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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Oct 06. 2021

영화: 내일을 향해 쏴라

유쾌한 갱의 이야기를 담은 밝은 분위기의 비극적 서부영화

1970년 무렵이 되면서 미국 팝송(pop song)이 우리나라에 쏟아져 들어왔으며, 국내에서 팝송 애호가들의 수가 급속히 늘어났다. 대학생들이 모이는 다방에는 여기저기 팝송이 흘러나왔으며, 곳곳에 음악 감상실이 생겨 팝송 애호가들은 팝송을 쉽게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팝송이 대중화되면서 라디오 방송에서도 팝송을 방송하는 횟수가 늘어났다. 


이때 크게 대히트를 친 팝송이 있었으니, 바로 <Raindrops Keep Fallin' On My Head>(머리 위로 빗방울이 계속 떨어지네)라는 노래였다. 이 노래는 서부를 무대로 한 갱단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내일을 향해 쏴라>(원제: Butch Cassidy And The Sundance Kid)의 주제가였다. 영화 <내일을 향해 쏴라>는 1970년 미국에서 제작된 영화인데 폴 뉴먼과 로버트 레드포드가 주연을 맡았다. 


이 영화는 실제로 있었던 갱단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것이다. 미국 서부에서 부치 캐시디(폴 뉴먼)와 선댄스(로버트 레드포드)는 갱단을 이끌고 은행만을 전문적으로 털었다. 이들은 다른 갱단과는 달리 돈은 털었지만 가능한 한 사람을 살상하지는 않았다. 보스인 캐시디는 머리가 좋고 입심은 좋지만 총솜씨는 별로이나, 선댄스는 과묵하지만 총솜씨 하나만은 일품이다. 이 둘은 미래에 대한 희망도 없이 돈이 생기면 써버리고, 없으면 다시 은행을 터는 생활을 하지만 매우 낙천적이다. 


이들은 전공분야인 은행이 아닌 열차를 몇 번 털었다가 체포조의 추격을 받게 된다. 캐시디와 선댄스는 체포대의 집요한 추적에 쫓기다가 결국은 선댄스의 애인 에타와 셋이서 볼리비아로 도피하게 된다. 이들은 볼리비아에서도 처음에는 전공을 살려 은행털이를 하지만, 나중에는 광산에 정식으로 취직하여 노동자들에게 지급하는 봉급을 호송하는 일을 하게 된다. 둘은 봉급을 털려는 산적들을 모두 소탕하는 공을 세운다. 그러나 과거 이들이 은행을 턴 일이 발각되어 경찰과 군대가 이들을 체포하러 온다. 막다른 길에 몰린 캐시디와 선댄스는 집을 포위한 수백 명의 군대를 뚫기 위하여 권총을 들고 나오지만 그들에게 집중 사격이 쏟아진다. 

영화 전체의 스토리를 보면 주인공들이 은행 갱이라는 범죄를 저질러 추격을 피해 볼리비아로 도피하고, 거기서 다시 범죄를 저지르긴 했으나 범죄에서 손을 씻고 새로운 출발을 하려던 차에 경찰에 의해 살해된다는 비극적인 이야기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주인공들의 낙천적인 생활 태도, 그리고 서부의 넓은 자연이 어울려 전반적인 분위기는 가볍고 경쾌하다. 특히 주제가 <Raindrops Keep Fallin' On My Head>가 흘러나오는 속에서 자전거를 타고 흥겹게 어울리는 장면은 기분 좋은 훈훈함을 느끼게도 한다. 


주연 배우인 폴 뉴먼과 로버트 레드포드는 나중에 영화 <스팅>에서 다시 어울리는 좋은 콤비로 출현한다. 영화 <내일을 향해 쏴라>와 <스팅>은 주인공이 같아서인지 스토리와 분위기가 상당히 닮은 느낌이다. 다만, <내일을 향해 쏴라>는 주인공들이 사살당하는 비극으로 끝나지만, <스팅>은 사기도박 작전이 성공했다는 점이 차이라면 차이랄까...  

  https://youtu.be/_VyA2f6hGW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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