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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Sep 13. 2021

드라마: 폴링 스카이(Falling Skies)

스티븐 스필버그가 만든 막장 SF 드라마

이전에는 미국 드라마를 거의 보지 않다가 <왕좌의 게임>, <보르지아> 등 몇 편을 감상하였다. 미국 드라마에 별로 재미를 못 느꼈는데, 이 두 드라마를 보고 생각이 완전히 바뀌어 볼만한 미국 드라마를 찾았다. 그러다가 발견한 것이 <폴링 스카이>(Falling Skies),였다. 나는 평소에도 SF영화를 좋아하는 데다가, 감독이 스티븐 스필버그라니까 더 생각할 필요도 없이 이 드라마를 선택하였다. 

https://youtu.be/SjroVVhe8G0


한마디로 실망이었다. 보통 한국 드라마를 “막장 드라마”라 표현할 때가 많다. 이 막장 드라마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윤리나 도덕적으로 우리 사회에서 도저히 용인될 수 없는 내용을 담은 것, 다른 하나는 스토리가 도저히 말이 되지 않는 드라마를 의미한다. 드라마 <폴링 스카이>는 두 번째 관점에서 막장 드라마라 생각한다. 이 드라마를 본 후 두 가지 사실을 알았다. 첫째는 미국도 별수 없이 TV 드라마는 막장이구나, 그리고 둘째는 스티븐 스필버그도 별 수 없구나....


<폴링 스카이>는 2011년에서 2015년 사이에 시즌 5까지 방영되었다. 외계인과 싸우는 지구인 이야기인데, 외계인들은 이미 월등한 전력과 첨단과학으로 지구를 간단히 점령하였다. 여기서 겨우 외계인들의 손아귀를 벗어난 소수의 사람들이 저항군을 결성하여 외계인들과 게릴라전을 벌이는 이야기가 폴링 스카이의 주된 내용이다. 외계인에 저항하는 인류 저항군이 가진 무기는 단순한 총기뿐이다. 전투기나 탱크는 물론 변변한 대포도 가지지 못한 채 초라해 보이는 총만을 들고 강력한 외계인과 싸운다. 외계인은 무기면에서도 인류에 비해 절대적으로 우위를 갖지만, 신체적 능력도 인간을 훨씬 앞지른다. 맨손 격투를 하여도 인간은 외계인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인류 저항군이라 해봤자 기껏해야 몇 백 명 정도이다. 이 무장도 변변히 하지 못한 훈련되지 않는 몇 백 명의 게릴라들이 첨단 무기로 무장한 수천만의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지구 합동군을 순식간에 박살 낸 강력한 외계인들과 맞서 싸우는 것이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항상 외계인들이 압도적인 전력을 갖지만, 전투가 붙으면 번번이 지구 저항군들이 승리한다. 그 강력했던 외계인들의 군사력이 다 어디에 갔는지 모르겠다. 

지구인들과 외계인들과의 전투는 수시로 벌어진다. 그렇지만 이들 전투는 대부분 구식 병기에 의해 이루어진다. 그런 외계인들이 어떻게 미군, 중국군, 러시아군들을 이겼는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주인공은 전직 역사학자인데 시도 때도 없이 미국의 정신과 가족애를 강조한다. 외계인들이 지구에 비해 훨씬 발전한 첨단 기술을 가지고 있다면, 게릴라 활동을 하는 저항군을 찾아내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일 것이다. 그렇지만 외계인들은 지구인들의 활동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다. 뻔히 예상되는 지구인들의 반격에도 제대로 대항도 못한다. 드라마에서 보이는 정도의 전투력이라면 외계인들이 500년 전에 지구를 공격해왔더라도 도저히 지구를 점령하지 못하였을 것 같은데, 여하튼 그런 외계인들에게 점령당한 인류도 한심하다. 


드라마의 전체 분위기는 1980년대에 우리나라 방송에서도 방영되어 크게 히트를 쳤던 미국 드라마 <V>와 느낌이 비슷하다. 그렇지만 영화 내용이나 스토리 면에서는 <V>가 훨씬 탄탄하다. <폴링 스카이>는 <V>의 발끝에도 못 미친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흔히 막장 드라마를 욕을 하면서도 본다고 한다. 내가 <폴링 스카이>를 볼 때가 그랬다. 그래도 우리나라 막장 드라마는 재미라도 있는데, <폴링 스카이>은 그 재미라는 면에서도 별로였다. 그런데 왜 끝까지 보았느냐고? 그건 당시 시간도 많아 한번 봤으니까 어떤 결말로 끝나는지 알고 싶어서였다. 그렇다고 해도 꼭 보기가 지루한 드라마였던 것만은 아니다. 말은 안 되지만 매회 그런 저런 이야깃거리가 있고, 또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는 드라마가 끝나니까 습관적으로 다음 편을 본 것이다. 


여하튼 지금까지 감상한 여러 나라의 드라마 가운데 최악의 드라마로서 꼽고 싶을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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