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 Ep16
우리의 지구는 탄생 이후 46억 년이라는 긴 세월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다. 그동안 지구의 모습은 마그마가 들끓는 지옥과 같은 불바다에서 바다와 대륙이 생겼다. 그리고 이 대륙은 끊임없이 움직이면서 오늘날의 오대양 육대주의 모습이 갖춰졌다. 이런 지표면에 대해서는 이제 우리가 잘 알고 있으나, 우리 지구의 내부는 어떻게 생겼으며, 그 구조는 어떨까?
지구는 양파처럼 여러 겹으로 이루어진 층상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 구조는 크게 세 가지 주요 층인 지각, 맨틀, 핵으로 나뉜다.
지구의 가장 바깥 껍질인 지각(Crust)은 두께가 가장 얇은 층이다. 지각은 두 종류로 나뉘는데, 대륙을 이루는 대륙 지각은 화강암질 암석으로 되어 있어 두껍고 밀도가 낮다. 반면 바다 밑을 이루는 해양 지각은 현무암질 암석으로 되어 있어 얇고 밀도가 높다.
지각 아래에 있는 맨틀(Mantle)은 지구 부피의 약 **80%**를 차지하는 가장 큰 층이다. 맨틀은 고체 상태지만, 매우 높은 압력과 온도 때문에 유동성을 가지며, 이 유동성으로 인해 맨틀 대류가 일어난다. 이 대류는 지각판을 움직여 지진, 화산 활동, 대륙 이동과 같은 지각 변동을 일으키는 근본적인 원인이 된다.
지구의 가장 깊은 곳에 있는 핵(Core)은 철과 니켈로 이루어져 있으며, 두 부분으로 나뉜다. 외핵은 액체 상태로, 맨틀 대류처럼 활발하게 움직이는 철과 니켈의 유체이다. 이 액체 금속의 움직임이 지구의 자기장을 형성한다. 내핵은 엄청난 압력으로 인해 고체 상태의 철과 니켈로 이루어져 있다. 온도는 태양 표면 온도와 비슷하지만, 높은 압력 때문에 액체로 녹지 못하고 고체 상태를 유지한다.
지구의 반지름은 평균 6,371킬로미터이다. 각 층의 두께를 중앙에서부터 표시하면, 내핵이 약 1,200킬로미터, 외핵이 약 2,200킬로미터, 맨틀이 약 2,900킬로미터이며, 지각은 35킬로미터 (해양 지각은 평균 약 5킬로미터) 정도이다.
지각은 지구의 가장 바깥쪽에 있는 얇은 껍데기 부분으로, 지구 전체 부피의 1%에도 미치지 않는 얇은 층이다. 지각은 아래에 있는 맨틀보다 밀도가 낮아 맨틀 위에 떠 있는 형태로 존재한다. 지각은 구성 물질과 두께에 따라 대륙 지각과 해양 지각으로 나뉜다.
• 대륙 지각: 두께가 평균 약 35km이며, 산악 지역에서는 70km 이상으로 매우 두꺼워진다. 주로 밀도가 낮은 화강암질 암석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규산염 광물이 풍부하다. 밀도는 해양 지각보다 낮아 맨틀 위에 상대적으로 높게 떠 있다.
• 해양 지각: 평균 약 5~7km로, 대륙 지각보다 훨씬 얇다. 주로 밀도가 높은 현무암질 암석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대륙 지각보다 밀도가 높아 맨틀에 더 깊이 가라앉아 있다. 지구가 형성되면서 지각의 성분은 지역별로 달랐다. 이 때문에 밀도가 높은 지역의 지각은 그 무게로 인하여 맨틀 속으로 깊이 가라앉았고, 여기에 물이 흘러들어 오면서 바다가 생겼다.
지각은 여러 종류의 암석과 광물로 이루어져 있는데, 산소가 약 47%로 가장 많고, 이어서 규소(28%), 알루미늄(8%), 철(5%), 칼슘(4%), 나트륨(2.6%) 순으로 이어진다. 여러 원소 가운데 산소와 규소가 전체 지각의 약 75%를 차지하며, 이들이 결합하여 생성하는 규산염 광물이 지각의 대부분을 구성한다.
지각과 맨틀의 경계면은 '모호로비치치 불연속면'이라고 불리며, 줄여서 ‘모호면’(Moho)이라고도 한다. 1909년 크로아티아의 지진학자 안드리야 모호로비치치 (Andrija Mohorovičić)가 지진파의 속도가 이 경계면에서 급격히 증가하는 것을 발견하면서 그 존재가 밝혀졌다. 이 경계면을 기준으로 지각은 맨틀과 다른 물질적 특성을 가진다.
그러면 지각은 어떻게 해서 생겨났을까? 지구의 지각은 초기 지구의 마그마 바다가 식어 굳으면서 형성되었다. 약 46억 년 전, 지구가 처음 형성되었을 때 지구는 소행성 및 다른 미행성체의 충돌과 방사성 원소의 붕괴열로 인해 표면이 녹아있는 마그마 바다 상태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충돌이 줄어들고 지구의 열이 우주로 방출되면서, 마그마 바다는 서서히 식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밀도가 낮은 규산염 물질들이 표면으로 떠올라 굳어지면서 최초의 얇은 껍질, 즉 원시 지각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이 원시 지각은 끊임없는 운석 충돌로 인해 파괴되고 다시 마그마 바다에서 재형성되는 과정을 반복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초의 원시 지각은 대부분 파괴되어 현재는 남아있지 않다. 오늘날 우리가 보는 대륙 지각과 해양 지각은 그 이후의 복잡한 지질학적 과정을 통해 형성되었다. 해양 지각은 맨틀의 대류 현상으로 인해 ‘해령’에서 뜨거운 맨틀 물질이 상승하여 분출되고, 이 마그마가 바닷물에 식으면서 만들어졌다. 대륙 지각은 다른 작용에 의해 생성되었다. 섭입대(subduction zone)에서 해양 지각이 맨틀 속으로 가라앉으면, 해양 지각에 포함된 수분이 녹아 마그마를 형성한다. 이 마그마는 밀도가 낮아 다시 상승하면서 화산을 만들고,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화강암질의 대륙 지각이 형성되었다.
※ 해령 (海嶺, mid-ocean ridge): 해저에 길게 이어진 거대한 산맥을 의미하며, 이는 지구 내부의 맨틀 대류가 상승하는 곳으로, 이곳에서 새로운 해양 지각이 생성되어 양쪽으로 확장된다. 해령의 정상부에는 ‘열곡’(Rift Valley)이라는 V자 모양의 깊은 골짜기가 존재하는데, 이곳은 뜨거운 마그마가 분출되는 통로 역할을 한다.
※ 섭입대 (subduction zone): 두 개의 판 (plate)이 충돌할 때, 밀도가 높은 해양판이 밀도가 낮은 다른 판 아래로 가라앉는 경계 지역을 말한다. 섭입대는 지구상에서 가장 활발한 지질학적 움직임을 보인다. 심해 해구나 화산 활동, 지진 등이 대부분 섭입대에서 발생한다.
이처럼 지구의 지각은 한 번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초기 마그마 바다의 냉각과 이후 판 구조론에 의한 지속적인 파괴와 재형성 과정을 거치며 진화해 온 것이다. 대륙 지각이 해양 지각보다 훨씬 오래된 암석을 포함하는 것도 이러한 진화 과정의 차이 때문이다.
맨틀은 지구 내부에서 지각 바로 아래에 있으며, 지구 부피의 약 84%를 차지하는 가장 거대한 층이다. 맨틀은 주로 철과 마그네슘이 풍부한 규산염 광물로 이루어져 있다. 맨틀은 지진파의 속도 변화와 깊이에 따라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 상부 맨틀: 지각 아래 약 410km 깊이까지 이어진다. 이 중 약 100~400km 깊이 구간은 “연약권”(Asthenosphere)이라 하는데, 부분적으로 녹아 유동성이 있는 상태이다. 이 유동성으로 인해 그 위에 있는 지각판이 이동할 수 있게 된다.
• 전이대: 약 410km에서 660km 깊이 사이의 층이다. 압력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맨틀을 구성하는 광물의 결정 구조가 변형되는 곳이다.
• 하부 맨틀 (Lower Mantle): 약 660km에서 2,900km 깊이까지 이어진다. 매우 높은 압력으로 인해 단단하고 고체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맨틀은 고체 상태이면서도 오랜 시간 동안 매우 느리게 움직이는 ‘점성’(viscous)을 지니고 있다. 이는 마치 딱딱한 아스팔트가 여름철에 아주 천천히 흘러내리는 것과 유사한 현상이다. 이 때문에 맨틀은 액체처럼 보일 수 있지만, 지진파를 통해 분석한 결과 고체임이 확인되었다. 맨틀 전체는 고체 상태이지만, 점성으로 인해 긴 시간 동안 천천히 움직이는 대류(convection) 현상이 일어난다. 맨틀 하부의 뜨거운 물질은 상승하고, 상부의 차가운 물질은 하강하는 순환 운동을 통해 지구 내부의 열을 표면으로 전달한다. 이 맨틀 대류가 판 구조론의 주요 원동력이며, 지진, 화산 활동, 산맥 형성과 같은 지질학적 현상을 일으키는 근본적인 힘이다. 맨틀의 대류 현상을 일으키는 힘은 지구 내부의 열이다.
지구 내부의 열은 크게 두 가지 근원에서 나온다. 첫 번째는 방사성 원소의 붕괴이다. 우라늄, 토륨, 칼륨과 같은 방사성 원소가 맨틀과 핵에 존재하며, 이들이 붕괴하면서 막대한 열을 방출한다. 두 번째는 지구 형성 시 발생한 잔류열이다. 지구가 형성될 때 미행성체들의 충돌과 중력 수축으로 인해 발생한 열이 아직도 지구 내부에 남아있다.
맨틀 하부 (핵과 가까운 쪽)는 뜨겁고, 맨틀 상부 (지각과 가까운 쪽)는 상대적으로 차갑다. 뜨거운 물질은 밀도가 낮아져 상승하고, 차가운 물질은 밀도가 높아져 하강한다. 이러한 온도 차이로 인한 밀도 변화가 맨틀 물질의 지속적인 순환 운동, 즉 맨틀 대류를 일으킨다. 이 대류는 지각판을 움직이는 원동력이 되어 지진, 화산 활동, 산맥 형성, 대륙 이동 등 다양한 지질학적 현상을 일으킨다.
지구의 핵은 지구의 가장 중심부에 위치하며, 지구 전체 부피의 약 16%를 차지한다. 핵은 구성 물질의 상태에 따라 ‘외핵’(outer core)과 ‘내핵’ (inner core)으로 나뉜다.
• 외핵 (Outer Core): 맨틀 아래 약 2,900km 깊이부터 시작하여 약 5,100km 깊이까지 이어진다. 두께는 약 2,200km이다. 액체 상태의 철 (Fe)과 니켈 (Ni)로 이루어져 있다. 맨틀에 비해 온도는 높지만 압력은 내핵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아 물질이 녹아 있는 것이다. 외핵 내부의 액체 금속이 움직이면서 거대한 자기장을 형성한다. 이 지구 자기장은 태양풍과 우주 방사선으로부터 지구를 보호하는 방패 역할을 한다.
• 내핵 (Inner Core): 외핵 아래 약 5,100km 깊이부터 지구 중심인 약 6,400km 깊이까지 이어진다. 반지름은 약 1,200km이다. 외핵과 마찬가지로 철과 니켈이 주성분이지만, 엄청난 압력으로 인해 고체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온도는 태양 표면 온도와 비슷한 약 5,000~6,000°C에 달한다. 내핵은 외핵의 움직임과 독립적으로 회전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구 핵, 특히 액체 상태의 외핵은 지구 자기장을 생성하여 지구 생명체를 보호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지구의 자기장은 지구 대기가 태양풍에 의해 우주 공간으로 날아가는 것을 막아주며, 이는 지구의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중요한 조건 중 하나이다. 내핵은 자체적으로 자기장을 생성하지는 않지만, 지구 자기장을 유지하고 강화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이와 아울러 내핵은 지구의 가장 무거운 중심부로서, 지구의 질량 중심을 안정적으로 유지하여 지구 자전의 안정성에도 기여한다. 이는 지구의 기울기 (세차 운동)와 자전축의 미세한 흔들림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지구의 핵은 두 단계에 걸쳐 형성되었다. 먼저 액체 상태의 외핵이 만들어졌고, 그 다음으로 외핵의 안에서 고체 상태의 내핵이 형성되었다. 지구는 약 46억 년 전에 형성되었다. 초기 지구는 미행성체들의 충돌과 방사성 원소의 붕괴열로 인해 전체가 녹아있는 마그마 바다 상태였다. 이 상태에서 물질들이 밀도에 따라 분리되는 행성 분화 (planetary differentiation) 과정이 일어났다. 무거운 원소인 철 (Fe)과 니켈 (Ni)은 중력의 영향으로 지구 중심으로 가라앉아 액체 상태의 핵을 형성했다. 상대적으로 가벼운 규산염 광물들은 표면으로 떠올라 맨틀과 지각을 형성했다. 이 과정은 지구가 형성된 초기 수백만 년에서 수천만 년 사이에 빠르게 일어났다. 즉, 지구의 액체 외핵은 지구와 거의 동시에 만들어진 것이다.
지구의 고체 내핵은 상대적으로 최근에 만들어졌다. 액체 외핵이 서서히 식으면서 중심부의 철과 니켈이 압력으로 인해 결정화되어 고체 상태로 굳기 시작했다. 최신 연구에 따르면 지구의 내핵은 약 10억~15억 년 전에 형성되기 시작했다고 추정된다. 이는 지구 전체 역사에 비하면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내핵이 고체화되면서 방출된 잠열 (latent heat)이 외핵의 대류를 더욱 활발하게 만들어 지구 자기장을 강화하는 데 기여했다고 알려져 있다.
핵은 정지 상태에 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움직인다. 핵의 운동 모습은 외핵과 내핵이 전혀 다르다. 내핵과 외핵 모두 운동의 큰 동력은 지구의 자전이다. 여기에 더하여 외핵은 액체 상태이므로 대류라는 새로운 힘이 작용한다. 이렇게 지구의 자전과 스스로의 대류 운동이 서로 작용하여 외핵은 복잡한 회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비해 내핵은 지구의 자전에 결정적인 영향을 받고, 그 외에 지구 자기장이 근소하게 영향을 미친다. 이에 따라 내핵은 지구의 자전과 같은 방향으로 회전하고 있다. 회전 속도는 자전 요인을 제외한다면 수백 내지 수천 년에 1회 회전하는 정도로 아주 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