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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독신녀 에리카(An Unmarried Woman)

꿋꿋이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가는 이혼녀

by 이재형

▪ 개요


<독신녀 에리카>(원제: An Unmarried Woman)는 1978년 미국에서 제작된 영화로서, 뉴욕을 무대로 남편과 이혼한 여자의 생활을 그리고 있다. 결혼 16년째가 되어 겨우 육아의 고통에서 해방된 에리카에게 남편이 갑자기 다른 여자가 생겼다고 고백하며 결국 별거하게 된다. 딸과 함께 살게 된 에리카는 한편으로는 일을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그녀에게 접근하는 남자들과 새로 사귀기도 한다. 홀로 된 여자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도시파 인간 드라마의 명작으로 평가되고 있다.


여주인공 에리카 역을 맡은 질 클레이버그는 제31회 칸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그리고 아카데미상 작품상, 각본상, 여우주연상 등 3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었으나, 수상에 이르지는 못했다. 여성 해방 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1970년대 미국에서 이 영화는 신선한 충격을 주었으며, 제목인 “An Unmarried Woman”이라는 말은 시대의 유행어가 되었다고 한다.


이 영화는 이혼이라는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여성의 독립과 자아 발견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성공적으로 다룬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한다. 1970년대 미국 영화사를 대표하는 중요한 작품이자 "여성 영화"의 걸작 중 하나로 평가되고 있으며, 상업적으로도 대성공을 거두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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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성공한 사업가 마틴을 남편으로 둔 에리카 벤턴은 뉴욕의 소호 거리에 있는 미술 갤러리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면서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다. 그들 부부는 맨해튼의 고급 아파트에서 십대인 딸 패티와 함께 살고 있다.


에리카는 마틴과 함께 늘 하듯이 허드슨 강가에서 조깅을 하고 있다. 그러던 중 마틴이 놀랄 만한 말을 한다. 자신은 마샤라는 젊은 교사와 지난 1년간 불륜 관계를 지속해 왔는데, 자신은 마샤를 사랑하고 있어 그녀와 결혼하려고 한다고 고백해온다. 그 말에 에리카는 큰 충격을 받고, 마틴은 그날로 간단히 짐을 싸서는 집을 나간다.


에리카는 가까운 친구들과 심리 치료사의 도움을 받아 이혼의 아픔을 달래며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새로운 삶에 조금씩 적응해 나가기 시작한다. 그렇지만 마틴으로부터 받은 끔찍한 경험에 의한 트라우마로 자신이 다시 남자를 만날 수 있을지 회의적인 마음이 들기도 한다. 친구로부터 소개받은 남자는 만나자마자 그녀에게 육체적 관계를 요구하기에 남자에 대해 더욱 환멸을 느낀다. 이러한 남자에 대한 불신으로 에리카는 딸인 패티가 남자와 사귀는 것에 대해서도 아주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인다. 이로 인해 딸과의 사이도 조금 소원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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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가운데 에리카는 직장 동료인 찰리와 관계를 맺는다. 그 한 번의 관계로 찰리는 마치 에리카가 자신의 여자가 된 듯 우쭐대지만, 에리카에게는 단지 한 번의 욕망을 해소하려는 관계였을 뿐이다. 그녀는 마치 자신에게 군림하려는 듯한 찰리의 행동에 환멸감을 느낀다.


에리카도 차츰 홀로 사는 새로운 삶에 점차 익숙해진다. 그러던 중 그녀는 추상화가인 솔을 만나 본격적인 교제를 시작한다. 그렇지만 두 사람 모두 개성이 강해 쉽게 친밀해지지는 못하지만, 솔이 에리카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선 덕택으로 점점 가까워지게 된다. 어느 날 에리카가 솔을 자신의 집 저녁 식사에 초대한다. 패티는 엄마가 솔과 결혼하려는 것은 아닌가 생각하여 마틴에게 반항적인 모습을 보이지만, 솔은 그럴 생각이 없다면서 패티를 안심시킨다.


얼마 뒤 마틴이 에리카를 찾아온다. 자신은 마샤에게 버림받았다고 하면서 에리카에게 다시 옛날로 돌아가고 싶다고 한다. 그러나 에리카는 한마디로 거절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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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은 매년 다섯 달을 버몬트 주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자식들과 함께 보내고 있는데, 에리카에게도 함께 가자고 제안한다. 그렇지만 에리카는 딸과의 생활이 소중하다면서 그의 제안을 거절한다. 솔은 자신이 그린 대형 추상화를 화실 바깥 길가로 꺼내는 것을 도와달라고 한다. 두 사람은 함께 거대한 그림을 도로가로 내린다. 밖으로 나온 솔은 이 그림은 자신이 에리카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하면서 자신은 차를 타고 떠난다. 에리카는 이 큰 그림을 나 혼자 어떻게 운반하라고 하느냐며 소리치면서 그림을 들고 인파 속을 걸어간다.


▪ 약간의 감상


이 영화는 이혼 후 홀로서기를 시도하는 여성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그리고 있다. 이혼이 일반화되다시피 한 지금 세상에야 여성의 이혼 후의 생활이 큰 관심이 되지 못하였지만, 50년 전인 1970년대 후반에는 미국에서조차 이혼한 여성에 대한 편견이 많았다고 한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당시 사회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고 한다.


에리카는 여성의 권리를 주장하는 여성 운동가는 아니다. 다만 그녀는 담담히 자신이 살아가는 과정에서 삶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과 자의식을 지키면서, 남자에게 의지하지 않는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당당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처음에는 다소 지루하게 느껴졌지만, 영화가 계속되면서 그녀의 삶에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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