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21) 칭다오에서 둔황까지- 중국 횡단여행 (02)
나는 코로나 사태가 끝나 해외여행이 자유화된 후는 매년 1년에 두 달 정도 해외여행을 했다. 이렇게 여행을 자주 하다 보니까 여행준비에 그다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출발 전날 저녁 대충 짐을 챙기고 다음날 훌쩍 떠나면 그만이다. 특히 동남아 여행의 경우 이젠 익숙해져서 도착날을 제외하고는 숙소도 예약하지 않는다. 현지에 도착해서 마음에 드는 위치에 적당한 숙소를 구하는 것이 지내기도 좋고 도 경제적이다.
그러나 중국은 다르다. 여행환경이 다른 나라와 많이 다르다 보니까 사전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낭패를 볼 위험이 있다. 이번 중국 여행에서는 장거리 이동은 거의 기차를 이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차 예약앱을 설치하여야 한다. 그리고 중국에서는 현금거래가 거의 없어지고, 대부분의 거래가 모바일 결제 시스템으로 이루어진다. 전체 거래에서 모바일 결제가 차지하는 비율이 2020년에 벌써 80%가 넘었다고 한다. 지금은 대부분의 거래가 모바일 결제로 이루어진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중국에서는 많은 외국 사이트가 차단되어 있다. 구글이나 유튜브는 물론 카톡, 페이스북, 네이버, 다음 같은 대부분의 웹사이트에 접근이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보완할 인터넷 환경을 갖추고 가야 할 필요가 있다.
먼저 결제앱을 설치했다. 현재 중국에서 여러 가지 모바일 결제시스템이 있지만,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것이 알리페이(Alipay)와 위챗페이(WeChat Pay)이다. 특히 위챗페이는 위챗에서 제공하는 전자결제 시스템인데, 위챗은 우리나라의 카카오톡과 같은 SNS로서 중국 내의 소통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앱이다.
알리페이 앱은 설치가 간단치 않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예상보다는 쉽게 설치하였다. 본인인증이 조금 어려웠지만, 딥시크가 큰 도움이 되었다. 앱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본인인증을 필요한 여러 절차가 필요했는데, 잘 모를 때마다 딥시크에게 물었고, 딥시크는 모든 경우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 주어 몇 시간 만에 알리페이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만약의 경우에 대비하여 위챗도 설치하려 했다. 그런데 이것은 불가능했다. 위챗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이미 위챗에 가입한 사람의 인정이 필요했다. 주위에 위챗을 사용하는 사람이 없으니, 이것은 중국에 가서 해결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제일 어려웠던 것이 열차예약앱 설치였다. 우리나라의 철도 예약앱인 코레일처럼 중국도 “철로 12306”이라는 철도 예약앱이 있다. 중국도 열차표는 이제 거의 예약시스템으로 넘어가, 대부분의 열차예약이 12306을 통해서 이루어지며, 현장 구입은 시간도 오래 걸리고 매진의 가능성도 크다고 한다. 그래서 제대로 여행을 하기 위해서는 12306의 설치가 절대 필요하다고 한다.
그런데 12306에 가입을 한다는 것이 보통일이 아니다. 우선 앱을 다운로드하여 본인 인증을 하여야 하는데, 전화를 통한 본인 인증 외에 여권의 등록, 심지어는 여권을 돈 머그 사진까지 업로드하여야 한다. 그리고 물론 결제수단인 카드도 등록하여야 한다. 이러한 모든 절차가 끝났다고 해서 가입이 된 것이 아니다. 일단 가입신청이 된 것이다. 이러한 신청자료를 토대로 가입심사가 이루어져 이틀 후에 가입여부를 통보해 준다. 그래서 12306 가입신청은 했지만 당장 가입 허용여부를 알 수 없어 안심할 수 없다.
해외여행 준비를 할 때마다 제일 짜증 나는 일이 여행자보험 가입하는 일이다. 그동안 내가 직접 보험에 가입한 것이 10번은 되지만 순탄하게 가입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보통 인터넷을 통해 직접 해외여행자 보험에 가입하면 오프라인에 비해 보험료가 절반도 안된다. 그래서 나는 항상 인터넷을 통해 다이렉트로 가입한다. 그런데 이게 보통 일이 아니다. 스무드하게 진행된 적이 한 번도 없다. 보험사마다 세부적인 가입절차는 조금씩 다르다. 잘 나가다가도 한 곳에서 문제가 생겨 더 이상 진전이 안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문제가 생기는 부분이라는 것이 보험사마다 제각각이다. 그렇지만 결국 보험가입에 실패하고 만다는 것은 공통점이다.
지금까지 보험가입에 성공했던 케이스도 이리저리 해보다 우연히 절차를 클리어한 경우가 대부분이라 별로 도움이 안 된다. 오늘도 지금 3시간째 보험에 가입하려고 이 회사 저 회사에 트라이 해보다 아직도 성공 못했다. 보험사 이 놈들은 일부러 고객이 보험 가입을 못하도록 함정을 파놓는 것 같다.
카카오보험은 보험료도 싸고 가입 절차도 아주 간단하다. 그런데 혈압약을 먹고 있으면 가입할 수 없단다. 농협보험은 잘 나가다가 결재를 할 무렵 백신 앱 팝업 창이 뜬다. 그 창을 없애지 않으면 더 이상 전진이 불가능한데, 팝업창을 없앨 방법이 없다. 그 백신 앱을 깔면 월 1,000원씩 사용료를 내야 한다.
KB 보험은 동반자를 추가한 후 절차를 계속하려면, 다시 동반자를 추가하라는 메시지가 뜬다. 동반자 정보를 다시 입력하면 중복된 동반자란 메시지가 뜬다. 이 상태가 무한 반복이다. 마이뱅크 보험은 동반자 추가에 따른 메리트가 거의 없어 보험료가 너무 비싸다. 하나 손해보험은 본인 및 동반자 본인 인증이 계속 안되어 더 이상 절차가 진행되지 않는다.
이 외에도 여러 보험사에 접근했으나 어디선가 꼭 문제가 생긴다. 하다 보니 울화통이 터져 더 이상 이 짓을 못하겠다. 마지막으로 트립닷컴을 통해 중국 보험사에 컨택해 보고, 그것도 안되면 보험 없이 그냥 출발해야겠다. 보험회사 경영진 넘들, 정말 머리털을 다 뽑아버리고 싶다.
디디추싱은 중국판 우버로서 모바일 앱을 통해 차량 호출 및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국 최대의 모빌리티 플랫폼이다. 우리나라의 카카오 택시의 확대버전이라 생각하면 된다. 이 앱은 이전에 설치해 둔 바 있어 활성화만 시키면 되는데, 결제앱과 철도앱을 설치하는데 하도 진이 빠져 이것은 그냥 패스하기로 하였다. 중국에 가서 사정을 봐서 필요하다면 그때 활성화 여부를 판단하여야겠다.
보통 해외여행을 하는데 비용이 싼 심카드를 많이 사용하지만, 나는 그냥 로밍을 해서 사용한다. 이전에는 와이파이 도시락을 들고 다녔으나 무게도 많이 나가 거추장스러운 데다 사용로까지 비싸 요즘은 사용을 하지 않고 있다. 그 대신 SKT의 로밍 상품인 BARO를 이용한다. 작년에 유럽 여행을 할 때 24기가 상품을 예약하였다가 한 달 동안 집사람과 마음껏 사용하고도 12기가 정도밖에 사용 못 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여행일자가 25일간이므로 12기가 상품을 예약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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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으로 중국여행 준비는 어느 정도 된 것 같다. 생각지 못한 문제가 생기면 그때 가서 해결하도록 하자. 신용카드는 그다지 사용할 일이 없을 것 같아 트래블월렛 카드와 평상시 늘 사용하는 우리 카드, 그리고 세종시 경로 교통카드 이렇게 3장만 가지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