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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사적인 악덕, 공공의 즐거움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을 뒤흔든 메이얼링 사건을 그린 영화

by 이재형

■ 개요


영화] <사적인 악덕, 공공의 즐거움>(private Vices Public Pleasures)은 1889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을 뒤흔든 대형 스캔들인 메이얼링 사건(Mayerling Incident)을 기반으로 제작된 작품으로서 1976년 이탈리아에서 제작되었다. 오스트리아의 황태자 루돌프가 문란한 파티 끝에 그의 정부 메리 폰 베체라와 함께 죽기까지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이 영화에서는 황음(荒淫)에 빠진 황태자와 귀족 자제들의 파티 장면이 연속되는데, 등장인물들의 노출도가 아주 높다. 이 영화는 화면만을 본다면 에로영화같이 보이기도 하지만, 작품성에 대해 높은 평가를 하는 영화비평가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 메이얼링 사건(Mayerling Incident)이란?


메이얼링 사건은 1889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황태자 루돌프(Archduke Rudolf)와 그의 정부인 매리 폰 베체라(Mary Vetsera)가 메이얼링(Mayerling)의 황실 사냥 별장에서 의문사한 사건이다. 이 사건은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황실은 물론 유럽 왕실 사회 전체에 큰 충격을 주었으며, 현대까지도 논쟁과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한다.


황태자인 루돌프는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황위 계승자였다. 그는 이때 이미 벨기에의 스테파니 공주와 결혼한 상태였으나, 18세의 매리를 정부로 두고 있었으며, 매리와의 결혼을 원하고 있었다. 1889년 겨울 루돌프와 매리는 빈 근교에 있는 황실 사냥 별장인 메이얼링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다. 루돌프와 마리 모두 머리에 총을 맞은 상태였다. 황실은 이 사건에 대해 "루돌프 황태자가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서 자살했다"라고 발표했다. 당시 황실은 사건의 자세한 내용을 철저히 비밀로 부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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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아 여러 음모론과 가설이 제기되었다. 첫째는 살인설로서, 루돌프와 마리가 제국 내 정치적 음모로 인해 살해되었다는 주장이다. 루돌프의 자유주의적 성향과 외교적 입장이 강경 보수파와 충돌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두 번째는 자살약속설로서, 루돌프와 마리가 서로 사랑했지만, 황실의 압박으로 인해 함께 생을 마감하기로 결심했다는 설이다. 세 번째는 사건조작설로서, 황실이 그의 사망 원인을 조작했다는 주장이다.


이상과 같이 사건의 진상은 알 수 없지만, 루돌프의 죽음은 오스트리아-헝가리 황실과 제국에 큰 충격을 주었다. 황태자의 사망으로 인해 황위 계승권은 프란츠 요제프 1세의 조카인 프란츠 페르디난트로 넘어갔으며, 이 후계 구도는 1914년 사라예보 사건과 이어지는 제1차 세계대전의 발발의 간접적 원인이 되었다고 한다.


■ 줄거리


이 영화는 크게 줄거리라 할 것도 없다. 메이얼링 황실별장에서 벌어지는 루돌프와 귀족 자제들의 난잡한 파티가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마지막 잠깐 동안 황태자와 마리의 사망 장면이 나올 뿐이다.


별장의 정원에서 몇 명의 궁정악사가 음악을 연주하고 있는 가운데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황태자 루돌프는 발가벗은 채 온갖 장난을 치고 있다. 그는 발가벗은 몽으로 건초 더미에 뛰어들기도 하고, 연못에 뛰어들기도 하며, 주위에서 일을 하는 평민 여자들을 희롱하며 혼자서 흥겨운 듯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악사들과 근위병들은 그런 그를 못 본 체하면서 연주를 하거나 경비를 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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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후 루돌프는 별장 안의 대형 홀로 자리를 옮긴다. 그곳에는 많은 젊은 남녀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제국의 귀족 자제들이었다. 그들은 흥겨운 파티를 시작한다. 여자들은 하나 둘 윗옷을 벗기 시작하더니 춤을 추기 시작한다. 점점 더 흥이 오르자 발가벗고 춤을 추는 여자들도 나온다. 청년들도 마찬가지다. 옷을 하나둘씩 벗더니 여자들과 껴안고 춤을 추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결국은 난교 파티에까지 이른다. 심지어는 몇몇 청년은 칠면조를 상대로 수간까지 하면서 광란의 파티를 지속한다.


광란의 파티는 계속된다. 그러던 중 한 시종이 루돌프에게 소식을 전해준다. 황제가 곧 퇴위를 하고 루돌프에게 양위를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는 것이다. 이 소식이 파티에 참가한 남녀들에게 알려지자, 모두들 황태자를 향해 황제 만세를 외친다. 그러면서 이들은 루돌프의 아버지인 현 황제의 사진에 갖은 모욕을 가한다. 루돌프는 매리의 오빠에게 총리 자리를 주겠다고 하고, 이 파티에 참가한 청년들을 모두 장관으로 임명하겠다고 약속한다. 그러자 청년들은 모두 환호를 지른다. 그리고 루돌프는 매리와 결혼하겠다고 공언하며, 지금의 아내는 아버지가 강제로 결혼시킨 것으로 더 이상 결혼생활을 할 수 없으며 곧 이혼하겠다고 선언한다.


얼마뒤 정원에서 옷을 벗은 채 놀고 있는 황태자에게 고급장교 한 사람이 다가와 체포하겠다고 한다. 황태자는 그러라고 한다. 그러자 주위에 있던 벌거벗은 젊은이들이 그 고급장교에게 몰려와 그의 옷을 벗기고 온갖 모욕을 준다. 그런 후 그들은 온갖 엽기적인 놀이를 계속한다. 여자 신발을 벗겨 거기에 술을 따르고 돌려가며 마시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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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후 장면은 다시 별장 안으로 바뀐다. 몇 명의 근위병 장교들이 별장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는 루돌프와 매리에게 총을 겨누고는 사살한다. 그들은 황제의 명을 받고 황태자 커플을 살해한 것이었다. 근위병들과 황실 시종들은 루돌프와 매리를 화려한 관에 넣고 정중하게 궁궐로 모시고, 얼마 뒤 이들에 대한 성대한 장례식이 거행된다.


■ 약간의 감상


루돌프와 그 친구들이 파티를 즐기는 모습은 그야말로 난잡의 극을 이루며 가히 “황음”(荒淫)이라는 말로 표현해야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 내내 벌거벗은 남녀의 모습이 화면을 가득 채운다. 그런 가운데 영화 내내 음악이 흐른다. 이들이 여자의 신발을 벗겨 거기에 술을 따라 마시는 장면이 나온다. 이 장면을 보고는 우리나라 검사들의 술 마시는 광경이 머리에 떠오른다.


이 영화에서 벌어지는 난잡한 파티가 실제를 그대로 묘사한 것인지, 아니면 아주 과장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정말 젊은 귀족자제들이 그렇게 난잡하게 놀았다면, 그 모습을 보고 있는 악사들이나 시종들, 그리고 근위병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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