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15) 칭다오에서 둔황까지- 중국 횡단여행 (46)
오전에는 쉬다가 오후 1시경 호텔을 나섰다. 매일 15.000보 이상을 걷고 있으니 피로가 조금씩 쌓이는 것 같다. 오늘은 대명궁과 대당부용원을 찾을 계획이다.
먼저 대명궁 국가유적공원이다. 이름이 대명궁이길래 명나라 시대 유적인가 했더니, 당나라의 황궁이었다고 한다. 지금은 광대한 유적지 위에 공원이 조성되어 있고, 별도로 옛날의 대명궁의 위용을 볼 수 있는 특별 전시관이 있다고 한다.
중국에 와서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을 한 번도 이용해 보지 못했다. 오늘은 시간 여유도 있으니 지하철을 이용해 보기로 했다. 호텔 바로 앞에 지하철 2호선 역이 있는데, 이걸 타면 대명궁서역으로 간다.
지하철 역사가 엄청 크다. 지하도로 들어가 표를 사는 곳까지 가는데 거의 10분을 걸었다. 지하철 요금은 1인당 2위안(400원), 카드형의 티켓이었다. 표를 끊고 또 승차장까지 10분 정도 걸었다. 열차 안은 조금 붐볐다. 시안에는 9개의 지하철 노선이 있다고 한다.
대명궁서역에서 내렸다. 고덕 지도로는 지하철역에서 대명국 유적공원까지 그다지 멀지 않은 것으로 나왔는데, 막상 그곳에서 다시 지도를 확인하니 1.5킬로 정도 되는 것 같다. 엄청 걷는다. 그렇다고 해서 택시를 타기는 어중간한 거리이며, 택시도 잘 보이지 않는다. 따가운 햇빛을 받으며 걷느라 금방 지친다. 대명궁유적공원에 도착했다. 녹음이 우거진 아주 넓은 공원이었다. 인터넷에서는 공원 내에 전동차가 운행된다고 했는데, 이용객이 없는지 운행을 않고 있다. 전동카트가 운행한 흔적은 있는데, 세워져 있는 카트는 상당기간 관리한 적이 없는 것 같고, 매표소에도 사람이 없다.
대명궁은 북경에 있는 자금성의 4.5배에 달하는 면적으로, 3.5평방 킬로에 이른다고 한다. 여기서 핵심적인 장소는 대명궁유물관이다. 지도를 확인하니 2.5킬로 정도 더 걸어야 한다. 이미 지친 상태에서 다시 걸을 엄두가 나지 않는다. 공원만 잠시 산책하다가 이동하기로 했다.
넓은 유적공원은 녹음이 우거져 있고 조경도 잘 되어 있어 많은 시민들이 찾고 있는 것 같다. 벤치 이곳저곳에는 나이 든 사람들이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으며 아이들은 신나게 뛰어놀고 있다. 참으로 평화스러운 공원의 풍경이다.
다음으로 대당부용원으로 간다. 유적공원 앞에서 택시를 기다렸으나 좀처럼 오지 않는다. 디디추싱으로 차를 부르기로 했다. 대당부용원까지 대략 30위안을 조금 넘는 요금들이 제시되어 있는데, 14위안짜리 차가 있다. 그 차를 불렀다.
조금 있으니 차가 왔는데, 20대 후반 정도로 보이는 젊은이가 운전하는 제법 좋은 도요타 승용차였다. 거리가 가까운 걸로 알았는데 차는 계속 달린다. 거의 40분 이상을 달린 끝에 부용원에 도착했다. 운전사인 젊은이는 웃는 얼굴로 고맙다고 인사한다.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어이없을 정도의 요금이다. 지도로 거리를 확인해 보니 14킬로였는데, 시내 중심지를 통과하다 보니 40분 이상이 걸린 것이었다. 중국 휘발유 요금을 찾아보았더니 리터당 1,200~1,300원 정도였다. 그 청년은 자신의 차로 거의 한 시간 가까이 손님을 태우고 가져간 돈이 받은 돈이 겨우 2,800원이었다. 여기서 그는 또 기름값을 제해야 한다. 공유차량 플랫폼이 만들어낸 또 다른 착취구조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슴이 아프다. 청년의 해맑은 웃음이 더욱 마음을 아프게 한다.
대방부용원은 입구부터 웅장하고 화려하다. 거대한 문이 위압감조차 느끼게 한다. 대당부용원은 "당나라의 후궁을 재현한 대형 문화 주제 공원"이다. 대명궁이 웅장한 궁전 정치의 장소였다면, 부용원은 당나라 황실의 화려하고 우아한 후원 문화와 일상생활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해준다. 옛 당나라 황실의 정원터에 당나라 건축 스타일을 바탕으로 재현된 테마파크이디. 현재 중국의 국가 5A급 관광지라 한다. 공원 내의 모든 전각, 누각, 정자, 다리 등 모든 건물이 당나라 시대의 건축 양식으로 지어져 마치 당나라로 시간 여행을 한 듯한 느낌을 준다고 한다.
부용원의 입장료는 120위안으로, 병마용과 같은 금액이다. 이곳에 오기 전에 여행사를 통해 입장권을 애매하려 했으나, 경로 무료 혜택을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작은 희망을 가지고 그냥 왔다. 매표소에서 여권을 제출하니 생년원일을 확인하고는 무료입장권을 준다. 황룡과 부용원이 정말 어른을 알아본다.
대당부용원을 들어서면 먼저 가슴이 탁 트이도록 넓은 호수가 나온다. 호수의 이름은 부용호(芙蓉湖)이다. 부용호 위로 하얀 화강암 다리가 걸려있다. 부용원의 전체 면적은 20만 평 정도이며, 그 거운데 반이 조금 못 미치는 정도가 부용호이다. 부용호는 반달모양을 하고 있다.
정문을 들어서서 본격적으로 건물을 탐방하려면 흰 화강암으로 만든 다리를 건너야 한다. 아치형의 아름다운 다리이다. 다리를 건너면 휴게소가 나오고, 왼쪽 및 오른쪽으로 돌아가는 길이 나온다. 점심도 먹지 못하고 대명궁에서 많이 걸이 다리도 아프고 배도 고프다. 이곳도 공원 곳곳에 볼거리가 있고 공원이 워낙 넓기 때문에 경내를 운행하는 전동카트가 있다. 요금은 40위안 정도로서, 어디서든 내리고 탈 수 있다. 빵을 먹으며 잠시 쉰 후에 나는 걸어서, 집사람은 전동 카트를 타고 이곳을 돌아보기로 했다.
왼쪽 길을 선택했다. 호수 주변의 경치가 아주 멋있다. 가지가 축축 늘어진 능수버들이 호수의 풍경과 참 잘 어울린다. 이번에 중국에 와서 버드나무의 매력을 새로이 느낀다. 호수 안 쪽에 큰 정자가 보이고, 그곳까지 구불구불한 화강함 다리가 연결되어 있다. 다리를 걸어본다. 호수 안 다리 위에서 호수변의 경치를 조망하니 또 새로운 느낌이 든다. 공원밖 저 멀리에는 새로 지은 듯한 고층아파트 군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