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시민 케인(Citizen Kane)

영화사 130년에서 최고의 명작으로 꼽히는 영화

by 이재형

■ 개요


1890년대부터 영화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영화가 제작되었다. 그런데 영화의 역사에서 가장 훌륭한 영화를 꼽으라면 어떤 영화일까? 물론 최고 영화의 선정에는 선정기관이나 영화비평가에 따라 저마다 판단은 달라질 것이다. 그러나 어떤 기관, 어떤 평론가들의 평가에 있어서도 항상 1, 2위를 다투는 영화가 바로 오늘 소개하는 <시민 케인>(원제: Citizen Kane)이다. 이 영화는 1941년 미국에서 제작되었다.


이 영화는 신문 재벌로서 호화로운 삶을 살다가 죽은 케인의 삶을 한 신문기자가 주위사람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재조명한다는 내용이다. 주인공 케인은 1900년대 중반 미국의 신문재벌이었던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를 모델로 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허스트는 이 영화의 상영을 방해하기 위해 갖은 수단을 동원하였고, 이 때문인지 이 영화는 제1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포함해 9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지만, 각본상만 수상하는데 그쳤다.


영국 영화연구소(British Film Institute)는 10년마다 올타임 베스트 텐 영화를 선정하고 있는데, 이 영화는 5회 연속 1위에 올랐으며, AFI의 “100대 미국 영화”에도 1위에 올랐다. 1989년 미국국립영화등록부에 등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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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어둡고 황폐해진 대저택 “재너두 성”의 사진이 몇 개인가 보인다. 그리고 그 속의 한 방에서 저택의 주인으로서 옛날 37개의 신문사와 2개의 라디오 방송국을 거느렸던 신문왕 찰즈 포스터 케인이 작은 스노 돔을 들고 “로즈버드”라는 알 수 없는 말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어느 회사가 그의 생애를 정리한 뉴스 영화를 제작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그 진부한 내용에 불만을 품은 경영자 롤스톤은 편집자인 제리 톰프슨에게 “로즈버드”라는 말에는 틀림없이 깊은 의미가 있을 것이므로, 그것을 밝히기 위해 케인이 어떤 인물이었는지 조사하도록 명령하였다.


톰프슨은 케인의 두 번째 아내이자 전직 가수인 수잔 알렉산더, 케인의 후견인이었던 은행가 대처, 케인의 회고록이 보관되어 있는 도서관, 케인의 오랜 친구이자 인콰이어러 신문사의 임원인 번스타인과 릴랜드, 재너두 성의 집사 등 다섯 명을 찾아가 케인의 과거에 대해 조사한다.


케인의 부모는 시골에서 작은 하숙집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숙박비 대신 받은 금광 증서가 대박을 터트리는 바람에 증서의 소유자인 어머니는 큰 부자가 되었다. 케인의 어머니는 남편의 반대를 무릅쓰고 케인을 뉴욕의 은행가인 대처에게 맡기고, 자신의 자산도 대처가 운영하도록 한다. 그리고 케인이 25세가 되면 모든 자산을 케인에게 상속하라고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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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인은 부모와 강제로 헤어져 뉴욕에서 대처의 후견을 받으며 자랐다. 대처는 자산을 성공적으로 운영하여 대처가 25세가 되자 그에게 막대한 자산을 넘겼다. 그렇지만 케인은 자신을 키워주고 또 자산도 성공적으로 운영하여 자신을 부자로 만들어준 대처에 대해 “내가 키워달라고 부탁한 건 아니었다”라고 말하며 냉정한 태도를 보인다. 케인은 쓰러져가는 신문사 인콰이어러 지를 인수하여 선정적인 기사로 뉴욕 최대 신문사로 키워나간다. 그는 신문사를 키우기 위해서는 가짜 뉴스, 조작 뉴스도 서슴지 않는다.


기세가 오른 케인은 대통령의 조카와 결혼하지만 아내와의 사이가 좋지 않아 점차 말도 나누지 않는 지경에 이른다. 그즈음 케인은 거리에서 우연히 가수지망생인 수잔을 만난다. 그는 순진무구한 수잔에게 반한다.


케인은 자신의 이름이 널리 알려지면서 정치의 길로 들어선다. 그는 노동자들의 이익을 위해 일하겠다고 선언하고 뉴욕 주지사 선거에 출마한다. 케인은 경쟁 후보이자 현직 주지사인 게티스에 비해 구체적인 정책 제시도 없었지만, 대중의 인기에 힘입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둘 것으로 예측되었다. 그런데 게티스는 선거 전날 케인을 찾아와 선거를 포기하지 않으면 수잔과의 불륜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해 온다. 격분한 케인은 그의 요구를 단칼에 거절하는데, 다음날 아침 뉴욕 전역의 신문과 라디오는 케인의 불륜 사실로 도배되었다. 그의 이미지는 땅에 떨어졌으며, 그가 믿고 있던 교회마저 등을 돌렸다. 케인은 선거에서 참패하는데, 그날 저녁 그의 아내는 케인의 곁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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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뒤 케인은 수잔과 결혼한다. 그는 그녀를 훌륭한 가수로 만들기 위해 거대한 오페라 하우스를 짓고 일류 음악가를 개인교사로 채용하지만, 수잔의 가수로서의 자질은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개인교사조차 수잔이 대가수로 성장하기 어려우므로 그만두라고 조언하지만, 케인은 돈으로 그들을 몰아붙인다. 오페라 하우스가 개관되자 드디어 그녀의 첫 공연이 열렸다. 그녀의 노래는 수준이하였다. 그렇지만 케인은 자신이 경영하는 인콰이어러 지를 통해 그녀의 노래를 찬양하도록 하였다. 그렇지만 인콰이어러에 고용된 평론가 릴랜드는 그녀를 혹독하게 비판하는 글을 쓴다.


이를 미리 알게 된 케인은 릴랜드의 책상으로 다가간다. 릴랜드는 비평문을 반쯤 쓰다가 책상에 엎드려 잠이 들었다. 케인은 반쯤 쓴 그 비평기사를 보고는 화를 내는 대신 자신이 나머지 부문을 채운다. 그가 쓴 나머지 부분은 릴랜드 이상으로 수잔의 노래를 혹평하는 내용이었다. 케인의 인콰이어러 지 마저 자신에게 나쁜 기사를 쓴 것에 대해 화가 난 수잔은 노래를 그만두겠다고 불평하지만, 케인은 웃음으로 받아들일 뿐이다. 어쩔 수 없이 노래를 계속하게 된 수잔은 어느 날 다량의 진정제를 먹고 쓰러진다. 수잔이 더 이상 노래를 할 수 없다고 애원하자, 케인도 결국 그녀가 노래를 그만두는데 동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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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사 선거와 수잔의 일로 더 이상 뉴욕에 머무를 수 없다고 생각한 케인은 교외에 “제너두 성”이라는 대저택을 짓고 이사한다. 제인은 하인들을 제외한다면 케인과의 단 둘만 있는 제너두에서의 외로운 생활에 점차 불만을 품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수잔은 케인과 말다툼을 한 후 붙잡는 케인을 뿌리치고 제너두를 떠난다. 혼자 남은 케인은 그녀의 방에 있는 모든 것을 부숴버리지만, 스노 돔을 발견하고는 그것을 움켜쥐고 성 안으로 사라진다.


시간은 흘러 늙은 케인은 외로운 최후를 맞이한다. 톰프슨은 마지막으로 제너두에 취재를 위해 오지만 결국 누구도 “로즈버드”의 의미를 알지 못했고 그 의미는 수수께끼로 남았다. 톰슨 일행이 성을 떠난 후 케인이 수집한 막대한 유품들이 차례차례 허무하게 불태워진다. 그중에는 어린 케인이 시골집에서 즐겨 타고 놀았던 썰매도 있었다.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은 그 설매에는 “로즈버드”라는 로고마크가 인쇄되어 있었다. 성의 굴뚝에서는 유품을 태운 검은 연기가 하늘 높이 올라가고, 저택을 둘러싼 펜스에는 “출입금지”라고 쓰인 간판이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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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간의 감상


이 영화는 영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영화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솔직히 나는 이 영화가 왜 그렇게 높게 평가받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한 인물의 삶을 추적한하는 영화의 내용이 극적인 장면이나 반전도 없이 밋밋하게 흘러가는 바람에 영화가 초반을 지나면서 지루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이 영화가 왜 그렇게 높게 평가받는지 인터넷을 검색해 보고 또 챗GPT에게도 물어보았다.


이들 정보를 종합하면 이 영화가 높게 평가받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 이 영화는 제작당시(1941년)로는 혁신적인 여러 가지 촬영기법을 도입하였다. 둘째, 주인공인 케인이라는 인물을 평가하는 데에는 선형적으로가 아니라 여러 사람의 시각에서 다면적으로 접근하였다.


그런데 첫 번째의 촬영기법에 혁신성과 관련하여서는 나는 이미 이 영화 이후에 나온 수많은 혁신적인 촬영기법으로 제작한 영화를 수없이 감상해 왔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시민 케인> 영화가 당시로서는 첨단 기법을 도입했다고는 하지만, 그것이 지금의 나에게는 별다른 인상을 주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 두 번째 문제 역시 지금의 나에게는 그다지 감동을 주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드라마나 영화의 홍수의 시대이다. 수많은 드라마나 영화에서 사람들의 삶에 대해 다양한 각도에서 접근한다. 이런 사회적 변화에 익숙해진 나로서는 <시민 케인>에 대해 그다지 감동을 느끼지 못하는 것도 일견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면 내가 영화를 평가하는 안목이 낮아서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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