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 리조트 호텔을 배경으로 한 목숨을 건 사랑 이야기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The Grand Budapest Hotel)은 가상의 동유럽 국가 주브로브카에 위치한 산악 리조트인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전설적인 컨시어지(concierge)인 구스타브 H. 씨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코믹 드라마 영화로서, 2014년 미국과 독일의 합작으로 제작되었다. 구스타브가 부유한 미망인 마담 D의 살인 누명을 쓰자, 그는 새로 만난 로비 보이 ‘제로’와 함께 파시즘 정권의 눈을 피해 마담 D로부터 받은 값비싼 르네상스 명화를 지키기 위해 나선다.
이 영화는 색상과 화면 구도가 아주 독특하다. 화면 구성은 사각형이 두드러지며, 화면 전체가 마치 밝은 파스텔 색으로 이루어진 것 같다. 이 영화는 개봉하자마자 큰 호평을 받아, 전 세계적으로 1억 7,400만 달러의 흥행 수익을 올렸다. 제8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포함해 9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고 4개 부문을 수상했다. 이 영화는 웨스 앤더슨 감독의 최고 걸작 중 하나로 평가받으며, 21세기 최고의 영화 중 하나로 손꼽힌다.
동유럽에 있는 가상의 국가 주브로브카의 어느 묘지에서 한 여성이 작가의 묘비를 바라보고 있다. 그녀는 그가 쓴 책 <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들고 있다. 1985년에 쓰인 이 책은 작가가 1968년에 그 호텔을 방문했던 때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 호텔은 한때 유명한 리조트였지만, 작가가 방문하였을 즈음에는 이미 쇠락해 있었다. 작가는 그곳에서 호텔의 주인인 제로 무스타파와 친구가 되었고, 저녁 식사를 하면서 제로에게 그의 파란만장한 성공 이야기를 듣고 그 이야기를 책으로 쓰게 된 것이다.
1932년, 전쟁으로 황폐해진 고향을 떠나 주브로브카로 온 고아 제로는 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로비 보이로 일하게 된다. 호텔의 컨시어지 구스타브 H.는 호텔의 단골손님인 부유한 노인들과 연애를 즐기는 바람둥이였다. 그는 거의 20년 동안 ‘마담 D’라는 미망인 셀린 빌뇌브와도 관계를 맺고 있었다. 마담 D.가 마지막으로 호텔을 방문한 지 한 달 후, 구스타프는 그녀가 사망하였다는 뉴스를 신문을 통해 알게 된다. 그는 제로를 데리고 조문을 위해 그녀의 집을 찾아간다. 찾아가는 도중 열차 안에서 제로가 파시스트 군대의 검문을 받고 위기에 처하지만, 군대의 고급 장교가 된 구스타프의 옛 고객의 아들 덕택에 무사히 풀려난다.
구스타프는 조문을 마친 후 마담 D의 유산 처리 가족 모임에 참석한다. 마담 D는 막대한 유산을 남겼지만, 그 가운데서도 가장 값진 것은 르네상스 시대의 명화 <사과를 든 소년>이라는 그림이었다. 마담 D는 그 그림을 구스타브에게 물려주겠다는 유언을 남겼다. 그녀의 아들 드미트리는 이 발표를 듣고 분개하여 구스타브를 죽이려 한다. 구스타브와 제로는 그림을 가지고 도망쳐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금고에 숨긴다.
유언 집행 과정에서 마담 D.의 집사 세르주는 드미트리의 사주를 받아 구스타브가 마담 D를 살해하였다는 증언을 한다. 구스타브는 살인 혐의로 체포되어 감옥에 갇힌다. 구스타브는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며 세르주를 만나게 해달라고 호소하지만, 세르주는 몸을 숨겨 버렸다. 감옥에 갇힌 구스타브는 동료 수감자들에게 맛있는 케이크를 제공하며 그들의 신임을 얻는다. 수감자들은 구스타브를 자신들의 탈옥 계획에 끌어들인다. 제로는 호텔의 제빵사인 아가사와 결혼을 약속하였다. 구스타브는 제로와 아가사의 도움으로 동료들과 함께 탈옥하는 데 성공한다. 구스타브와 제로는 함께 도망의 길을 떠나며, 간수들은 그들을 추격한다. 한편 드미트리는 조플링이라는 킬러를 고용하여 구스타브를 찾아 죽이라고 명령한다.
구스타브와 제로는 구스타브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컨시어지들의 비밀 단체인 ‘십자 열쇠의 모임’에 도움을 요청한다. 이 단체는 세르주가 있는 곳을 찾아내 구스타브와 제로에게 장소를 가르쳐 준다. 세르주는 드미트리의 강요로 할 수 없이 거짓 증언을 하였으며, 살인의 진범은 드미트리였다는 사실을 밝힌다. 그리고 이와 함께 마담 D가 살해당할 경우에만 효력이 발생하는 두 번째 유언장이 사라졌다고 말한다.
이때 조플링이 나타나 세르주를 살해하고 구스타브마저 죽이려고 한다. 눈 덮인 산에서 추격전 끝에 구스타브는 절벽에 매달리고, 조플링이 그를 떨어뜨리려고 한다. 이때 제로가 뒤에서 접근하여 조플링을 절벽 아래로 밀어 떨어뜨리고 구스타브를 구한다. 두 사람은 주브로브카 경찰의 헨켈스 경위의 추격을 피해 계속 도망친다.
구스타브와 제로 그리고 아가사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로 돌아온다. 그러나 호텔은 이미 파시스트 군인들의 본부로 사용되고 있었다. 아가사가 그림을 되찾기 위해 몰래 잠입하지만 드미트리에게 발각된다. 구스타브와 제로가 그녀를 구하기 위해 달려가지만, 드미트리가 그들에게 총격을 가하면서 총격전이 벌어진다. 이때 헨켈스 경위가 도착해 혼란을 수습한다.
그림 뒤편에서 마담 D의 두 번째 유언장을 발견하는데, 유언장에는 마담 D가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소유자인 구스타브를 유일한 상속인으로 지명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구스타브는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드미트리는 살인자로 지목되어 나라 밖으로 도망친다. 구스타브는 유산 덕분에 주브로브카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 중 하나가 된다. 제로는 컨시어지 자리를 물려받고 구스타브의 주례로 아가사와 결혼한다.
그러나 이러한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세 사람이 기차로 여행하던 중 군인들이 제로에게 신분증을 요구한다. 제로가 신분증을 보여 주는데도 불구하고, 그들은 제로를 체포하려고 한다. 그러자 구스타브가 나서서 이를 저지하는데, 이로 인해 군인들과 구스타브 사이에는 시비가 벌어진다. 한 군인이 거세게 반항하는 구스타브를 쏘아 죽인다.
구스타브의 유언에 따라 제로는 그의 유산을 상속받고 호텔의 소유자가 된다. 얼마 후 아가사는 아들을 낳았지만, 아가사와 아들은 곧 독감으로 사망하고 말아 제로는 다시 혼자가 되었다. 제로는 아내와 아들을 생각하며 혼자서 손님이 거의 끊긴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운영한다.
아주 독특한 영화였다. 무엇보다 영화 전체의 색채와 구도가 아주 특이하다. 마치 밝은 파스텔 색으로 그려진 그림들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이야기의 전체 스토리는 쓸쓸하고 비극적이지만, 각 장면들은 유머와 위트로 넘친다. 이 영화를 감상하기 전까지는 이 영화에 대한 사전 지식이 전혀 없었다. 오랜만에 재미있는 영화를 즐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