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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Jan 15. 2021

중국 여행 E7 에필로그

몇 가지 단상

1. 중국의 벤치마킹 국가: 중국인의 패션과 몸단장


나라가 발전할수록 사람들은 세련된 옷을 입고 몸단장에도 신경 쓴다. 이때는 자기보다 발전된 다른 나라 스타일을 쫒는 경우가 많다. 중국인들이 알게 모르게 본받게 되는 나라가 둘 있다. 바로 한국과 일본이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사람들의 옷차림이나 화장이 비슷한 것 같지만 상당한 차이가 있다. 특히 여성의 경우는 외관상 쉽게 구분할 수 있다. 화장이 다르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은 우리나라를 많이 따른 것 같다. 상해 번화가에서 세련된 젊은이들을 보면 우리 젊은이들과 전혀 구분이 되지 않는다. 화장, 패션 등이 우리나라 그대로이다. 일본인 스타일과는 전혀 다르다. 상해 변두리나 발전이 더딘 다른 도시에 가면 아직 촌티를 벗지 못한 사람이 대부분이지만, 번화가에서 좀 멋을 부린다는 사람들은 완전히 한국 스타일이다.


몇 년 전 중국 반독점법에 대해 연구한 적이 있다. 중국 정책당국자들이나 학자들은 EU 경쟁법을 벤치마킹하여 중국 반독점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내가 보긴 우리나라 공정거래법을 그대로 가져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EU 경쟁법과는 기본이념은 통할지 모르나 법체계는 전혀 다르다. 미국과 일본의 경쟁법과도 다르다. 그 대신 우리나라 공정거래법과는 내용상으로는 물론 법 체계도 마치 판박이라 할 만큼 흡사하다. 우리나라는 여러 면에서 중국의 모델이 되고 있는 것 같다.


2. 통제사회


중국이 개방되고 시장경제로의 전환으로 경제적 자유가 크게 확대된 것은 틀림없지만 정치적으로는 여전히 공산당 일당독재국가이다. 국민의 정치적 자유도 크게 억압되고 있으며, 정보는 엄격히 통제되고 있다. 물론 공산당이나 정부를 지지하는 국민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건 틀림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독재와 정치적 억압을 정당화하는 논리는 될 수 없을 것이다.


중국이 경제발전을 지속하더라도 정치 발전, 자유, 인권, 문화 등 인류가 지향하는 보편적 가치를 구현하지 못하는 한 진정한 세계의 리더 국가가 되기는 어려울 걸로 생각한다. 작금의 홍콩 사태에 대해서도 관련 정보가 거의 통제되고 있다고 한다. 티베트와 신장에 대한 탄압도 그렇고. 중국인들의 국가주의적 성향도 강한 것 같은데, 이 역시 저발전 단계에 있는 국가들의 특징이다. 얼마 전 영국에서 있었던 스코틀랜드 독립 국민투표와 대비가 된다.


중국이 정치, 경제적으로 선진국으로, 그리고 세계의 리더국이 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고, 그에 따라 겪어야 할 사회적 진통도 적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3. 정부의 재량권과 제도 리스크


몇 년 전까지 우리 기업들의 중국 진출이 활발했을 때, 너나없이 중국이 기업 하기에 얼마나 자유로운 국가이고, 그에 비해 우리나라는 각종 규제 때문에 기업 하기가 너무 어렵다고 불평을 하였다. 그리고 나아가서는 중국을 본받아야 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게 나왔다. 그러던 것이 최근 중국에서 사업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중국으로부터 철수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그런 목소리들이 쑥 들어가 버렸다.


중국은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지향하는 국가로 여전히 경제에 대한 국가의 통제가 강하다. 사회주의 시장경제는 기본목표는 사회주의적 가치를 지향하지만 이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시장경제를 활용한다는 것이다. 만약 사회주의적 가치와 시장경제가 충돌하는 경우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 당연히 최종 목표인 사회주의적 가치를 지키고, 그 수단인 시장경제가 포기될 수밖에 없다. 물론 사회주의적 가치가 무엇인가 물으면 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하는 대답이 많긴 하지만...


기업 활동에 대해서도 여전히 국가의 통제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한국보다 더 큰 자유를 느끼는가? 그것은 제도의 미비에서 찾아야 할 것 같다. 중국은 아직 개도국 수준으로서 선진 시장경제라면 갖추어야 할 제도가 충분이 정비되어 있지 못할 것이다. 산업입지, 환경, 노동, 회사 제도 등 여러 면에서 제도가 불완전하니까 기업으로서는 그만큼 많은 허점이 보이고, 따라서 기업 하기에 편한 점도 많을 것이다.


국가의 힘이 강한 반면 제도의 정비가 불충분하다면 필연적으로 정부의 자유재량권이 커진다. 이것은 한편으로는 편법을 통한 기업 운영을 쉽게 하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기업경영의 불확실성을 높인다. 제도 리스크가 커진다는 의미이다. 투자금을 거의 건지지 못하고 중국에서 쫓겨나다시피 한 롯데의 경우가 좋은 사례일 것이다. 여전히 중국에 대한 직접투자가 많지만, 중국에서 철수하는 외국기업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제도 리스크는 앞으로 중국 경제 발전에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될 거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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