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20) 칭다오에서 둔황까지- 중국 횡단여행 (01)
모레 아침 한 달 정도의 일정으로 중국여행을 떠난다. 그동안 중국여행에는 비자받는 일이 번거로웠는데, 최근 1달간 무비자 입국이 허용되어 이 기회를 이용하여 다녀오기로 했다.
이번 여행은 집사람과 함께이다. 청주 공항에서 칭다오로 간 후 바로 제남으로 이동한다. 그곳에서 태산을 비롯한 문화재를 둘러본 후 낙양으로 이동한다. 낙양에서는 용문석굴, 숭산 소림사 등을 찾아볼 것이다. 그런 다음 서역의 중간 도시인 난주로 간다. 실크로드의 중요 거점인 그곳에서 지질공원과 사막 풍광을 즐긴 후 돈황으로 간다. 돈황에서는 5일 정도 머무르면서, 막고굴 등 유적은 물론 중국 최서단 관문인 옥문관까지 가 볼 예정이다. 낙타 여행 체험도 가능할지 모르겠다.
돈황 관광이 끝나면 1박 2일에 걸쳐 구채구로 이동한다. 구채구와 황룡 관광 후 시안으로 가서 4-5일 동안 고대 유적, 유물을 관광한 후 인천공항으로 귀국할 예정이다. 시간이 허용한다면 청두 관광도 하고 싶다. 당초 나는 무비자가 허용된 30일을 꼭 채우고 싶었지만 집사람이 너무 오랜 여행은 부담스럽다고 해서 25일 정도로 일정을 줄였다. 이 때문에 가고 싶었던 개봉과 정주 등은 건너뛸 수밖에 없었다.
이번 여행도 자유여행이다. 숙박, 교통수단 예약 등 모두 나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알리페이, 12306 열차앱, 바이두 지도 설치 등 사전 준비해야 할 일이 보통 아니다. 특히 열차앱은 본인 인증하는데만 4일이 걸렸다.
요즘은 여행준비를 하는데 인공지능이 많은 도움이 된다. 중국 인공지능 딥시크가 많은 도움이 되었다. 나는 인공지능으로는 챗GPT와 제미나이, 그리고 중국 챗봇인 딥시크를 이용한다. 일반적으로는 딥시크가 챗GPT나 제미나이보다는 성능이 많이 떨어진다. 그렇지만 중국에 관한 정보는 딥시크가 단연 뛰어나다. 그렇지만 딥시크의 대답을 그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 딥시크는 부정확한 정보를 아주 단정적으로 대답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중요한 정보에 대해서는 여러 자료를 통해 체크할 필요가 있다. 딥시크는 물을 때마다 다른 대답을 하는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라 도무지 종잡을 수 없다.
예를 들면 중국 철도의 경로요금만 해도 그렇다. 외국인 노인이 경로요금 혜택(50% 할인)을 받을 수 있느냐고 물으면 가능하다고도 했다가 안된다고 대답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서는 그동안 수없이 물었지만, 세션이 바뀔 때마다 대답이 오락가락한다. 아직까지도 되는지 안되는지 알 수가 없다. 어쩔 수 없이 중국 역에 가서 직접 물어볼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런데 딥시크는 역 직원들도 그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 많을 거라는 대답을 한다.
나는 그동안 숙박앱으로 아고다를 주로 이용하였다. 이번엔 중국여행인 만큼 중국계 여행 포털인 트립닷컴을 이용하기로 했다. 막상 사용해 보니 의외로 괜찮다. 트립닷컴을 통해 청주-칭다오 6만 원, 시안-인천 30만 원 정도로 항공편을 예약했다. 이후 숙소를 예약하니 항공편을 예약한 혜택으로 대부분의 숙소 요금이 20-30% 정도 추가 할인이 된다.
제남과 낙양에서는 건물이 아주 그럴 듯 해 보이는 대형 호텔인데, 숙박비가 조식포함 1일 2만 5천 원 정도로 예약하였다. 겉모습만 멀쩡하고 아주 후진 호텔이 아닌가 생각되어 딥시크에게 그 호텔에 대해 물어보았다. 아주 좋은 5성급 호텔로서, 하루 숙박비가 20-30만 원 정도라는 대답이 나온다. 무슨 영문인지 모르겠다.
제일 골치 아픈 부분이 돈황에서 구채구까지의 이동이다. 2천 킬로가 넘는 길이라 하루에 이동하기 어렵다. 돈황에서 고속열차로 난주에 온 후 하루 숙박하고 버스로 구채구로 이동하려고 한다. 버스로 약 15시간 정도 걸린다고 한다. 나야 30시간 이상 버스 여행을 한 적도 여러 번 있어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집사람이 어떨지 조금 걱정이 된다.
이번 여행에서는 가급적 방문 도시 수를 줄이고, 체재기간을 길게 했다. 그래서 각 방문지별로 4-5일 정도 머무른다. 여유 있는 여행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그 대신 이전부터 여행하고 싶었던 개봉, 정주 등 여러 도시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중국 음식과 술을 좋아한다. 이번 여행은 중국 동쪽 끝에서 서쪽 끝까지이다 보니 요리와 술도 다양할 것 같다. 사실 중국 술은 중국 슈퍼 가격 5천 원 정도이면 아주 괜찮다. 우리가 많이 마시는 연태 고량주나 천진 고량주 등이 그 정도 수준이다. 매일매일 성찬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중국에서는 많은 인터넷 웹사이트가 차단되어 있다고 한다. 유튜브, 페북 등의 접근도 금지되어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이전의 경험으로는 그렇게까지 철저하진 않은 것 같다. 어쨌든 당분간 페북에서도 떠나 있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