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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립자: 기본적인 물질

인공지능이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Ep4

by 이재형

4.2. 소립자란 무엇인가?


앞에서 양성자나 중성자는 쿼크로 이루어져 있고, 전자는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입자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렇게 쿼크나 전자와 같이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물질의 가장 기본적인 구성 요소를 소립자라고 한다. 한 때는 원자를 이루는 양성자, 중성자, 전자도 소립자로 여겨졌지만, 이후 양성자와 중성자가 쿼크로 이루어져 있음이 밝혀지면서 현재는 쿼크와 렙톤 같은 입자들을 소립자라고 부릅니다.


그러면 소립자에는 쿼크와 전자만 있는가? 아니다. 이들 외에도 여러 가지의 소립자가 존재한다. 소립자는 ① 상호작용방식에 따른 분류와 ② 질량과 결합방식에 따른 전통적 분류 방법이 있는데, 현대 물리학에서는 ①을 “표준 모형”이라 하여 주된 분류방식으로 채택하고 있다. 그럼 ①과 ②의 분류 방식은 어떻게 다른가 예를 들어 설명해본다.


4.2. 상호작용에 따른 분류: 표준모형


현대 물리학의 “표준 모형(Standard Model)”에 따르면, 소립자는 크게 ‘페르미온’과 ‘보손’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4.2.1. 페르미온


페르미온은 물질을 구성하는 가장 근본적인 입자들을 말한다. 이들은 현대 물리학의 소립자 표준 모형에서 두 가지 주요 그룹으로 나뉜다.


• 쿼크(Quarks): 양성자, 중성자와 같은 입자들을 구성하는 소립자다. 쿼크에는 6가지 종류가 있으며, 이들은 강력(강한 핵력)에 의해 서로 결합되어 있다. 쿼크는 항상 2개 또는 3개가 모여서 존재하며, 단독으로는 발견되지 않는다.

• 렙톤(Leptons): 전자와 중성미자를 포함하는 소립자다. 이들도 6가지 종류(전자, 뮤온, 타우와 각각의 중성미자)가 있다. 렙톤은 강력의 영향을 받지 않으며, 전자기력, 약력, 중력에만 반응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원자의 전자도 렙톤에 속한다.

소립자들


4.2.2 보손


보손은 자연계의 기본적인 힘을 전달하는 소립자들을 말한다. 이들은 페르미온과 달리 물질을 구성하지 않으며, 페르미온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매개하는 역할을 한다. 마치 두 사람이 공을 주고받으며 상호작용하는 것처럼, 보손을 주고받으며 힘을 전달하는 것이다.


보손의 가장 중요한 유형은 게이지 보손(Gauge Bosons)이다. 이는 자연계의 네 가지 기본 힘 중 세 가지를 전달한다. 게이지 보손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광자(Photon): 전자기력을 매개한다. 빛의 입자로, 전하를 가진 입자들(전자, 양성자) 사이의 힘을 전달한다.

• 글루온(Gluon): 강력을 매개한다. 쿼크들을 묶어서 양성자나 중성자를 형성하게 한다.

• W/Z 보손: 약력을 매개한다. 방사성 붕괴와 같은 현상에 관여한다.


이들 외에도 힉스 보손, 중력을 매개하는 가상의 입자인 중력자 등이 있다.


4.2.3. 페르미온과 보손의 관계


위에서 페르미온과 보손의 관계를 설명하였지만, 이해하기가 쉽지 않으므로 예를 들어 설명하겠다.


우리가 집을 짓는다고 할 때 페르미온은 집을 짓기 위한 벽돌에 해당한다. 벽돌이 모여서 집을 이루듯, 페르미온(쿼크, 전자 등)이 모여서 우리 주변의 모든 물질을 이룬다. 페르미온은 벽돌처럼 한 자리에 하나씩의 자리만 차지한다. 이 덕분에 벽돌을 차곡차곡 쌓아 올리듯, 물질이 형태를 갖추고 안정적으로 존재할 수 있다.


보손은 벽돌을 서로 붙이고, 벽돌에 힘을 가하는 시멘트와 다양한 도구와 같다. 시멘트가 벽돌을 붙이고, 망치가 벽돌에 충격을 가하듯, 보손(광자, 글루온 등)은 페르미온(벽돌) 사이에 힘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시멘트로 벽돌 사이의 빈 공간을 채울 때 여러 도구들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 이와 같이 보손은 여러 개가 한 공간에 모여 있을 수 있다.

페리미온과 보손의 관계


4.3 전통적 분류


전통적 분류는 현대의 표준 모형이 확립되기 이전에 소립자들을 분류했던 방식이다. 주로 입자들의 질량과 강한 상호작용(핵력)에 대한 반응 여부를 기준으로 삼았다. 이 분류법은 오늘날에도 일부 사용되고 있는데, 특히 강한 상호작용을 하는 입자들을 설명할 때 유용하다.


전통적 분류는 크게 세 가지 그룹으로 나뉜다.


• 렙톤 (Lepton): 강한 상호작용을 하지 않으며, 전자기력, 약력, 중력에만 영향을 받는다. 여기에 속하는 가장 대표적인 입자는 전자(electron)이다. 그 외에 뮤온, 타우와 여러 중성미자들이 이에 속한다.

• 중간자 (Meson): 강한 상호작용을 하는 소립자로서, 질량이 렙톤과 바리온의 중간 정도이다. 가장 대표적인 입자로는 파이온(pion)과 케이온(kaon)이 있다.

• 바리온 (Baryon): 강한 상호작용을 하는 질량이 가장 무거운 입자들로서, 양성자(proton)와 중성자(neutron)가 여기에 속한다.


전통적 분류는 소립자들의 외형적인 특징(질량, 상호작용)에 기반한 것이어서, 그들의 내부 구조를 설명하지 못했다. 예를 들어, 전통적 분류에서는 양성자와 중성자를 '바리온'이라는 소립자로 간주했다. 그러나 쿼크 모델이 등장하면서 양성자와 중성자는 더 이상 근본적인 입자가 아님이 밝혀졌다. 결론적으로, 전통적 분류는 소립자 물리학의 초기 단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입자들의 근본적인 구조를 밝혀낸 표준 모형에 의해 그 자리가 대체되었다.


4.4. 표준모형과 전통적 분류의 차이


전통적 분류와 표준 모형의 차이를 쉽게 이해하기 위해 건축물을 예로 들어 설명한다.


전통적 분류는 건축물이 이미 완성된 상태에서 그 크기와 용도에 따라 분류하는 방식과 같다. 이에 따르면 렙톤은 가볍고 작은 텐트나 임시 가건물, 중간자는 중간 크기의 창고나 주택이다. 이들은 천 조각이나 벽돌과 시멘트처럼 더 작은 부품으로 만들어졌지만, 이 분류에서는 그 자체가 하나의 단위로 취급된다. 바리온은 거대하고 무거운 빌딩이나 아파트이다. 이 또한 더 작은 소재들로 이루어졌지만, 전통적 분류에서는 이를 무시한다.


이에 비하여 표준 모형은 건축물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가장 기본적인 재료와 도구를 기준으로 분류하는 방식과 같다. 물질 입자(페르미온)는 건축물의 가장 기본적인 재료인데, 쿼크는 빌딩의 뼈대가 되는 철근과 같다. 이 철근들(쿼크)은 단독으로 존재할 수 없고 항상 여러 개가 뭉쳐서 기둥(양성자, 중성자)을 이룬다. 렙톤은 빌딩의 창문이나 유리벽과 같다. 철근(쿼크)과 직접적인 결합 없이 존재할 수 있으며, 그 자체로 중요한 구성 요소가 된다.


함 매개 입자인 보손은 건축물을 짓는 데 쓰이는 도구나 접착제와 같다. 글루온은 철근(쿼크)을 강력하게 용접하는 용접봉이다. 광자는 전기 배선이나 조명처럼 전자기적인 상호작용을 담당한다. 그리고 W/Z 보손은 건축 과정에서 재료를 변화시키는 특별한 도구(방사성 붕괴)와 같다.


이처럼 표준 모형은 건축물(소립자)을 구성하는 가장 근본적인 재료(쿼크, 렙톤)와 그 재료들을 결합하고 상호작용하게 만드는 도구(보손)를 중심으로 분류한다. '양성자'나 '중성자'는 더 이상 기본적인 재료가 아니라, 세 개의 쿼크로 이루어진 복합적인 구조물로 이해한다. 따라서 표준 모형이 전통적 분류보다 소립자의 본질에 대해 더 깊이 설명해준다.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


4.5 미지의 소립자들


위에서 설명한 여러 소립자는 현재까지 실험에 의해 검증되어 대부분 그 존재가 인정되었다. 그렇지만 이외에도 아직까지 발견되지 못한 미지의 소립자들도 다수 존재한다. 중요한 미지의 소립자들로서는 몇가지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중력자(Graviton): 중력을 매개하는 입자다. 다른 세 가지 기본 힘(전자기력, 약력, 강력)은 모두 보손 입자에 의해 전달되는 것으로 확인되었지만, 중력을 매개하는 입자인 중력자는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 암흑 물질 입자(Dark Matter Particles): 우주의 약 27%를 차지한다고 알려진 암흑 물질은 표준 모형의 어떤 입자로도 설명되지 않는데, 이를 탐색하기 위한 실험들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암흑물질 입자 후보로는 여러 가지 소립자가 거론되고 있다.

• 암흑 에너지 입자 (Dark Energy Particles): 우주의 가속 팽창을 설명하는 암흑 에너지는 아직 그 본질이 밝혀지지 않았다. 특정 소립자가 암흑 에너지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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