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무인도에 고립된 어린 소년과 소녀
이 블로그에서는 이전에 미국의 유명 여배우 브룩 쉴즈가 출연했던 <푸른 산호초>(Blue Lagoon)라는 영화를 소개한 바 있는데, 오늘 소개하는 <블루라군 2>(Return to the Blue Lagoon)는 그 영화의 속편이다. 이 영화는 1991년 미국에서 제작되었다. 영화 <푸른 산호초>에 대해서는 다음의 링크를 참고하기 바란다.
https://blog.naver.com/weekend_farmer/222716763116
전편에서 어린 시절 남태평양의 무인도에 난파되었던 리처드와 에밀리는 그들 사이에 새로 태어난 아들과 함께 조각배를 타고 섬을 탈출한다. 그러나 배는 표류하여 그들은 탈진한다. 도저히 살아날 가망이 없다고 생각한 그들은 죽음이나마 편히 맞기 위해 섬에서 가져온 독 열매를 먹고 정신을 잃는다. 그런데 얼마 후 아들과 조카딸을 잃어버린 리처드의 아버지가 아들과 조카딸을 찾으러 온 바다를 헤매다가 표류하고 있는 조각배를 발견하고, 리처드와 에밀리를 구출하여 집으로 데려간다는 해피 엔딩으로 끝이 난다.
이번의 <블루라군 2>는 이때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전편에 세 가족이 무사히 구조되어 해피 엔딩으로 끝나는 것과 달리, 이번 영화에서는 세 가족을 구했지만 부모는 죽고, 아기만 살아남았다는 설정에서부터 영화가 시작된다. 전편에서는 여주인공 역을 브룩 쉴즈가 맡았지만, 이번에는 <잔 다르크>와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의 밀라 요보비치가 여주인공 릴리 역을 맡았다.
남태평양 바다 위를 한 범선이 항해하고 있다. 앞을 살피고 있던 선원이 표류하고 있는 조각배를 발견한다. 선장은 급히 조각배를 수색하라고 한다. 선원들이 조각배로 가니 그곳에는 탈진하여 정신을 잃은 세 사람이 타고 있었다. 젊은 남녀와 아기였다. 선원들이 이들을 구출하였으나, 젊은 남녀는 이미 죽었고, 아기만이 살아있었다. 아기의 이름은 리처드였다.
배에는 미망인인 사라 하그레이브 부인이 릴리라는 이름의 어린 딸과 함께 타고 있었는데, 그녀는 리처드를 자신이 키우기로 한다. 그런데 며칠이 되지 않아 큰일이 벌어졌다. 배에서 콜레라가 발생한 것이다. 이대로 가다간 배에 탄 모든 사람이 콜레라에 감염되어 죽게 될 것이다. 선장은 사라에게 이대로 배에 있다가는 모두 죽을 가능성이 크므로, 선원 한 명을 붙여줄 테니 구명정을 타고 배에서 탈출하라고 한다.
사라와 두 아이, 그리고 선원은 작은 조각배를 타고 망망대해에 던져졌다. 배는 표류하고 내리쬐는 햇빛에 목은 타들어 간다. 사라는 물론 두 아이는 갈증을 참을 수 없었다. 사라가 선원에게 아이들에게 물을 달라고 하지만, 선원은 물을 아껴야 한다며 주지 않는다. 그러다가 선원은 물을 아끼기 위해 두 아이를 죽여야겠다고 칼을 들고 나선다. 사라는 옆에 보이는 작살을 휘둘러 선원을 죽여 바다로 던져버린다.
다시 며칠이 지났다. 사라가 눈을 뜨니 근처에 큰 섬이 보인다. 조각배는 섬으로 밀려갔다. 아이들과 함께 섬으로 올라간 사라는 오두막집을 발견한다. 그곳은 이전에 리처드의 부모인 리처드와 에밀리가 살던 곳이었다. 리처드는 이 집이 자기의 옛집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옛집에 돌아온 리처드는 마냥 즐겁다. 이렇게 하여 사라와 두 아기의 무인도 생활이 시작되었다. 리처드는 문명 세계의 생활이나 에티켓에 대해 전혀 모른다. 부모인 리처드와 에밀리는 어릴 때 섬에 표류해 왔기 때문에 문명 세계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고, 그래서 리처드에게도 아무것도 가르칠 수 없었던 것이다. 사라는 두 아이에게 문명 사회와 생활에 대해 교육을 시킨다.
어느 날 밤 바다 쪽에서 북소리가 들린다. 사라가 밖으로 나가 보니 원주민들이 배를 타고 건너온다. 알고 보니 그들은 보름달만 뜨면 이 섬으로 건너와 어떤 종교 의식을 벌이고 있었던 것이다. 다행히 그들은 섬 저쪽 편으로 간다. 사라는 아이들에게 섬 저쪽 편으로는 절대로 가지 말라고 가르친다. 섬은 과일과 해물로 풍요로웠지만, 위험도 있다. 바다에는 상어가 헤엄을 치고 있다. 어느 날 리처드와 릴리가 배를 타고 가까운 바다로 갔다가 상어를 만나 큰 위험을 겪기도 한다.
8년이 지났다. 리처드와 릴리가 각각 10살과 8살이 되었다. 심하게 폭풍우가 치던 날 지붕 수선을 위하여 밖으로 나갔다가 비를 맞은 사라는 폐렴으로 사망한다. 리처드와 릴리는 생전에 사라가 지정해 둔 곳에 그녀를 묻고, 작은 비석을 세워준다. 두 아이는 이 섬에서 둘이서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기로 약속한다. 두 아이는 아름다운 섬에서 행복하게 살아간다.
다시 6년이 지났다. 리처드와 릴리는 건강하고 아름다운 청소년으로 성장하였다. 그들은 해변의 오두막에 살면서 매일매일을 낚시와 수영을 즐기며, 섬을 탐험하면서 행복하게 보낸다. 어엿한 청년이 된 리처드는 이젠 옛날 자신을 괴롭히던 상어도 무섭지 않다. 상어와 수영 경주를 해서 항상 이긴다. 그렇지만 그런 리처드를 보며 릴리는 위험하다고 말리는 바람에 말다툼을 하기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리처드는 바닷속에서 진주를 건져 릴리에게 선물한다. 릴리는 진주를 꽃과 함께 자신의 머리를 장식하였다.
두 사람은 각각 스스로 신체의 변화를 느낀다. 릴리는 생리를 하며, 리처드는 자꾸 릴리의 몸에 관심이 간다. 어느새인가 릴리는 리처드의 시선이 마음에 거슬린다. 이 일로 두 사람은 말다툼을 하고, 집에서 나온 리처드는 섬 건너쪽으로 가본다. 섬 건너쪽에는 사람의 해골이 뒹굴고 있었고, 종교 의식을 치르는 듯한 흔적도 있었다. 이때 원주민들이 섬으로 건너온다. 리처드는 황급히 숨어 그들의 종교 의식을 지켜본다. 그러다가 한 늙은 원주민과 마주친다. 두 사람은 서로 경계를 하듯 노려보다가 아무 일 없이 물러난다. 오두막으로 돌아온 리처드는 릴리에게 그 이야기를 해주며 조심하라고 한다.
두 사람은 화해를 하고 다시 이전의 사이로 돌아간다. 그러던 중 둘은 결혼을 하기로 하고, 결혼 서약과 함께 반지를 교환한다. 두 사람은 다시 옛날처럼 매일매일을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고, 서로 사랑도 한다. 그러다가 릴리는 리처드에게 아기를 가졌다고 말하고, 그 말을 들은 리처드도 아주 기뻐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지나가던 범선이 섬에 도착한다. 배에는 선장과 그의 딸, 그리고 여러 명의 선원이 타고 있었다. 뱃길에 시달리던 그들은 신선한 물 등 필요한 것을 공급받기 위하여 섬에 상륙한다. 리처드와 릴리는 풍요한 해물 요리와 신선한 열대 과일로 그들을 환대한다. 그리고 리처드와 릴리는 선장에게 자신들을 문명 사회로 데려가 달라고 부탁한다. 선장 일행이 섬에서 머무는 동안 그의 딸 실비아 힐리어가 리처드를 유혹한다. 처음에는 실비아에게 마음이 쏠리던 리처드는 곧 자신의 진정한 파트너는 릴리라는 것을 깨닫고 다시 릴리에게 돌아간다. 실비아는 리처드가 다시 릴리에게 돌아간 것을 알고 화를 낸다.
한편 릴리가 폭포에서 수영을 즐기고 있을 때 선원인 퀸란이 그녀를 훔쳐보고 있다. 퀸란이 그녀를 덮치려다가 머리에 장식한 진주를 발견한다. 퀸란은 릴리를 오두막으로 데려와 더 많은 진주를 달라고 한다. 그리고 그는 진주가 없다는 릴리의 말에 그녀를 강간하려 한다. 이때 리처드가 달려와 릴리를 구해준다. 리처드와 퀸란 사이에 싸움이 벌어진다. 화가 난 퀸란은 총을 빼 들고 쏜다. 리처드는 도망치고, 퀸란은 죽이겠다며 총을 쏘며 그 뒤를 쫓는다.
리처드는 그를 바닷가로 유인한다. 그리고 상어가 있는 바다로 뛰어들고, 퀸란 역시 리처드를 따라 바다로 뛰어든다. 이때 상어가 나타났다. 리처드는 뛰어난 수영 솜씨로 육지로 올라오지만, 퀸란은 상어의 먹이가 되고 만다.
돌아온 리처드는 릴리에게 그동안 상처를 준 것에 대해 사과한다. 릴리는 리처드에게 자신은 이곳에서 아기와 함께 살겠다고 하면서, 리처드가 떠난다면 막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두 사람은 자신들의 진정한 행복은 이 섬에 있다고 생각하고, 섬을 떠나지 않기로 결심한다. 얼마 후 배는 떠났다. 다시 시간이 지나 릴리는 예쁜 딸을 낳았다. 세 가족은 아름다운 섬에서 행복한 생활을 보낸다.
이 영화는 전반적인 내용이나 분위기가 전편과 큰 차이가 없다. 그런데 전편에 비해서는 긴장감이 너무 없다. 전편에서는 원주민의 습격 가능성과 같은 위기적인 순간도 있었지만, 이번 편에는 그런 것도 없다. 유일한 긴장감은 영화 마지막 부분의 선원 퀸란과의 싸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보는 내내 조마조마하는 마음이 없어지지 않았다. 섬에 표류한 사라와 두 아이는 연약하기 짝이 없는 존재이다. 그들은 외부의 위험으로부터 자신들을 방어할 아무런 힘이 없다. 그런 상황에서 원주민들의 출현 등 특별한 일이 발생할 때마다 과연 세 사람이 무사히 헤쳐나갈 수 있을까 걱정하며 조마조마하였다. 그러나 아무런 큰일 없이 그들은 안전하게 지낸다.
그렇지만 이런 것이 오히려 영화의 극적인 재미를 줄이는 요인이 된 것 같다. 그래서인지 이 영화는 흥행 실적이나 평가 면에서 형편없는 평가를 받았다. 흥행면에서는 흥행 수입이 제작비의 10% 정도에 그쳐 대실패를 했으며, 평론가들의 평도 아주 형편없었다고 한다. 여기에는 여주인공의 노출이 전편에 비해 아주 적었다는 것도 한 원인이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