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악무도한 러시안 마피아로부터 갓난 아기를 지키려는 간호사
<이스턴 프라미스>(원제: Eastern Promises)는 미국, 영국, 캐나다가 공동 제작한 범죄 스릴러 영화로서, 2007년에 제작되었다. 영국 런던을 무대로 러시아 마피아로부터 갓난아기를 지키려는 간호사의 처절한 저항을 그리고 있다.
이 영화는 비평가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토론토 국제 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했으며, 다양한 영화제에서 수상 및 후보에 오르면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이 영화는 단순한 범죄 스릴러를 넘어, 인간 본성의 어두운 면과 그 속에서 피어나는 미묘한 인간적 유대를 깊이 있게 탐구하는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런던에 있는 한 이발소. 이발사 아짐이 조카와 합세하여 이발을 하던 손님의 목을 따 살해한다.
그날 밤 어느 약국에 한 소녀가 들어와 쪽지에 적힌 약을 달라고 한다. 그러자 약사는 의사의 처방전이 있어야 한다면서 처방전을 받아오라고 한다. 그러나 그 순간 소녀는 하혈을 하면서 쓰러진다. 소녀는 만삭의 몸이었다.
급히 병원으로 이송된 소녀는 응급 수술을 받지만 결국 사망하고 만다. 그러나 뱃속의 아기는 무사히 태어났다. 소녀의 이름은 타티아나로서 14세였다. 간호사인 안나 키트로바는 소녀의 소지품에서 러시아어로 된 일기장을 발견한다. 안나는 아기에게 가족을 찾아주기로 마음먹는다.
안나는 외삼촌 집에서 살고 있다. 안나의 외삼촌 스테판은 러시아 출신으로서 소련이 붕괴되면서 영국으로 이주해와 살고 있다. 그는 항상 자신이 KGB 출신이라며 자랑한다. 안나는 아버지를 따라 어릴 적에 런던에 왔기 때문에 러시아어는 전혀 할 줄 모른다. 안나는 일기장을 집으로 가져와 삼촌과 숙모에게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설명하고, 아기를 찾아주어야겠다면서 스테판에게 일기를 번역해달라고 부탁한다. 숙모인 헬렌은 안나에게 아기의 친척을 찾아주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하지만, 스테판은 타티아나가 매춘을 강요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잘못하면 범죄에 휘말릴 수 있다며 조심하라고 경고한다. 스테판은 안나가 더는 이 일에 휘말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일기장을 번역해주지 않는다.
안나는 일기장에 끼워진 “트랜스 시베리안”이라고 쓰인 명함을 발견했다. 그녀가 그곳을 찾아가니 그곳은 러시아 레스토랑이었다. 안나가 문을 두드리니 아주 온화하게 생긴 노신사가 나와서 그녀에게 용건을 묻는다. 그는 아주 친절하게 안나의 이야기를 듣고는, 자신이 일기를 번역해 줄 테니 가져오라고 한다. 노신사의 이름은 세미온이었다.
그런데 이 레스토랑은 사실은 러시아 마피아의 본거지로서, 세미온은 러시아 마피아의 보스 중 한 명이었다. 너무나도 잔인한 그의 악행으로 인해 다른 마피아 보스들도 세미온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다음 날 안나는 일기 복사본을 가지고 다시 트랜스 시베리안을 찾아간다. 세미온은 일기장을 보고 타티아나의 친척들이 러시아에 살고 있다고 하면서 자신이 아기를 친척에게 전해줄 테니 데려오라고 한다. 그러면서 왜 일기 원본을 가져오지 않았느냐고 묻는다. 안나는 나중에 아기가 자신의 엄마에 대해 알 수 있도록 원본은 아기에게 주겠다고 한다. 세미온은 안나에게 살고 있는 집이 어디인지 묻는다.
세미온에게는 키릴이라는 아들이 있었다. 키릴은 아주 망나니로서 항상 술에 취해있으며, 하는 일마다 실수투성이다. 세미온은 그런 아들을 옆에서 돌보도록 니콜라이 루진을 키릴의 경호역으로 맡겼다. 니콜라이는 키릴의 운전사 일을 하면서 키릴을 돌보고 있다. 니콜라이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인물로서, 세미온은 가끔 그에게 “더러운 일”을 맡기기도 하는데, 그때마다 니콜라이는 일을 깔끔하게 처리하여 세미온의 신임을 쌓고 있다.
키릴은 세미온 몰래 아짐과 함께 체첸계 마피아 조직의 간부를 암살한다. 영화 도입부의 이발소에서의 살인이 바로 그것이었다. 키릴은 니콜라이의 도움을 받아 죽은 체첸계 마피아 간부의 시신을 템스강에 버린다. 키릴이 그를 죽인 것은 그가 평소에 자신에 대해 동성애자란 소문을 내고 다녔기 때문이었다. 이 일을 안 세미온은 다시는 자신의 명령 없이 함부로 일을 저지르지 말라면서 엄중히 경고한다.
안나가 집에 돌아오니 스테판이 충격적인 사실을 알려준다. 타티아나의 일기장에는 그녀가 그동안 받았던 성적 착취가 상세히 적혀 있었다. 타티아나는 몇 번이나 죽으려고 했지만, 그것조차도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타티아나는 세미온에게 성폭행을 당했고, 아기의 아버지는 세미온이라는 것이었다. 세미온은 낙태를 시키기 위해 타티아나에게 약을 먹였고, 그로 인해 그녀가 사망에 이르게 된 것이다. 진실을 알게 된 안나는 두려움을 느끼고, 타티아나 가족의 행방을 알려준다는 조건으로 일기장을 세미온에게 넘긴다.
세미온은 일기장을 모두 읽은 스테판이 자신의 모든 범죄 행위와 타티아나에 관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생각하여 니콜라이에게 스테판을 죽이라고 명령한다. 얼마 후 스테판이 실종되었다.
세미온은 깔끔하게 일을 처리한 니콜라이를 칭찬하고 정식으로 그를 조직의 간부로 임명한다. 한편 복수에 나선 체첸 마피아 조직원들은 그들의 리더를 살해하는 데 거든 아짐의 조카를 죽인다. 두려움에 휩싸인 아짐은 모든 사실을 세미온에게 고백한다. 세미온은 체첸 마피아로부터 아들 키릴을 보호하기 위해 니콜라이를 이용하기로 한다. 체첸 마피아들이 니콜라이를 키릴로 오인하여 죽이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니콜라이가 공중 사우나탕에 갔을 때 체첸인들이 그를 키릴로 오인하여 습격해온다. 사우나탕에서 치열한 결투가 벌어진 끝에 니콜라이는 체첸 조직원들을 모두 죽이지만, 자신도 칼에 찔려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된다.
니콜라이의 정체는 러시아 정보기관 FSB 소속의 첩보원으로서, 러시아 마피아의 박멸에 협조하기 위해 영국 정보기관을 돕기 위해 파견되어 왔다. 그는 타티아나의 아기에 대한 유전자 검사를 근거로 세미온을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로 체포하도록 도와준다. 세미온이 감옥에 가면 이제 러시아 마피아는 키릴이 넘겨받게 된다. 그렇지만 니콜라이는 그럴 마음이 전혀 없다. 그는 자신이 스스로 러시아 마피아의 대부 자리에 오를 생각이다. 안나는 니콜라이에게 외삼촌 스테판의 행방을 묻는다. 니콜라이는 세미온이 그를 제거하라고 명령했지만, 그 명령을 어기고 에든버러의 고급 호텔에 머물도록 하였다고 대답한다.
안나는 병원에서 타티아나의 아기가 사라진 사실을 발견했다. 키릴이 아버지의 미성년자 성폭행 증거를 없애기 위해 아기를 데리고 나간 것이었다. 그는 지난번 자신이 체첸 마피아 간부를 흘려보냈던 템스강으로 가서 아기를 강물에 빠뜨리려고 한다. 안나는 니콜라이에게 아기가 없어졌다면서 도와달라고 한다. 니콜라이는 직감적으로 키릴이 아기를 죽이려고 한다는 것을 알고 템스강가로 달려간다.
강변에서는 키릴이 자신의 “여동생”을 강물에 던지려고 하면서 갈등하고 있었다. 그때 니콜라이와 안나가 달려온다. 니콜라이와 안나가 키릴을 간절히 설득하자, 키릴도 차마 아기를 강물에 던지지 못하고 안나에게 넘겨준다. 니콜라이는 키릴을 끌어안으며, 세미온은 끝났고 이제 둘이 함께 조직을 이끌자고 말한다.
니콜라이는 러시아 마피아의 보스 자리에 오르고, 안나는 타티아나의 아기를 입양해 ‘크리스틴’이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아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릴러 영화이다. 주인공인 안나는 정말 아기 손목조차 비틀 수 없는 약한 여성이다. 이런 안나를 둘러싸고 시시각각으로 다가오는 위기감은 잠시도 신경을 돌릴 수 없도록 만든다. 이 영화에서 유일한 액션 신은 사우나탕 안에서의 격투이다. 이를 제외하면 격투는 전혀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시종 팽팽한 긴장을 늦추지 않게 한다. 아주 괜찮은 스릴러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