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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수호전(水滸伝)

양산박 두령 조개의 죽음에 대한 복수

by 이재형

▪ 개요


영화 <수호전> (원제: 水滸伝)은 중국의 고대 소설 <수호전>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1972년 홍콩에서 제작되었다. 지금까지 수호전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는 여러 편 제작되었는데, 대부분이 수호전의 앞부분 이야기를 다루고 있었다. 노지심과 임충의 이야기, 무송과 무대, 반금련의 이야기 등이 아주 인기 있는 주제였다. 이에 비해 이번 영화는 수호전의 중후반 이야기를 다루어, 조개의 죽음에서 노준의가 양산박에 들어오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 영화에는 당시 홍콩의 인기 스타였던 강대위, 적룡 등이 출연했으며, 흥행 면에서도 대성공을 거두었다. 또한 이 영화는 칸 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되어 중국 고전 문학의 세계적 확산에도 기여했다고 평가된다.


▪ 줄거리


중국 제주(済州)에 있는 무수한 수로와 습지 속 천연의 요새라 할 수 있는 곳에 양산박(梁山泊)이라는 도적 떼의 본부가 위치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곳에 모인 사람들은 사리사욕을 위해 재물을 탐내지 않고, 약한 자를 돕는 의적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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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두령들은 술을 마시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급시우 송강(宋江)은 군사 격인 오용(呉用)과 소수의 병사들을 이끌고 북경의 정세를 살피러 간 양산박의 총대장인 조개(晁蓋)가 언제쯤 돌아올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런데 그 순간 본부에 걸려 있던 조개의 깃발이 부러져 버린다.


장소는 바뀌어 이곳은 증두시(曾頭市). 증두시를 다스리고 있는 증장관(曾長官)은 양산박의 세력이 갈수록 커짐에 따라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증두시에는 사문공(史文恭)이라는 무술 고수가 있었는데, 그에게는 증가오호(曾家五虎)라 불리는 다섯 명의 아들이 있었고, 이들은 모두 뛰어난 무술 고수이다. 어느 날 사문공에게 조개 일행이 이곳으로 오고 있다는 정보가 들어와, 사문공은 증가오호를 데리고 조개를 치러 나간다. 사문공의 군대와 마주친 조개는 도망치려 하지만, 사문공이 쏜 화살에 맞아 중상을 입는다. 사문공이 부상당한 조개를 추격하여 체포하려 하지만, 그때 조개를 마중 나온 임충의 군대가 나타나 전투가 벌어진다. 조개를 구출한 임충은 곧 그곳에서 철수한다.


조개는 임충의 도움으로 양산박 산채로 돌아왔지만 심한 부상으로 곧 사망한다. 양산박의 최고 두령인 조개가 죽자 송강은 복수를 해야 한다고 부르짖지만, 오용이 증두시를 공격하기 위해 병사를 출동시키면 본부 방위에 구멍이 생겨 북경의 관군으로부터 공격을 받을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그뿐만 아니라 사문공과 한 번 겨뤄본 임충은 그가 자신과 거의 대등한 무술 실력을 가지고 있어 함부로 공격했다가는 자칫 낭패를 당할 위험이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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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용은 조개의 복수를 위해 새로운 계획을 내놓는다. 그것은 사문공과 동문으로 현재 북경에 살고 있는 대부호이자 무술의 대가인 "옥기린" 노준의(盧俊義)와 그와 친한 피리를 부는 낭인 무사 연청(燕青)을 이용하자는 것이었다. 노준의는 무술 단련에 온 힘을 쏟느라 아내인 가씨(賈氏)를 제대로 살피지 않고, 또 재산 관리를 집사 격인 이고(李固)에게 맡겨두다시피 하고 있었다. 오용은 계략을 써서 노준의를 유인하기 위해 점쟁이로 변장하여 이규를 데리고 북경에 잠입한다. 오용은 출발하기 전에 이규에게 입을 열지 않으며, 술을 마시지 않고, 자신의 말에 고분고분 따를 것이라는 세 가지 약속을 받아냈다.


오용은 노준의의 집을 찾아가 그에게 "100일 안에 칼에 맞아 죽을 것"이라며 점을 치지만, 옆에서 이를 지켜보고 있던 연청에게 거짓말이라는 사실이 탄로 난다. 게다가 성질 급한 이규가 약속을 깨고 날뛰는 바람에 결국 솔직히 자신의 이름을 밝힌다. 그러자 연청과 하인들이 오용과 이규를 체포하여 창고에 가둔다. 그렇지만 노준의는 이들을 관청에 넘기지 않고 깊이 숨겨주려 한다. 노준의는 두 사람으로부터 송강의 인물됨됨이를 듣고, 두 사람을 피신시키려 생각했다. 그러나 얼마 뒤 관헌들이 노준의의 저택으로 난입해 들어온다.


가씨와 이고는 불륜을 저지르고 있었다. 그들은 노준의가 양산박의 도적들을 숨겨주었다는 사실을 관청에서 알게 된다면 두 사람의 방해가 되는 노준의를 제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재산도 가로챌 수 있다고 생각하여 관청에 밀고한 것이었다. 북경 수비대의 무장 이성(李成)이 오용과 이규를 체포하러 왔으나 이미 연청이 빼돌린 뒤여서 그들의 체포는 불발되었다. 대신 노준의가 도적들을 숨겨준 혐의를 받아 체포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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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에 갇힌 노준의는 간수인 채복(蔡福)과 채경(蔡慶) 형제가 감시하게 되었다. 이고는 이들 형제에게 노준의를 죽여달라면서 뇌물을 준다. 얼마 후 채복 앞에 양산박의 사자라는 시진(柴進)과 대종(戴宗)이 나타나 노준의를 구해달라면서, 이고가 준 뇌물보다 더 많은 금괴를 두고 간다. 원래 노준의에 대한 원한이 없던 채씨 형제는 이 금을 사용하여 노준의의 사형을 유배형으로 감형시킨다. 그러나 이고가 다시 유배형 호송 관리에게 뇌물을 주어 호송 도중에 노준의를 죽여달라고 부탁한다. 이 두 호송 관리는 이미 전과가 있던 인물들이었다. 그들은 옛날 임충을 유배지로 호송할 때 뇌물을 받고 그를 죽이려 하였으나, 노지심이 나타나는 바람에 실패했던 것이었다.


이번에도 두 호송 관리는 사람이 없는 숲속에서 노준의를 나무에 묶은 후 죽이려 하였으나, 뒤를 따라오던 연청의 활을 맞고 죽는다. 연청은 부상을 입은 노준의를 근처의 숙소에 쉬게 한 후, 타고 갈 말을 찾으러 가지만, 그 사이에 낌새를 챈 관헌들에 의해 노준의가 체포되고 만다. 연청은 노준의를 구출하기 위해 양산박으로 가려고 하지만, 여비가 없다. 할 수 없이 행인을 털어 노잣돈을 마련하려 하지만, 마침 상대가 운 좋게도 양산박으로부터 동향을 살피러 나온 양웅(楊雄)과 석수(石秀)였다. 연청은 양웅과 함께 양산박으로 가고, 석수는 동향을 살피러 북경으로 간다.


북경에 도착한 석수는 마침 노준의가 처형당하려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를 살리기 위해 형장에 난입하여 노준의를 구출하려고 한다. 그렇지만 함정에 빠져 그마저 체포당해 버리고 만다. 양산박의 도적들이 쳐들어 왔다고 생각한 북경의 관리들은 증두시에 협력을 요청하기 위해 사자를 파견하지만, 연청도 송강 등 양산박의 호걸들과 합류하여 북경에 쳐들어갈 계획을 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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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양산박의 군사들이 출동한다. 이들은 체포되어 형 집행을 기다리고 있는 노준의와 석수를 구출하기 위해 북경을 향해 전진한다. 그러나 체포되어 있던 노준의와 석수는 채씨 형제들의 도움으로 극적으로 탈출한다. 그런데 이들의 앞을 가로막는 한 무리의 군대가 있었으니, 바로 사문공과 증가오호가 이끄는 병사들이었다. 이때 양산박의 군사들이 나타나 격전이 벌어지며, 그 가운데 노준의와 사문공이 대결을 벌여 노준의가 승리한다. 이로써 양산박의 군대는 대두령 조개의 복수에 성공하고, 다시 양산박 수채로 귀환한다.


▪ 약간의 감상


이 영화에서 실제 주인공은 노준의와 연청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수호지에서 떠오르는 호걸들을 꼽으라면 누구나 노지심, 임충, 무송 등의 이름이 떠오를 것이다. 그리고 이들 외에도 무시무시한 괴력으로 쌍도끼를 휘두르며 적진을 휩쓸고 다니는 흑선풍 이규도 빼놓을 수 없다. 그런데 이번 영화에서는 이들이 주인공이 아니다 보니 그 존재감이 그다지 돋보이지 않는다. 그 악귀 같은 이규조차 번번이 싸워보지도 못하고 그냥 잡혀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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