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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Jan 07. 2021

중국 여행 E5 호수 속의 섬, 섬 속의 호수

(2019.11.7) 서호 유람선과 호수 속의 섬

내일은 귀국하는 날이다. 상해 푸동 공항에서 오후 2시 반에 출발하는 비행기니까 이곳에서 9시 이전에는 출발해야 한다. 푸동 공항행 리무진 버스를 예매하기 위해 항저우 역으로 갔다. 역이 하도 넓어 사전 답사를 해두지 않으면 낭패를 당할 것 같아서였다. 8시 반 버스를 예매했으니, 내일 아침엔 5시 반에는 일어나야겠다.


예매 후 다시 서호로 갔다. 어제 걷지 못한 구간과 명승지를 보기 위해서이다. 갑자기 세찬 비가 쏟아진다. 오늘 일정은 망치는 건가... 우산을 사서 쓰고 다니니 비는 오락가락한다. 서호에 도착하니 유람선 선착장이 보인다. 비를 맞으며 걷기보단 유람선이나 타고 호수의 절경을 즐기자. 승선료는 70위안인데, 경로할인으로 60위안에 티켓을 샀다.


용처럼 생긴 황금색의 배다. 배는 호수 가운데를 이리저리 다니다, 어느 섬에 우리를 내려준다. 그 섬은 가운데가 호수로서, 마치 도넛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섬 가운데 호수를 이리저리 가로질러 아름다운 돌다리가 놓여 있으며, 그 연결점에는 풍경과 잘 어울리는 정자나 건물이 세워져 있다. 서호를 절경이라 한다면, 이 섬은 그야말로 절경 중의 절경이다. 섬 둘레를 걷고, 또 섬 가운데에 놓여 진 다리를 건너다보면, 어느 각도에서 보더라도 또 새로운 경치가 펼쳐진다.


배 시간이 마음에 걸리지만 어떻게든 되겠지 생각하고 섬 전체를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경치를 즐겼다. 소동파가 서호의 경치에 흠뻑 빠졌던 것이 이해될만하다...라고 생각했는데, 불현듯 소동파가 살아 있을 때 과연 이 아름다운 나무와 숲, 그리고 다리와 건축물이 있었을까? 그리고 서호도 지금의 모습이었을까 하는 의문도 문득 들었다.

유람선과 호수 속의 섬 풍경  

서호 구경을 마치고 나니 어느덧 저녁때. 눈에 끌리는 식당이 보이지 않는다. 호텔로 걸어오다 보니 대부분 면이나 밥, 꼬치 등 단품을 파는 작은 식당들만 보인다. 그렇게 걷다 보니 어느덧 호텔에 도착했다. 차라리 호텔 식당이 나을 것 같았다. 오늘 거의 3만 보 가까이 걸었다.


맥주 2병을 시켜 갈증을 풀고 음식을 주문했다. 동파육과 쇠고기 요리, 생선요리, 조개요리 등 고루 시켰다. 이곳 동파육은 좋았다. 중국 도착한 첫날 마시다 남은 죽엽청을 곁들여 먹으니 맛이 그만이다. 푸짐한 음식에 맥주 2병, 그리고 고량주  작은 것 2병을 주문했는데도 5만 원 남짓이다. 중국은 먹을 것과 교통비는 정말 싸다.


내일은 아침 일찍 출발해야 하므로 빨리 저녁을 마쳤다. 상해나 항주 모두 제주도보다 훨씬 남쪽에 있어 낮에 돌아다니면 아직 덥다. 그러나 밤이 깊어지면 호텔은 좀 추워진다. 난방은 아예 없는 것 같다. 집에서 가져온 전기매트를 잘 쓰고 있다. 뜨끈뜨끈하여 땀을 푹 흘리고 자고 나면 아침이 무척 상쾌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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