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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3 생명의 진화(6): 오르도비스기(고생대)

인공지능이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by 이재형

23.1 오르도비스기의 지구의 생태 환경


오르도비스기는 캅브리아기에 이어 약 4억 8천만 년 전부터 4억 4천만 년 전까지의 약 4천만 년에 걸친 시기이다. 이 시기 지구의 생태환경은 대부분 바다가 지배적이었으며, 육지는 아직 생명체가 살기에 척박한 환경이었다. 대기 중의 산소 농도가 충분하지 않아 자외선을 막아주는 오존층이 아직 얇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식물은 육지에서 살기 어려웠으며, 매우 원시적인 형태의 이끼류가 습한 지역에서 서식하기 시작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 시기에 해양 생물이 크게 다양해졌다. 캄브리아기 대폭발 이후의 생물들이 더욱 번성하고, 새로운 분류군이 나타났다.

오르도비스기의 지구
오르도비스기의 육지

23.2 오르도비스기의 주요 생물


23.2.1. 두족류


오르도비스기에는 앵무조개, 암모나이트의 조상인 두족류가 크게 번성하였다. 특히 오르토콘(Orthocone)이라는 거대한 두족류는 길이가 9m에 달해 바다의 최상위 포식자 역할을 하였다. 이들은 몸의 일부가 껍데기로 덮여 있었고, 껍데기 안에 공기를 조절하는 기관이 있어 몸의 부력을 조절할 수 있었다.


이들은 물을 뿜어내어 추진력을 얻는 방식으로 이동하였다. 강력한 촉수를 이용해 삼엽충과 같은 다른 해양 무척추동물을 잡아먹었다. 이처럼 오르도비스기의 두족류는 캄브리아기 대폭발 이후 복잡해진 해양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였다.

오르도비스기의 두족류
오르도콘

23.2.2. 어류


오르도비스기의 어류는 턱이 없는 원시적인 무악어류였다. 이들은 약 4억 8천만 년 전 오르도비스기 초기에 출현한 최초의 척추동물이었다.


오르도비스기의 어류는 오늘날의 물고기와 달리 턱이 없어 먹이를 씹거나 물어뜯을 수 없었다. 대신, 입을 통해 해저의 유기물을 빨아들여 먹었다. 그리고 이들은 몸을 보호하기 위해 단단한 뼈판이나 비늘로 된 갑옷을 가졌다. 이 갑옷은 몸의 대부분을 덮고 있었으며, 당시 바다의 주요 포식자인 오르토콘(Orthocone)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데 유리하였다. 이들은 오늘날의 물고기처럼 쌍으로 된 짝지느러미(가슴지느러미, 배지느러미)가 없었다. 이 때문에 헤엄치는 능력이 제한적이었다.

원시적 무악어류

오르도비스기의 무악어류는 이후 턱을 가진 어류,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육상 척추동물로 진화하는 데 중요한 시발점이 되었다. 이들은 비록 원시적인 형태였지만, 지구 역사상 최초의 척추동물로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무악어류는 아직 어류로서 원시적인 형태였기 때문에 종 분화가 활발히 일어나지 않았고, 종의 수가 매우 적었다.


어류의 종 다양성은 턱을 가진 어류가 등장한 데본기(Devonian Period)에 폭발적으로 증가하였다. 턱의 발달은 먹이를 씹고, 다양한 먹이를 사냥할 수 있게 하여 어류가 바다의 지배자로 올라서는 계기가 되었다.


23.2.3. 삼엽충


캄브리아기부터 번성했던 삼엽충은 오르도비스기에도 여전히 해양 생태계의 중요한 구성원이었고, 다양한 종으로 분화하였다. 오르도비스기의 삼엽충은 캄브리아기부터 이어져 온 절지동물로, 여전히 해양 생태계의 주요 구성원으로서 다양성을 유지하고 있었다.


오르도비스기의 삼엽충은 캄브리아기의 삼엽충과 유사한 특징을 가졌다. 몸은 세 개의 엽(lobe)으로 나뉘었고, 단단한 외골격을 가졌으며, 복잡한 겹눈을 가지고 있었다. 이들은 바닷속을 기어 다니거나 헤엄치며 유기물을 먹고 살았다.


오르도비스기에는 새로운 포식자들이 등장하면서 삼엽충도 이에 적응하는 진화를 겪었다. 특히 거대한 두족류인 오르토콘과 같은 포식자를 피하기 위해, 일부 삼엽충은 몸을 둥글게 말아 방어하는 능력을 발달시키기도 하였다. 또한, 오르도비스기 말에 일어난 대멸종을 겪으면서 많은 종이 사라졌지만, 일부 종은 살아남아 이후 실루리아기로 이어지는 진화를 계속하였다.

다양한 삼엽충 생태

오르도비스기의 삼엽충은 캄브리아기보다 더 다양한 형태를 가졌다. 캄브리아기 삼엽충은 상대적으로 꼬리 부분이 작았지만, 오르도비스기에는 꼬리가 머리만큼 크게 발달한 종류(예: 이소텔루스)가 나타났다. 또한, 등 쪽에 가시를 발달시키거나 눈이 길게 뻗어 나온 종도 있었다.


캄브리아기에는 삼엽충이 가장 흔한 동물이었지만, 오르도비스기에는 두족류와 어류 같은 새로운 포식자들이 등장하면서 먹이사슬이 더 복잡해졌다. 삼엽충은 여전히 번성했지만, 해양 생태계의 구성원으로서 위상이 일부 변화하였다.

오르도비스기의 삼엽충
둥글게 몸을 만 삼엽충

23.2.4. 산호초


오르도비스기에는 최초의 산호초가 형성되어 다양한 해양 생물들의 서식지를 제공하였다. 이 시기의 산호초는 오늘날 우리가 아는 산호초와는 다른, 원시적인 형태였다. 오르도비스기 산호초는 오늘날의 산호가 아닌, 판상산호와 사방산호 같은 멸종된 산호 종이 주를 이루었다. 또한 스트로마토포로이드와 해면동물도 산호초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이소텔루스
원시 산호초
스트로마토포로이드

당시 산호초는 현대의 거대한 산호초에 비해 규모가 작고, 주로 얕은 대륙붕이나 내해의 얕은 바다에 형성되었다. 그리고 이 시기의 산호초는 오늘날의 산호초처럼 복잡한 생태계를 이루기보다는, 주로 단단한 뼈대와 층을 쌓아 올리는 형태로 구성되었다.


이처럼 오르도비스기 산호초는 단순한 형태였지만, 다양한 해양 생물에게 서식지를 제공하고 해양 생태계를 더욱 풍부하게 만드는 데 기여하였다.


23.2.5. 여타 동물


오르도비스기에는 삼엽충, 두족류, 무악어류 외에도 다양한 동물들이 살았다. 이 시기의 주요 동물은 대부분 해양 무척추동물이었다. 주요 동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었다.


• 필석류(Graptolites): 필석류는 콜로니를 이루며 살았던 동물로, 오늘날의 척삭동물과 가까운 친척으로 여겨진다. 이들의 화석은 넓은 지역에서 발견되므로, 지질 시대의 연대를 측정하는 데 유용한 표준 화석으로 쓰인다.

필석류

• 완족류(Brachiopods): 완족류는 두 개의 조개껍데기를 가진 동물로, 조개와 유사하게 생겼다. 그러나 조개는 좌우가 대칭인 껍데기를 가졌지만, 완족류는 등과 배가 대칭인 껍데기를 가졌다. 오르도비스기에 크게 번성하여 해저의 주요 서식자 중 하나였다.

완족류

• 극피동물(Echinoderms): 불가사리, 성게, 해삼의 조상인 극피동물이 이 시기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 해백합(Crinoids): 해저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극피동물의 일종으로, 꽃처럼 생긴 촉수로 먹이를 걸러 먹었다.

• 태선동물(Bryozoans): 작은 개체들이 모여 콜로니를 이루는 동물로, 오늘날에도 해양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극피동물
해백합
태선동물

이처럼 오르도비스기에는 캄브리아기보다 더 복잡한 먹이사슬을 가진 해양 생태계가 형성되어 있었다.


23.3. 해양 식물


오르도비스기는 육지에 식물이 막 나타나기 시작한 시기였지만, 지구의 식물들 대부분은 여전히 바다에 있었다. 이 시기의 해양 식물은 주로 녹조류, 홍조류, 갈조류와 같은 해조류였다. 이 시기의 해양 식물들은 뿌리, 줄기, 잎으로 분화된 육상 식물과는 달리, 몸 전체로 물과 양분을 흡수하는 단순한 구조를 가졌다. 이들은 바다의 얕은 부분에 서식하며 광합성을 통해 해양 생태계의 주요 생산자 역할을 하였다.


오르도비스기 후기에는 최초의 육상 식물인 원시적인 이끼류가 습한 지역에 서식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아직 관다발이 없어 물이 없으면 살 수 없었지만, 바다를 벗어나 육지를 개척하는 첫걸음을 내디뎠다.


23.4. 오르도비스기-실루리아기 대멸종


오르도비스기-실루리아기 대멸종은 약 4억 4,300만 년 전에 발생한 고생대 최초의 대멸종 사건이다. 이 대멸종은 두 차례에 걸쳐 발생했으며, 해양 생물의 약 85%가 멸종하였다. 이 대멸종은 곤드와나 대륙의 남극 이동과 이로 인한 빙하기의 도래가 주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1차 대멸종은 곤드와나 대륙이 남극에 위치하면서 지구의 기온이 급격히 떨어져 거대한 빙하가 형성되었고, 이에 따라 바닷속 물이 얼면서 해수면이 급격히 하강함으로써 나타났다. 얕은 바다에 살던 대부분의 해양 생물이 서식지를 잃고 멸종하였다.


2차 대멸종은 빙하기가 끝나면서 다가왔다. 기온이 다시 상승하면서 빙하가 녹았다. 이로 인해 해수면이 다시 상승하였지만, 바닷속의 산소량이 부족해지면서 해양 생태계가 파괴되어 추가적인 멸종이 발생하였다.


이 대멸종으로 인해 바다에 살던 대부분의 삼엽충, 완족류, 극피동물, 태형동물 등이 사라졌다. 이들은 당시 해양 생태계의 주요 구성원들이었다.

오르도비스기-실루리아기 대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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