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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Sep 15. 2021

영화:에어포트70(Airport)

조각난 여러 이야기가 조립되어 대단원을 이루는 레고 게임과 같은 재난영화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재난을 겪는다. 자연재해가 있는가 하면 사고로 인한 재해도 있다. 자연재해 가운데에는 화산, 지진, 해일, 기상이변 같은 수많은 종류의 재해가 있으며, 사고로 인한 재해도 화재, 항공사고, 선박사고 등 다양한 형태가 있다. 이러한 자연적 사회적 재해를 주제로 한 영화가 재난영화(災難映畫)인데, 재난 영화는 과거로부터 지속적으로 제작되어 왔으나, 특히 1970년대에 많이 제작되었다. 1970년대 재난영화의 테이프를 끊은 것이 바로 <에어포트(Airport)인데, 1970년 미국에서 제작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에어포트 70>이라는 제목으로 개봉되었다. 


1970년대에는 <에어포트 70>을 시작으로 <포세이돈 어드벤처>, <타워링> 등 재난영화의 명작이 속속 개봉되었다. 이러한 재난영화의 전통은 이후에도 계속되어 <타이타닉> 등이 대작이 탄생하였으며, 기상이변을 소재로 한 <2012>, 소행성의 충돌을 소재로 한 <딥 임팩트>와 <아마겟돈>, 화산 폭발을 주제로 한 <단테스 피크> 등 수많은 영화가 제작되었다. 


보통 재난 영화의 경우 그 재난의 어떤 유형의 것인지 관객들은 대개는 영화가 시작되면 얼마 되지 않아 짐작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에어포트 70>은 항공사고를 다룬 재난 영화란 것은 제목에서부터 잘 알 수 있지만, 어떤 유형의 재난인지 영화의 반이 지나도록 잘 알기 어렵다. 아주 독립적인 별개의 조그만 일들이 여기저기서 벌어지며, 그것이 나중에 항공기 공중 폭발 시도라는 큰 사건이라는 초점으로 집약되게 된다.   


눈보라가 치는 추운 겨울밤 공항에 착륙하던 여객기가 활주로를 이탈하여 움직이지 못하게 된다. 활주로를 사용하지 못하게 된 공항은 직원들을 불러 모아 빨리 이탈된 항공기를 이동시키려 한다. 공항 직원들은 이 시간 각자의 장소에서 각자의 시간을 보내던 중 공항으로부터 소집 연락을 받는다. 

공항 총책임자(버트 랭커스터)는 늘 바가지만 긁는 부인이 싫어 일을 핑계로 집에 거의 들어가지 않고 사무실에서 살다시피 한다. 젊고 예쁜 직원이 옆에 있어 사무실이 집보다 더 즐겁다. 그의 처남인 딘 마틴은 베테랑 기장으로서 스튜어디스와 불륜의 관계를 맺고 있다. 공항에는 또 상습적으로 비행기 무임승차를 하는 할머니가 능청스러운 연기를 벌이다, 무임승차가 발각나 직원들에게 조사를 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하는 일마다 실패를 하여 밑바닥 생활을 보내던 헤플린이 자신의 생명보험을 헤어진 부인에게 주기 위하여 비행기를 폭파하기 위해 폭탄을 소지하고 파리행 비행기에 탑승한다. 무임승차 할머니는 직원 눈을 속여 역시 파리행 비행기에 탑승한다. 


운항중 헤플린이 항공기를 폭파하려 하나, 조종사 딘 마틴은 무임승차 할머니의 도움을 받아 헤플린을 일단 진정시킨다. 그러나 돌발적인 사고로 화장실에서 폭탄이 폭발하여 비행기는 다시 공항으로 회항한다. 그리고 활주로를 점거하고 있는 사고 비행기를 피해 겨우 공항에 착륙하여 사고를 무사히 수습한다. 


이 영화를 보면서 한 가지 느낀 점. 1970년대 초만 하더라도 정말 공항 및 항공기의 보안이 참 엉성하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영화라서 그렇겠지만, 비행기 탑승 시 신체검색 같은 것이 거의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티켓 검표 등도 허술하기 짝이 없다. 아마 이 영화를 본 분들은 영화라서 보안 검색이 저렇게 허술한 것으로 보이며 실지로는 그렇지 않을 거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 그 시대는 정말 이 영화처럼 보안검색이 엉성하였다. 우리나라 국내선의 경우 비행기 출발 10분 전에 공항에 도착하여 마치 고속버스를 타는 식으로 쉽게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이 영화는 흥행에 꽤 성공하였다. 이에 힘입어 거의 2-3년 간격으로 속편이 4편까지 제작되었으나, 이들 속편은 모두 흥행에 대실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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