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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톤먼트(Atonement)

어린 소녀의 질투심에서 나온 거짓말이 가져온 비극과 그 속죄

by 이재형

▪ 개요


영화 <어톤먼트>(Atonement)는 영국 작가 이언 매큐언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로, 2007년 영국, 프랑스, 미국의 합작으로 제작되었다. 이 영화는 제64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되었으며, 제65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 제61회 BAFTA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했다. 제8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작품상을 포함한 7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었고, 최우수 오리지널 스코어를 수상했다.


어린 시절 소녀의 치명적인 거짓말은 자신의 언니와 언니의 연인에게 슬픈 결말을 가져다준다. 작가로 성장한 소녀는 자신의 거짓말에 대한 죄책감을 평생 간직하며, 소설 속에서 언니의 사랑을 해피엔딩으로 그림으로써 속죄를 대신하고자 한다.


▪ 줄거리


1935년 영국의 한 시골, 귀족의 딸인 세실리아는 넓은 영지를 가진 저택에서 살고 있다. 세실리아는 영지에서 일하는 일꾼의 아들이자 자신과 케임브리지 대학 동문인 로비와 신분의 장벽을 넘어 서로 사랑하고 있다. 세실리아의 여동생인 브라이오니는 감수성이 예민한 13세 소녀로, 장차 소설가를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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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오니는 속으로 로비를 좋아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로비에게 브라이오니는 아직 어린아이에 불과하다. 세실리아는 저택 앞 분수대 연못에 스스로 뛰어들어 물에 젖은 온몸이 훤히 드러나는 모습으로 로비를 유혹하기도 하는데, 우연히 그런 모습을 훔쳐본 어린 브라이오니는 충격을 받는다.


자신의 오두막집에서 로비는 세실리아에게 보내는 사랑의 편지를 쓰고 있다. 그는 "I want to kiss your sweet wet cunt"라는 외설적인 문장의 편지를 썼다가 혼자 픽 웃고는 다시 새로운 편지를 쓴다.


브라이오니가 혼자 영지의 숲속에서 뛰어놀고 있다. 길가에서 로비가 브라이오니를 불러 편지를 건네주며 언니에게 전해주라고 한다. 브라이오니는 편지를 받아들고 숲길을 가로질러 저택으로 돌아간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로비는 갑자기 "아차!" 하며 낭패감을 느낀다. 두 번째 편지를 봉투에 넣었어야 했는데, 실수로 첫 번째 장난삼아 쓴 외설적인 편지를 넣은 것이었다. 로비가 황급히 브라이오니를 불렀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벌써 브라이오니는 편지를 들고 그의 시선에서 사라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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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오니는 로비가 건네준 편지의 내용이 궁금했다. 언니에게 전해주기 전에 몰래 편지를 뜯어보았다. 그리고 그 속에 든 글을 보고 큰 충격을 받는다. 그런 외설적인 내용의 편지를 주고받는 로비와 언니 사이의 관계에 대해 혐오감마저 느낀다. 이날 저녁 세실리아의 저택에서는 그녀의 부모가 주최하는 디너 파티가 열렸다. 브라이오니도 초대를 받고 정장을 입고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세실리아의 친척들도 여럿 참석했다. 파티는 아주 즐겁게 끝났다. 파티가 끝난 후 세실리아는 로비를 넓은 서재로 데려간다. 그곳에서 두 사람은 관계를 갖는다. 이때 브라이오니가 서재로 들어왔다가 그 광경을 목격한다. 브라이오니가 보고 있다는 것을 안 로비와 세실리아는 황급히 행위를 중단하고 각자 서재 밖으로 나가버린다. 이것은 로비와 세실리아가 나누었던 첫 번째 사랑의 행위였다.


브라이오니의 사촌인 로라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사람들은 놀라 모두 로라를 찾아 나섰다. 브라이오니도 손전등을 들고 숲속 곳곳으로 로라를 찾아다녔다. 그러다가 브라이오니는 숲속에서 로라가 어떤 남자에게 강간당하고 있는 모습을 목격한다. 브라이오니의 출현을 안 그 강간범은 황급히 그 자리를 피한다. 브라이오니의 가족 친지들이 모였고, 경찰도 찾아왔다. 경찰은 브라이오니에게 범인의 모습을 보았느냐고 묻는다. 그러자 브라이오니는 로비가 범인이라고 증언한다. 브라이오니는 범인이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로비가 범인이 아니라는 사실은 안다. 그렇지만 자신의 속마음을 외면한 로비, 그리고 최근 며칠 동안 언니 세실리아와 벌인 사랑의 행각을 벌인 로비에게 미움이 더해져 그녀는 로비가 범인이 틀림없다고 단정적으로 증언한다.


그날 밤 로비는 경찰에 끌려간다. 아들의 소식에 놀라서 뛰쳐나와 경찰차를 가로막는 로비 어머니의 슬픈 울음소리가 저택 안에 있는 브라이오니의 귀에까지 들려온다. 로비는 강간 범죄로 징역형을 받아 감옥에 갇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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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4년이 지났다. 로비는 프랑스의 전장에서 낙오하여 두 명의 동료와 함께 귀대를 위해 숲길을 헤매고 있다. 2차 대전이 발발하자 로비는 감형을 대가로 병사로 입대하여 프랑스 전장으로 투입된 것이었다. 그는 덩케르크 해안에 위치하고 있다는 본대를 찾아가면서 얼마 전 일을 생각한다. 그는 영국을 떠나기 전에 세실리아와 다시 만나 아직까지 변치 않는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고, 꼭 살아서 돌아가겠다고 약속하였다. 세실리아는 전쟁 병동에서 간호사로 일하고 있었다.


로비는 드디어 본대가 있는 덩케르크 해안에 도착했다. 해안에는 수많은 병사들이 자신들을 고국으로 데려다줄 수송선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수송선은 좀처럼 오지 않는다. 로비는 해안에서 잠시 동안의 평화로운 시간을 갖는다. 그는 곧 돌아가 세실리아를 만날 꿈을 꾼다. 오두막을 발견한 로비는 몸이 피곤한지 오두막 안에서 쓰러져 잠이 들었다. 동료가 다가와 어디 아픈 데가 있느냐며 흔들어 깨우지만 로비는 일어나지 않는다.


5년이 지났다. 18세가 된 브라이오니는 간호사로 일하면서 틈틈이 소설을 쓰고 있다. 그녀는 사촌인 로라가 결혼한다는 말을 듣고 결혼식이 있는 교회로 갔다. 신랑은 어린 시절 자신의 가족과 교류가 있던 폴이었다. 폴의 얼굴을 보는 순간, 그가 바로 옛날 로라를 강간했던 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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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오니는 그동안 언니인 세실리아에게 여러 번 편지를 보냈으나, 답장이 없었다. 로라의 결혼식이 있은 지 며칠 후 브라이오니는 직접 세실리아를 찾아갔다. 세실리아는 브라이오니를 차갑게 맞아준다. 브라이오니가 세실리아의 작은 아파트 안쪽을 들여다보니, 흐트러진 침대 위에 로비가 앉아 있었다. 브라이오니가 온 것을 안 로비도 나와 거짓말로 자기 인생을 참혹하게 만든 브라이오니에 대한 증오감을 감추지 않는다.


브라이오니는 옛날 로비가 범인이었다는 자신의 증언은 거짓말이었다고 고백하고, 진짜 범인은 폴이라고 털어놓는다. 그리고 자신의 거짓말로 인해 삶이 엉망이 되어버린 로비와 세실리아에게 용서를 빈다. 그렇지만 세실리아와 로비는 도저히 그녀를 용서할 수 없다. 로비는 브라이오니에게 집으로 돌아가 가족과 일가친척들에게 모든 진실에 대해 털어놓을 것과 경찰에 가서 자신의 거짓 증언을 바로잡을 조치를 하라고 요구한다. 브라이오니는 시키는 대로 모든 것을 다 하겠다고 약속하고 그 자리를 나온다. 그래도 브라이오니의 눈에는 함께 사는 로비와 세실리아가 행복하게 보였다.


현대의 어느 날, 유명한 소설가로 성장한 브라이오니는 TV 쇼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녀가 최근에 출판한 로비와 세실리아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 <속죄> (Atonement)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 방송국에서 그녀에게 인터뷰 요청을 해온 것이었다. 사회자가 브라이오니에게 앞으로 어떤 소설을 쓰겠느냐고 묻자, 그녀는 이 소설이 마지막 작품으로, 자신은 지금 연속적인 뇌졸중이 일어나는 치명적인 병에 걸려 더 이상 작품 활동을 할 수 없다고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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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자는 브라이오니에게 <속죄>의 이야기는 모두 사실에 기반한 것이냐 묻고, 로비와 세실리아는 그 후 어떻게 되었느냐고 질문한다. 그러자 브라이오니는 소설 속의 이야기는 모두 사실이지만, 결말 부분은 자신이 만든 허구의 이야기라고 대답한다. 덩케르크 해변의 오두막에서 쓰러져 잠든 로비는 그대로 패혈증으로 사망했고, 세실리아도 1940년 독일군의 공습을 피해 방공호로 피했다가 방공호가 폭발하는 바람에 죽었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은 두 사람에 대해 평생 죄의식을 갖고 살아왔으며, 소설 속에서 두 사람이 행복한 결말을 맞도록 하는 것이 그나마 자신이 할 수 있는 두 사람에 대한 유일한 "속죄의 길"이었다고 조용히 말한다.


▪ 약간의 감상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이다. 영화의 첫 부분은 너무 지루하여 따분한 느낌이 들었다. 그렇지만 중반에 접어들면서 긴장감이 더해지면서 영화에 몰입할 수 있었다. 세실리아와 로비 두 젊은 연인을 보면서 그들의 사랑이 맺어지기를 바랐고, 영화 마지막 부분에 두 사람이 작은 아파트에서 함께 사는 것을 보면서 안도감이 들었다.


그렇지만 반전은 마지막에 있었다. 실제로는 그 시간에 두 사람 모두 세상을 떠난 뒤였으며, 두 사람이 함께 산다는 그 모습은 소설가인 주인공이 두 사람에게 선사할 수 있는 마지막 속죄의 길이었던 것이다.


이 작품은 전쟁 로맨스 영화라 할 수 있다. 서양 영화 중에 이 정도로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 작품도 오랜만에 감상한다. 꼭 추천할 만한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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