러머인 신성일과 위키리가 서로의 자존심을 건 운명의 대결을 그렸다. 이 작품이 나온 이후부터 뭔가 좀 멋있게 보이려는 젊은이들은 ‘드럼’을 쳐야 했다.


영화 <폭풍의 사나이>의 원조가 되는 영화가 바로 일본의 <폭풍을 부르는 사나이>((嵐を呼ぶ男)이다. 이 영화는 1957년, 1966년, 1983년 세 번에 걸쳐 제작되었는데, 오늘 소개하는 영화는 1957년의 첫 번째 작품으로서 가수 겸 배우인 이시하라 유지로(石原裕次郎)가 주제가를 부르고 주연을 맡았다. 주제가는 영화의 인기를 훨씬 웃도는 대히트를 쳐, 이시하라 유지로의 대표곡 가운데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 이시하라 유지로는 극후 혐한파로 알려진 이시하라 신타로(石原真太郎) 전 동경 시장의 동생이기도 하다.


이 영화는 드러머인 남자와 예능 매니저인 여자 사이의 사랑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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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도쿄의 중심지, 긴자. 어느 나이트클럽에서 재즈 밴드인 “후쿠시마 신스케(福島慎介)와 여섯 조커들”이 큰 인기를 얻고 있었다. 어느 날 밤 음대생인 고쿠부 에이지(国分英次)가 클럽을 찾아와, 밴드 매니저이자 신스케의 여동생인 후쿠시마 미야코(福島美弥子)에게 자신의 형인 고쿠부 쇼이치(国分正一)를 드러머로 채용해 달라고 부탁한다. 그렇지만 밴드에는 이미 인기 드러머인 찰리 사쿠라다가 있기 때문에 미야코는 그 부탁을 완곡히 거절한다.


어느 날 밤 찰리가 갑자기 무단결근을 한다. 미야코는 급히 에이지에게 연락해 쇼이치를 불러달라고 한다. 그런데 이때 쇼이치는 싸움 소동을 벌여 유치장에 갇혀 있었다. 미야코는 쇼이치의 신원보증인이 되어 그를 데리고 나와 무대에 올린다. 이날 쇼이치의 드럼 연주는 손님들에게 큰 인기를 얻는다. 그런데 찰리는 사실 취객을 상대로 하는 클럽 일이 지긋지긋해져, 유미코의 나이트클럽의 라이벌인 엔터테인먼트 프로모터인 모치나가(持永)에게로 소속을 옮기기로 마음먹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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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가 밴드를 탈퇴했기 때문에 미야코는 쇼이치를 밴드 멤버로 정식으로 받아들이고, 연습을 위해 자신의 집에 머물도록 한다. 음악평론가인 사쿄 토오루(左京徹)는 미야코를 좋아한다. 사쿄는 쇼이치에게 자신과 미야코가 가까워지도록 도와준다면 쇼이치의 연주를 대대적으로 선전해 주겠다고 제안하고, 쇼이치는 그에 응한다. 사쿄는 약속대로 TV에서 쇼이치를 띄워주고, 쇼이치와 찰리의 드럼 대결 공연을 제안한다. 그런데 공연 시합 전날 모치나가는 찰리를 이기게 하기 위해 부하들을 풀어 쇼이치의 왼팔에 부상을 입힌다.


드럼 대결 공연날이 왔다. 찰리의 드럼 연주는 뛰어났다. 그에 비해 쇼이치는 왼팔의 부상 때문에 제대로 연주를 할 수 없었다. 드럼 대결이 싱겁게 끝나는가 하는 순간 대반전이 일어난다. 쇼이치가 갑자기 오른손으로만 드럼을 치면서 조용히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우리들은 드러머/ 너절한 드러머/ 우리들이 화를 내면/ 폭풍을 부를 거야...” 관객들은 그 노래에 열광하며 박수를 보낸다. 인기 드러머로서 가수가 된 쇼이치는 미야코와도 점점 가까워진다. 한편 에이지는 클래식과 재즈를 융합한 현대 음악의 작곡가 겸 지휘자로 이름을 떨치기 시작한다. 에이지의 첫 독주회는 라디오 방송으로 나가기로 결정되었다.


쇼이치와 미야코가 가깝게 지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사쿄는 화가 나 쇼이치에게 미야코를 떠나 모치나가의 사무실로 적을 옮기라고 압박한다. 그리고는 자신의 말을 듣지 않으면 에이지의 데뷔를 방해하겠다는 뜻을 내비친다. 쇼이치는 어쩔 수 없이 미야코에게 작별을 고하고 어머니 사다요(貞代)가 살고 있는 연립주택에 머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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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다요는 쇼이치의 살아가는 방식에 지긋지긋해하며, 그의 음악 또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사다요는 에이지가 연립주택의 주인 딸인 시마 미도리(島みどり)와 약혼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는, “너는 모든 사람의 행복을 파괴하는 것밖에 할 줄 아는 게 없어”라며 쇼이치를 집에서 쫓아낸다. 갈 곳이 없어진 쇼이치는 모치나가의 애인인 댄서 메리 오카의 집을 찾아간다. 이 일로 다시 모리오카의 노여움을 산 쇼이치는 모리나가의 부하들에게 오른손이 짓밟혀 드럼 연주자로서는 치명적인 부상을 입게 된다. 사쿄도 모치나가와 결탁하여 쇼이치에 대해 험담하고 다닌다. 결국 쇼이치는 입원한 병원에서 사라진다.


에이지가 오케스트라 리사이틀을 갖는 날, 쇼이치는 단골 바에서 라디오로 에이지의 음악을 듣고 있다. 미야코는 쇼이치가 가수로서 재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믿고, 사다요도 또 동생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재능을 희생시킨 쇼이치의 본심을 알게 된다. 두 사람은 쇼이치를 찾아가고, 어머니와 아들은 마침내 서로 화해한다.


■ 약간의 감상


<폭풍을 부르는 사나이>는 나도 아주 좋아해서 즐겨 듣는 노래이다. 이 노래가 어떤 분위기에서 불려졌는지 몰랐는데, 이 영화를 통해 그 장면을 볼 수 있었다. 찰리와의 드럼 대결에서 쇼이치가 완전히 졌다고 생각하는 순간, 정적이 흐르는 가운데 조용히 “오이라와 드러머/ 야쿠자나 드러머/ 오이라가 오코레바 아라시오 요부제...”라며 흘러나오는 노래는 감동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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