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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임파서블(The Impossible)

태국 휴양지에서 일어난 대형 쓰나미 재난

by 이재형

■ 개요


2004년 12월 26일, 태국을 포함한 인도양 연안 여러 국가에서 역사상 최악의 쓰나미가 발생하였다. 이 쓰나미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근처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9.1의 강력한 지진으로 인해 촉발되었다. 이 재난으로 태국에서는 약 8,0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이 중 상당수는 외국인 관광객이었다. 특히 태국 남부의 푸켓, 카오락, 피피섬 등 유명 관광지가 쓰나미의 직격탄을 맞았다. 해변의 리조트와 상점, 주택 등이 거대한 파도에 휩쓸려 막대한 재산 피해를 입었다. 이 재난으로 인해 인도 및 동남아 각국에서 총 23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영화 <더 임파서블>(The Impossible)은 위에서 설명한 태국의 쓰나미 사고를 소재로 한 재난 드라마 영화이다. 2004년 인도양 쓰나미 당시 마리아 벨론과 그녀의 가족이 겪은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비평가들은 전반적으로 이 영화에 대해 호평하였다.


■ 줄거리


2004년 12월, 의사 마리아 베넷과 그녀의 남편 헨리, 그리고 세 아들 루카스(12세), 사이먼(5세), 토마스(7세)는 크리스마스 휴가를 보내기 위해 태국 카오락으로 떠난다. 크리스마스이브에 도착한 이들은 오키드 비치 리조트에서 휴가를 즐긴다. 이틀 뒤인 12월 26일, 가족들이 함께 리조트의 풀에서 물놀이를 즐기고 있을 때 거대한 인도양 쓰나미가 이 지역을 덮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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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와 루카스는 쓰나미의 거센 물살에 휩쓸리지만, 나무를 잡고 겨우 목숨을 건진다. 모자는 서로의 안전을 확인하지만, 마리아는 다리와 가슴에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그들은 바닷물이 빠진 잔해 속에서 어린 다니엘을 구출한다. 마리아는 남편과 나머지 두 아들은 죽었다고 생각하고 슬픔에 잠기지만, 그나마 루카스가 살아남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곧 현지인들에게 발견되어 응급 처치를 받은 후 타쿠아파의 한 병원으로 이송된다. 병원으로 이송 도중 다니엘과는 헤어지게 된다. 응급 병원에서 마리아는 루카스에게 다른 사람들이 가족을 찾도록 도와주라고 격려하고, 자신은 가슴 부상 수술을 받는다.


죽은 줄 알았던 헨리와 두 어린 아들들도 다행히 목숨을 건진다. 헨리는 사이먼과 토마스를 잠시 다른 사람에게 맡겨두고 현지 구조대원들과 함께 마리아와 루카스를 찾기 위해 홀로 폐허를 샅샅이 돌아다니지만, 그들은 보이지 않는다. 헨리는 부상당한 몸으로 아내와 아들을 찾다가 지나가던 사람의 도움을 받아 다른 생존자들과 함께 근처 버스 정류장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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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시설도 완전히 불통이다. 헨리는 가족과 헤어진 독일인 관광객 칼로부터 휴대 전화를 빌려 친척들에게 연락을 취한다. 헨리는 장인에게 아내 마리아와 아들을 찾기 위해 모든 곳을 뒤질 것이며 반드시 찾아내겠다고 약속한다. 해변에 있던 자신의 가족을 찾은 칼은 헨리에게 함께 마리아와 루카스를 찾아주겠다고 나선다.

병원에서 다른 사람의 가족을 찾아주다가 엄마의 침상으로 돌아온 루카스는 침상에 엄마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엄마가 죽어서 침상을 비웠다고 생각하여 울부짖으며 병원 직원들에게 엄마의 행방을 물은 끝에 그녀가 수술을 받고 있다는 말을 듣는다. 루카스는 중환자실의 개인 병실로 옮겨진 엄마와 다시 만난다. 잠시 뒤 루카스는 아버지와 다시 만난 다니엘을 발견한다.


얼마 뒤 헨리와 두 아이가 탄 차량이 병원에 도착한다. 사이먼이 소변을 보기 위해 먼저 내린다. 루카스는 멀리서 아버지를 알아보고 달려간다. 두 동생도 형을 보고 달려와 반갑게 안긴다. 헨리는 마리아가 병원에 있으며, 다리 부위에 추가 수술을 앞두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마리아는 마취로 잠들기 전, 자신이 경험했던 공포의 경험을 회상한다.


다음 날, 가족은 마리아가 추가적인 수술을 받기 위해 싱가포르행 응급 수송 비행기에 오른다. 비행기 안에서 루카스는 엄마에게 다니엘도 아빠를 찾았으며 지금은 안전하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마리아는 창밖으로 쓰나미가 남긴 참혹한 상흔을 내려다보며 눈물을 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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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간의 감상


이 영화는 재난 영화로서는 비평가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으나, 나로서는 그다지 좋은 평가를 내릴 수 없었다. 일반적인 재난 영화는 갑작스럽게 닥친 재난을 피하기 위해 벌어지는 사람들의 집념과 용기를 그려낸다. 그런데 쓰나미는 다른 일반적인 재난에 비해 순식간에 일어나고 빠른 시간에 끝이 난다. 그래서 재난 사고를 극복하려는 사람들의 노력은 순식간에 끝날 수밖에 없다.


이 영화에서도 그렇다. 쓰나미로 인한 재난 상황에서 목숨을 건 투쟁은 아주 짧은 시간에 끝나버린다. 물살에 휩쓸려가던 마리아와 루카스가 나무에 오르면서 재난으로부터의 위험은 벗어난다. 이후 마리아와 루카스가 겪은 어려움은 구조대의 미흡한 대처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런 점에서 오히려 이 영화는 태국의 재난 대책의 취약함만을 부각시킨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리조트에 있던 사람들은 수많은 사람이 죽고 부상당했지만, 주위 마을에 살고 있는 태국 주민들은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았다. 그들은 재난을 당해 피신하며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도 눈만 멀뚱멀뚱 뜨며 제대로 도와주지도 않는다. 그리고 이런 초대형 재난이 발생했다면 태국의 주변 도시에서 수많은 구조대가 긴급히 투입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조대는 찾기 힘들고 재난을 당한 사람들은 부상당한 채 뿔뿔이 흩어져 구호소를 찾는다. 늦게나마 이재민들을 수송하기 위해 온 차라고는 낡은 털털거리는 송태우(소형 화물차를 개조한 버스) 한 대뿐이다. 현실에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나의 눈으로는 재난을 맞아 자연과 맞서는 사람들의 용기를 그린 영화가 아니라, 태국의 재난 대응책을 조롱하고 멸시하는 영화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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