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아들의 거세(去勢)에 분노한 무술 교관의 복수
영화 <교두발위>(敎頭發威)은 자신의 아들을 거세한 악덕 환관에 대해 복수한다는 내용의 쿵후영화로서 1985년 홍콩에서 제작되었다. 이 영화는 쿵후영화로서는 드물게 성적 표현의 수위가 아주 높다. 영화 제목 “교두발위”는 무슨 뜻일까? 교두(敎頭)는 중국 군대에서 무술을 가르치는 교관을 말한다. 그리고 발위(發威)는 “위력을 발한다”, 즉 위력을 보여준다는 의미이다. 그러니까 군사 교관이 자신의 무술의 위력을 보여준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영화의 등장인물의 극 중 이름을 기억하지 못해 배우의 이름을 사용하기로 한다.)
중국의 어느 국경 마을에 장년의 남자가 아들을 데리고 나타난다. 그는 바로 국경수비대의 새로운 무술교관인 적룡으로서, 수비대장의 부탁에 따라 군사들을 훈련시키기 위해 이곳으로 아들과 함께 부임해 온 것이다.
봉황진은 완전히 환락의 도시이다. 화려한 기루들이 즐비하고, 도박, 음주 등 각종 환락업소들이 모여있다. 봉황진(鳳凰鎭)은 그 가운데서도 가장 크고 화려한 기루(妓樓)이다. 봉황진에는 수많은 창기들이 손님을 받고 있다. 봉황진은 밤마다 손님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으며, 이곳을 찾는 손님들 중 절대다수가 국경수비대원들이다. 이 때문에 이 마을에는 창기들 몸에서 태어난 수많은 사생아들이 걸식을 하며 돌아다니고 있다.
적룡이 아들과 함께 마을로 들어오자 치안을 담당하는 관헌이 수상한 자라면서 적룡과 아들을 체포한다. 그러나 수비대장이 출두하여 신원을 보장하여 적룡 부자는 석방된다.
적룡은 수비군 부대에 도착하여 군사들을 대상으로 훈련 지도를 시작한다. 수비대원들은 밤마다 기루를 찾아 술과 여자로 방탕한 생활을 하다가 피곤한 몸으로 아침부터 훈련을 하자니 훈련이 제대로 될 리가 없다. 군대의 기강이 빠져 엉망이다. 적룡은 기강을 단단히 잡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하여 수비대원들의 외출을 일체 금지하고 강도 높은 훈련을 실시한다. 물론 기루의 출입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수비대원들이 찾지 않자 봉황진은 당장 경영난에 빠졌다. 손님들이 확연이 줄어들었다. 봉황진은 치안대장의 친척이 운영하고 있으며, 치안대장은 그로부터 막대한 뇌물을 받고 있었다. 봉황진의 운영이 어려워지자 봉황진 주인은 치안대장에게 호소를 한다. 그러자 치안대장은 봉황진의 운영을 옛날로 되돌리게 하려면 새 교두인 적룡을 쫓아내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계략을 짠다. 그는 적룡의 아들에게 도둑 누명을 씌워 체포한다. 적룡은 어쩔 수 없이 치안대장에게 사과를 하고 아들을 빼낸다.
수비대원들은 적룡의 눈을 피해 몰래 봉황진에 출입한다. 이 사실을 안 적룡은 벌로서 엄격한 훈련을 실시한다. 적룡이 수비대원들과 함께 힘든 훈련을 해나가자 적룡과 수비대원들 사이에 교감이 깊어지고, 수비대원들은 적룡을 진심으로 존경하게 된다.
조정의 권력자인 환관이 이 마을을 찾아왔다. 치안대장은 환관에게 막대한 뇌물을 바치며 아부를 한다. 환관이 이곳으로 온 이유는 새 환관이 될 아이들을 모집하기 위해서이다. 환관은 치안대장에게 새 환관이 될 아이들을 잡아오라고 하며, 치안대장은 부하들을 풀어 사내아이들을 무차별적으로 잡아들인다. 적룡의 아들도 다른 아이들과 함께 잡혔다. 환관은 잡아온 아이들을 가두어놓고 아이들을 거세하기 시작한다.
적룡은 독자인 아들이 환관이 되면 대가 끊어진다고 하면서 치안대장에게 아들을 풀어달라고 애원한다. 그러자 치안대장은 적룡에게 이 마을을 떠난다면 아들을 돌려주겠다고 한다. 이에 굴복한 적룡이 마을을 떠나겠다고 약속하자, 치안대장은 3일 뒤에 마을 바깥에서 아들을 돌려주겠다고 한다.
3일 뒤 적룡이 약속한 마을 바깥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치안대원들이 포대자루에 아들을 넣어 던져놓고 간다. 아들을 꺼내놓고 보니 아들은 이미 거세를 당하였다. 분노한 적룡은 곧장 치안대로 달려간다. 그렇지만 기다리고 있던 치안대원들이 던진 밧줄에 묶인다. 위기의 순간 수비대원들이 나타나 활로 공격하여 적룡을 풀어준다. 적룡은 이 싸움은 치안대장과 자신 둘 사이의 일이라면서 다른 사람은 나서지 말라고 하고 일대일 대결을 벌인다. 치열한 결투 끝에 적룡은 치안대장의 성기를 떼어내 버린다.
함무라비 법전에는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라는 구절이 있다고 한다. 이 구절을 이 영화에 대입한다면 “눈에는 눈, 고추에는 고추”라고 해야 할까?
무협전문 영화사인 쇼브라더즈는 1980년대에 들어서도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 그래서 이전에는 쇼브러더즈의 무협영화가 인기를 얻었지만, 구태의연한 제작으로 인해 1980년대에 들어서 인기가 크게 하락한 것 같다. 그래서 새로운 활로로서 선택한 것이 섹스인 것 같다. 그렇지만 영화에 에로틱한 요소를 많이 도입하였다고 해도 별 것 없다. 에로 영화라 해서 노출이 많다거나 선정적인 장면이 많다고 해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스토리가 있고 섬세한 심리묘사와 여성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표현하는 화면이 있을 때 비로소 에로 영화로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성적인 요소를 많이 도입하였다고 하지만, 이 영화는 그다지 재미있다고 느껴지지는 않는다.
적룡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영화는 항상 답답하다. 그는 무협전문 배우로서 마스크나 체격 조건은 아주 좋다. 그런데 스토리는 항상 답답하다. 이는 물론 그의 책임은 아니겠지만, 영화 속의 그의 모습은 부당한 처사에 대해 변변히 대응하지 못하고, 악당에 대해 시원한 응징도 못하고 있다. 그의 출연작은 많이 감상했지만, 마음에 남는 영화는 거의 없다. 이 영화도 마찬가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