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남자와 밀회를 하는 하녀, 과연 그 끝은?
영화 <하녀>는 1960년에 제작된 같은 제목의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서 2010년 한국에서 제작되었다. 원작도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이 영화 역시 좋은 평가를 받아 씨네마닐라 국제영화상, 청룡영화상, 대한민국 영화대상, 대종상 등 여러 국내외 영화상을 수상하였다.
은이(전도연 분)는 이혼을 한 후 식당일을 하면서 어렵게 살아가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가 아주 좋은 조건으로 어느 부잣집의 하녀 일을 할 생각이 없느냐고 생각을 물어오자, 은이는 그 자리에서 제안을 받아들인다. 그러자 역시 그 부잣집에서 하녀 일을 하는 나이 많은 병식(윤여정 분)이 그녀를 집으로 데리고 간다. 교외에 위치한 훈(이정재 분)의 대저택은 마치 성처럼 으리으리하였다.
훈의 가족은 네 식구였다. 훈은 사업가로서 큰돈을 벌고 있는 듯했다. 훈의 아내 해라(서우 분)는 만삭의 임산부로서 곧 출산을 앞두고 있다. 그리고 초등학교에 다니는 외동딸 나미가 있으며, 해라의 어머니이자 훈의 장모는 수시로 이 집을 드나들고 있다. 이 집에는 이전에 두 사람의 하녀가 가족들을 위해 일했는데, 한 여자가 그만두면서 은이가 새로이 채용된 것이었다. 고참 하녀인 병식은 한편으로는 꼼꼼하면서 거만한 것처럼 보이지만 따뜻한 마음도 숨어있다.
이 저택에서 하녀는 정해진 유니폼을 입어야 한다. 은이는 처음에는 엄격하고 절도 있는 서빙 일이 힘들었지만, 병식의 도움으로 차차 익숙해져 간다. 이 집의 가장인 훈은 피아노를 즐겨 친다. 은이는 피아노를 치는 훈의 뒷모습을 보고는 점차 마음이 끌린다. 한편 훈 역시 은이에 대해 조금씩 관심을 보인다.
그러던 어느 날, 밤중에 훈이 은이의 방으로 들어와 관계를 요구한다. 은이는 아무 거부감 없이 그의 요구를 받아들인다. 이후 훈은 해리의 눈을 피해 수시로 은이를 찾는다. 훈과 육체적 관계를 갖게 된 은이는 육체적 관계 외에 정신적 교감도 바라지만, 그런 면에서는 훈은 차갑기 그지없다. 그는 은이에게 큰돈을 주는 대신 관계를 더 이상 발전시키지 않으려 한다. 그러던 중 병식도 둘의 관계를 알게 되었다. 병식은 은이의 임신을 알게 되고, 이 사실을 해리에게도 알려준다. 그리고 해리는 자신의 엄마에게 이 사실을 알려준다.
그러나 은이는 아직도 자신이 임신했다는 사실을 모른다. 해리의 엄마는 은이의 아기를 낙태시키려고 그녀를 일부러 밀어 계단에서 떨어뜨린다. 골절상을 입은 은이는 병원으로 가서야 비로소 자신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된다. 은이가 퇴원을 한 후에도 해리와 그녀의 엄마는 은이의 아이를 떼기 위해 여러 계략을 꾸민다. 그들은 은이가 돈을 노리고 아이를 끝까지 낳으려 한다고 믿고 있다. 그렇지만 은이의 마음은 그게 아니다. 그녀는 돈 욕심도 없으며, 오직 자신의 아이를 갖고 싶은 마음뿐이다. 그렇지만 은이는 해리와 그녀의 엄마의 계략에 빠져 아이를 유산한다.
훈도 비로소 은이가 자신의 아이를 임신했으며, 아내와 장모로 인해 유산해 버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훈은 장모에게 자신의 아이의 운명은 자신이 판단한다고 하면서 강력히 추궁한다. 자신의 아이가 유산된 데 대해 그는 머리끝까지 화가 났다.
아이를 유산하고 만 은이는 세상을 모두 잃은 것 같았다. 세상에서 자신의 오직 하나뿐인 피붙이를 잃었다는 충격은 그녀를 완전히 착란 상태로 몰아넣었다. 가족들이 모두 1층 거실에 모여있을 때 은이는 2층에서 샹들리에에 줄을 걸고, 나머지 한쪽을 자신의 목에 걸고는 뛰어내린다. 그녀는 뛰어내리면서 병식에게 “아줌마, 꼭 기억해줘야 해!”라고 소리친다. 샹들리에 목이 매달린 채 거실 위에서 흔들리던 은이의 몸에 불이 붙는다.
이 모습을 아래에서 지켜보는 사람들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패닉에 빠져 소리만을 지를 뿐이었다.
이 영화에서 제일 쇼킹한 장면은 마지막에 은이가 자살하는 장면이다. 은이가 이렇게 극단적인 죽음에 이르는 과정에 대해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녀가 아기를 잃고 그렇게까지 극단적인 선택을 하였다면 그 이전에 자신의 뱃속에 있는 아이에 대한 강한 집착을 보였어야 했다. 그런데 영화에서는 그런 느낌이 잘 전달되지 않는다. 훈과 은이의 불륜과 은이와 해리ㆍ헤리 엄마 사이의 갈등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이 그렇게 심각하게 와닿지는 않는다. 그런 점에서 마지막의 은이의 자살 장면은 좀 뜬금없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