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27) 동남아 횡단여행 (25)
시판돈에서 얻을 수 있는 기쁨이 무엇인가 묻는다면 나는 다음 두 가지를 꼽는다.
첫 번째는 방갈로 데크의 해먹에 누워 시원한 메콩강의 바람을 맞으며 낮잠을 즐기는 일이다. 해먹에 누워 약간의 흔들림에 몸을 맡기고 졸다 깨다 하는 그 기분은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안락감과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준다.
두 번째는 해 질 무렵 강바람을 맞으며 메콩강 옆길을 산책하는 일이다. 이곳은 열대 지방이라 낮에는 덥고 바람도 없다. 그러나 해 질 무렵이 되면 서늘한 강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강바람을 맞으며 메콩강 옆으로 높은 야자수 숲길을 산책하노라면 이곳이 정말 천국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쉽게도 이 기쁨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은 하루 1시간 정도뿐이다.
느지막이 일어나 늦은 아침을 먹었다. 해먹에 몸을 맡기고 음악을 듣고 있자니 어느새 잠이 들어버린다. 그러다가 잠이 깨서는 또 잠이 들고. 어젯밤 충분히 잤는데 왜 이렇게 잠이 쏟아지는지 모르겠다. 잠을 자고 깨고를 몇 번이나 반복했는지 모르겠다.
어느새 늦은 오후가 되었다. 일어나기 싫었지만 이 마법의 시간을 놓칠 수 없다. 하루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시간을 "매직 아워(Magic Hour)"라 한다. 해가 질 무렵 빛의 영향으로 모든 사물이 평소보다 몇 배나 아름답게 보이기 때문이다. 나는 시판돈의 매직 아워를 메콩강의 강바람과 풍경, 그리고 야자수 숲길이 만들어내는 "마법의 촉감"의 시간이라 하고 싶다.
오늘은 어제의 산책길과 반대 방향인 프랑스 다리 쪽으로 걸었다. 다리 아래로는 돈뎃과 돈콘을 가르는 메콩강이 급류가 되어 흘러간다. 잠시 산책을 즐기다가 숙소로 돌아왔다. 오늘은 여행 후 처음으로 하루의 대부분을 낮잠으로 보낸 날이었다.
계획대로라면 내일 시판돈을 떠나야 한다. 그러나 이대로 떠나기는 너무나 아쉬워 하루를 더 연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