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덩케르크(Dunkirk),

제2차 세계대전 초기 영불 연합군의 덩케르크 철수작전

by 이재형

■ 개요


영화 <덩케르크>(원제: Dunkirk)는 2017년 미국,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가 공동 제작한 역사 전쟁 영화로, 제2차 세계대전의 덩케르크 철수 작전을 육지, 바다, 공중의 세 가지 시점에서 그리고 있다. 이 영화는 전 세계적으로 5억 3천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렸으며, 2023년 <오펜하이머>에 의해 추월당하기 전까지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린 제2차 세계대전 관련 영화였다.


이 영화는 영화 전문가들로부터 각본, 연출, 편집, 음악, 음향 디자인 및 촬영 기법 등 모든 면에 걸쳐 찬사를 받았으며, 일부 비평가들은 가장 위대한 전쟁 영화 중 하나이자 2010년대 최고의 영화 중 하나로 평가했다. 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과 최우수 감독상을 포함하여 8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으며, 최우수 음향 편집상, 최우수 음향 믹싱상, 최우수 편집상을 수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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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덩케르크 철수 작전(다이나모 작전)에 대하여


덩케르크 철수 작전(Dunkirk Evacuation)은 제2차 세계대전 초기에 절망적인 전황에서 연합군 병력을 구출한 역사적인 대규모 해상 탈출 작전이다.


1940년 5월, 독일군의 기습적인 프랑스 침공(전격전)으로 인해 영국 원정군(BEF)과 프랑스군, 벨기에군을 포함한 연합군 주력 약 40만 명이 프랑스 북부 해안 도시 덩케르크에 포위되어 고립되는 위기에 처하였다. 연합군은 이들을 구출하기 위해 ‘다이나모 작전’(Operation Dynamo)을 수립하였는데, 이는 포위된 연합군 병력을 영국 본토로 철수시키는 것이었다.


이 작전에는 영국 해군과 함께 어선, 요트, 유람선, 바지선 등 영국 전역에서 징발되거나 자발적으로 참여한 수백 척의 민간 소형 선박이 투입되었다. 공식 군함 외에 민간 선박들이 대거 참여한 이 작전은 '작은 배들의 기적'(The Miracle of the Little Ships)이라 불린다. 독일 공군의 쉴 새 없는 폭격과 잠수함의 공격이 이어지는 가운데, 해안의 얕은 수심과 조수 간만의 차로 인해 대형 함정이 해안에 접근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작은 배들이 병사들을 대형 함정으로 실어 나르는 과정이 반복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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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며칠 사이에 이루어진 작전 기간 동안 총 33만 8천여 명의 연합군 병력이 기적적으로 영국 본토로 철수하는 데 성공하였다. 이 중에는 약 12만 명의 프랑스 병사도 포함되어 있다. 연합군은 대부분의 중장비와 전쟁 물자를 덩케르크 해변에 남겨두고 철수해야 했으며, 수많은 함정과 항공기 손실을 입었다. 또한 철수를 엄호한 프랑스군 후위 부대는 결국 독일군에 포로가 되고 말았다.


이 작전은 비록 군사적인 패배 속에서 이루어진 철수였으나, 연합군의 주력 병력을 보존함으로써 영국이 전쟁을 지속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였고, 영국 국민들의 항전 의지를 고취시켰다. 따라서 이 작전은 흔히 '승리로 이끈 패배'로서, 제2차 세계대전의 중요한 분수령 중 하나로 평가된다.


이 작전과 관련하여 지금까지도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가 하나 있다. 5월 24일, 해안에 도달한 독일군 기갑 부대가 덩케르크로 진격하여 연합군을 완전히 괴멸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에, 히틀러는 돌연 진격 정지 명령을 내렸다. 이 3일간의 정지 기간은 연합군에게 결정적인 시간을 벌어주었다. 이 틈을 이용해 영국군은 '다이나모 작전'을 준비하고 병력을 덩케르크 해안으로 집결시켜 철수 작전을 시작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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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가 왜 갑자기 진격 정지 명령을 내렸는지는 군사 역사상 가장 큰 논쟁거리 중 하나이다. 주요 이유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추정된다.


• 기갑 부대 보존 및 전술적 우려: 독일군은 전격전으로 급속히 진격하며 기갑 부대를 성공적으로 운용하였으나, 이로 인해 보병 부대와의 거리가 크게 벌어져 있었다. 히틀러는 선두 기갑 부대가 고립되거나, 덩케르크 근처의 늪지대 등 험한 지형에서 연합군의 역습으로 손상을 입을 것을 우려하였다.

• 공군력에 대한 과신과 역할 분담: 독일 공군 총사령관 헤르만 괴링은 히틀러에게 공군 전력만으로 덩케르크 해변에 고립된 연합군을 섬멸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였다. 히틀러는 공군의 역량을 과시하고 공군에 독자적인 전과를 올릴 기회를 부여하고자 괴링의 주장을 받아들여 지상군 진격을 멈추는 데 동의하였다.

• 영국과의 평화 협상 고려: 한때 가장 널리 알려진 가설 중 하나로서, 히틀러가 영국과의 전쟁 지속을 원치 않았으며, 영국군 주력의 탈출을 허용함으로써 영국과의 우호적인 강화 협상을 시도하려는 정치적 계산이 있었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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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등장인물


• 도슨(Dawson): 소형 요트 '문스톤 호'의 선주로서, 철수 작전에 자원한 민간인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 피터(Peter): 도슨의 아들이다.

• 조지(George): 피터의 친구로서, 함께 문스톤 호에 오른다.

• 볼턴(Bolton): 덩케르크 항의 철수 작전을 현장에서 지휘하는 해군 대령이다.

• 떨고 있는 장교: 문스톤 호에 구조된 육군 장교이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 난동을 부리다 조지를 다치게 한다.

• 토미(Tommy): 덩케르크 해안에 고립된 영국 육군 이병이다.

• 알렉스(Alex): 토미와 함께 탈출을 시도하는 육군 이병이다.

• 깁슨(Gibson): 토미와 함께 행동하는 병사로, 사실은 영국군 옷을 입은 프랑스군이다.

• 파리어(Farrier): 연합군을 엄호하는 영국 공군 스핏파이어 조종사이다.

• 콜린스(Collins): 파리어와 함께 임무를 수행하는 영국 공군 소위이다.


■ 줄거리


1940년, 프랑스 전투 중 연합군 병사들은 덩케르크로 후퇴한다. 영국군 병사 토미는 소대원들을 잃고 프랑스군이 지키는 경계선을 넘어 수천 명이 철수를 기다리는 해안에 도착한다. 그는 그곳에서 만난 병사인 깁슨을 도와 시체를 묻는다. 그때 독일 공군의 폭격기가 공격해와 연합군은 많은 피해를 입지만 토미는 살아남는다.


그들은 부상당한 병사를 들것에 실어 부두에 정박해 있는 병원선으로 서둘러 옮기지만, 배에 오르지 못하고 다시 탈출해 나온다. 토미는 침몰하는 배에서 빠져나오던 병사 알렉스를 구해준다. 그날 밤 세 사람은 구축함에 탑승하지만, 배가 출항하기도 전에 U-보트의 어뢰에 맞는다. 배가 침몰하자 깁슨은 토미와 알렉스를 구하고, 그들은 해변으로 다시 돌아온다.


영국 해군은 철수 작전을 위해 민간 선박들을 징발한다. 도슨은 자신의 요트가 징발되는 것을 기다리지 않고, 아들 피터와 함께 직접 '문스톤 호'를 몰고 출항한다. 이때 피터의 친구인 조지도 함께 가겠다며 따라나선다. 그들은 해협에서 침몰한 배의 잔해 위에 있던 한 장교를 구해준다. 그 장교는 공황 상태에 빠져 있다. 장교는 도슨이 덩케르크로 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두려움에 떨며 회항을 강요하다 난동을 부린다. 이 과정에서 조지가 장교에게 밀쳐져 계단 아래로 떨어지며 머리에 심각한 부상을 입는다.

영국 공군기 세 대가 철수 작전을 돕기 위해 덩케르크로 날아간다. 그들은 독일 전투기와 공중전을 벌이는데, 조종사 콜린스는 피격을 받고 바다에 비상 착륙한다. 문스톤 호 근처에 떨어진 콜린스는 콕핏에 갇혀 익사할 뻔하지만, 도슨과 피터에 의해 극적으로 구조된다.


한편 덩케르크 해안에서는 토미, 알렉스, 깁슨이 좌초된 민간 어선을 발견하고, 만조가 되어 배가 뜨기를 기다리며 안에 숨는다. 그러나 근처에 있던 독일군이 어선을 표적 삼아 총격을 가하기 시작한다. 얼마 후 밀물이 시작되면서 배가 떠오르기 시작하지만, 총탄 구멍으로 물이 차올라 항해가 불가능해진다. 일행은 침몰하는 배에서 탈출하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프랑스군임이 밝혀졌던 깁슨은 빠져나오지 못하고 익사한다.


문스톤 호는 침몰하는 함선에서 쏟아져 나온 수많은 병사를 구조한다. 구조된 병사 중 한 명이 조지가 부상으로 사망했음을 확인한다. 공군 조종사 파리어는 연료가 떨어진 상태에서도 마지막까지 폭격기를 격격추시킨다. 폭격기가 바다에 추락하며 유출된 기름에 불이 붙어 바다는 불바다가 되지만, 토미와 알렉스는 문스톤 호에 의해 구출된다. 도슨은 과거 공군이었던 맏아들의 경험을 떠올리며 독일 공군기의 공격을 노련하게 피해 간다.

결국 33만여 명의 병사가 철수하는 데 성공한다. 철수 작전 사령관인 볼턴은 프랑스군 철수까지 돕기 위해 해변에 남는다. 구조된 장교와 콜린스는 도슨 일행과 헤어지고, 피터는 지역 신문에 조지를 '덩케르크의 영웅'으로 기리는 추도문을 올린다. 토미와 알렉스는 기차를 타고 영국 민중의 환대를 받으며 귀환한다. 토미는 신문에 실린 처칠의 연설문을 읽으며 안도와 복잡한 감정에 잠긴다.


■ 약간의 감상


이 영화가 평론가들로부터 전쟁 영화의 명작으로 평가받았고 상업적으로도 대성공을 거두었지만, 개인적으로는 큰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영화의 주역인 토미와 알렉스, 도슨 부자, 그리고 구조된 장교와 콜린스 가운데 도슨 부자를 제외하고는 특별히 영웅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그저 생존에 급급한 병사들의 모습이 주를 이룬다.


영화 전체의 내용이 한 주인공에게 집중되지 못하고 여러 인물의 모습을 병렬적으로 보여주는 구성 역시 드라마로서의 긴장감을 떨어뜨리는 요소였다. 결국 세 그룹이 문스톤 호에서 만나 영국으로 귀환하는 것으로 끝을 맺는데, 전개 과정이 다소 평이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처럼 전쟁 영화 특유의 긴장감과 긴박감이 덜하게 느껴지는 것은, 승리가 아닌 '철수 작전' 자체를 소재로 삼았다는 점이 주는 서사적 한계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