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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Jan 11. 2021

중국 여행 E6 귀국길

(2019. 11. 8) 다시 서울로

오늘은 귀국하는 날이다. 상해 푸동  공항에서 오후 2시에 출발하는 비행기이므로 서둘러야 한다. 어제 오전 마신 커피 탓인지 잠을 한 숨도 못 잤다. 밤새 뒤척이다가 5시 반 좀 넘어 자리에서 일어나 짐을 샀다. 짐이 별로 없어 단출하다.


식당에 미리 가 빠른 아침 식사를 하고 호텔 체크 아웃을 했다. 체크 아웃에 의외로 시간이 걸린다. 게다가 말이 잘 통하지 않으니 시간이 더 지체될 수밖에 없다. 지하철을 한번 갈아타고, 푸동공항행 리무진 버스가 있는 항저우 역으로 갔다. 리무진 버스 출발장소는 항저우 역 한 귀퉁이에 있는 시외버스 터미널에 있는데, 화려하고 거대한 항저우 역사(驛舍)에 비해서는 너무 초라하다. 그리고 청소도 제대로 되어있지 않아 조금 지저분한 느낌을 준다.


중국의 대부분의 장소가 그러한 경향이 있는 것 같다. 하드웨어의 외양은 화려하고 멋있다. 그러나 그 하드웨어 조차도 조금만 뒤를 들쳐보면 고쳐야 될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하물며 소프트웨어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선진국의 궤도에 오르려면 아직은 멀었다고 생각한다. 중국의 급속한 경제발전을 두고 중국을 높게 평가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나는 그러한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 중국의 1인당 GDP는 1만 불 정도로 우리나라의 1/3 정도다. 국가의 전반적 수준도 그 정도의 차이가 난다고 생각한다.


공항리무진의 요금은 고속철도 요금의 2배 정도 되는데, 우리나라 시외버스보다 못한 수준이다. 버스도 낡았고, 좌석은 우리 시외버스와 비슷한데 청소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았다. 택시를 타도 외형은 깨끗한데 안은 매우 지저분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앞으로 중국이 발전하면서 이런 점들도 점점 나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에서 물건을 사는 등 어떤 일을 하다가, 내용을 몰라 직원에게 묻거나 이의를 제기하면 상대방은 마치 싸울 듯이 화난 큰소리로 야단을 치는 듯한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트러블을 일으키기 싫어 알았다고 하고 더 이상의 대화를 중단하고 만다. 그런데 후배 말을 들으니, 이 사람들의 평소 말하는 습관이 그렇다고 한다. 특히 사성(四聲)이 있어 목소리가 크고 격하게 들린다고 한다. 함께 있어보면 대부분 좋은 사람이란다. 그런데 언어습관이 낯설어 아직도 적응이 잘 안된다고 한다.


3시간 정도 걸려 푸동공항에 도착했다. 몇 번의 짐 검사를 거쳐 공항 안으로 들어갔다. 지하철과 버스를 합쳐 오늘만 벌써 짐 검사를 10번 가까이 받은 것 같다. 이것도 일종의 스트레스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경우 여자들은 가슴이 아파 명품 가방을 가지고 다니지 못할 것 같다. 수백, 수 천만 원짜리 가방을 짐 검사한다고 함부로 내던져 검사기에 통과시키니 가방이 함부로 다루어질 때 얼마나 가슴이 아플까?


푸동 공항은 2003년에 한 번 이용해 보고 이번이 두 번째이다. 그때는 무척 크고 화려했던 것 같았는데, 지금은 그런 기분이 별로 안 든다. 인천공항과 비슷한 시기에 건설된 것으로 아는데, 인천공항에 비해 무척 낡았다는 느낌이 든다. 관리가 제대로 못된 면도 있을 거고, 조명이나 레이아웃 등의 기술이 떨어진 면도 있을 거다.


중국술이나 한 병 사들고 갈까 해서 면세점을 어슬렁 거려본다. 이전에는 중국에서 귀국할 때 수정방이나 오량액 등 비싼 술을 사 왔지만 지금은 그러지 않는다. 우리 돈으로 오천 원에서 이삼만 원 정도 하는 싼 것으로 산다. 이 정도의 술도 충분히 맛있고, 또 내가 비싼 고급술과 싼 술의 맛의 차이를 구분도 못하기 때문이다. 면세점도 우리 공항과 비교하면 좀 초라한 느낌이 든다.


비행기가 출발했다. 인천공항에 도착하니 5시 조금 전. 생각보다 빨리 왔다. 세종행 리무진 버스가 들어온다. 번쩍번쩍하는 고급버스다. 전에는 전혀 느끼지 못했는데, 중국 공항리무진과 비교하니 초호화 버스이다. 서비스도 훨씬 좋고. 9시가 넘어 세종시 집에 도착했다. 빡빡한 일정이었지만 재미있는 5박 6일 중국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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