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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Jan 15. 2022

영화:십팔반무예(十八般武藝)

중국 전통의 십팔반무예를 소재로 한 영화

청나라 말 외세에 대항한다는 목적으로 의화단이란 단체가 만들어졌다. 의화단이란 당시 서구 제국주의의 침탈에 의해 도탄에 빠져있던 중국에서 이들에 반대하는 민중운동으로부터 조직된 단체이다. 이들은 서양세력에 대한 반기는 반기독교 운동으로 표출되어 구교운동(動)을 펼치게 되었다. 이들은 전국적으로 봉기하여 중국 각지에서 외세에 저항하였다. 당시 청나라 정부는 이들에 대해 어정쩡한 자세를 취하였다. 이들은 한 때 북경을 점령하였으나, 자신들의 외교공관을 지킨다는 명목으로 서구의 군대가 파견되어 1900년 이들을 진압하였다. 서구 군대의 이화단 진입 사건은 <북경의 55일>이란 제목으로 영화화된 바 있다.


십팔반무예는 중국의 송대(宋代)부터 자리잡기 시작한 무예로서, 18종류의 병기를 이용한 무술을 말한다. 영화 <십팔반무예>(十八般武藝)는 1982년 홍콩에서 제작된 영화로서, 우리나라에서는 <전설의 무예>라는 제목으로 개봉되었다. 이 영화는 의화단의 내부 분쟁을 소재로 한 것이다.  


의화단은 외세에 대항한다는 명분을 세웠지만, 상당히 주술적이고 미신적인 구석이 많았다. 의화단의 가르침을 열심히 따르고 신체를 단련하면 맨몸으로 총알도 막을 수 있다고 믿는다. 청나라 고위관리가 의화단 본부를 찾자, 의화단의 총관은 자신을 따르는 의화 단원들이 수련을 통해 총알도 맨몸으로 받아낼 수 있다고 장담한다. 그리고는 웃통을 벗은 제자들을 향해 총을 쏘게 한다. 인간의 몸으로 총알을 받아낸다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당연한 일, 시험에 나선 제자들은 그 자리에서 모두 죽고 만다. 그렇지만 총관은 수련을 더욱 정진하면 총알도 충분히 막을 수 있다는 주장을 거두지 않는다.


총관은 얼마 전 뇌공이란 의화단의 고위간부를 의화단의 포교를 위해 광동지역에 파견한 바 있다. 그런데 뇌공이 자신의 명을 따르지 않고, 오히려 의화단을 해산시켰다는 소식을 접하게 된다. 크게 노한 총관은 뇌공을 죽이라고 주술사, 청부살인업자, 무술 고수라는 세 명의 암살자를 각각 파견한다. 이들의 임무는 문파를 문파를 해체하고 은둔 생활 중인 배신자 뇌공을 처단하는 일이다. 이들은 서로의 정체를 모른 채 배신자를 찾아 나선다.

뇌공을 찾는 과정에서 주술사와 청부살인업자는 오히려 뇌공에게 당하며, 마지막으로 남은 무술 고수가 뇌공과 결투를 벌이게 된다. 이 둘의 결투에서 화려한 십팔반 무예가 시전 된다. 18종류의 병기를 사용하는 십팔반무예를 이용한 결투 장면은 이 영화의 압권이다. 뇌공은 긴 결투 끝에 자신을 죽이러 온 무술 고수를 제압한 후, 쓸데없이 의화단 같은 단체에 휩쓸리지 말라는 조언을 남긴 채 사라진다.


이 영화에서는 유명한 무술배우 유가휘(刘家辉)가 무술 고수로 출연한다. 그와 뇌공이 벌이는 18반 무예를 바탕으로 한 결투 장면은 볼 만하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코미디적 요소도 끼워 넣어 관객들에게 웃음을 주려 한다. 그런데 그 홍콩식 억지웃음이 조금도 웃기지 않는다. 오히려 불쾌하고 혐오스런 느낌이 많이 든다. 예를 들면 물 위에 만들어진 변소에서 벌어지는 결투 장면이 나온다. 변소 통속에 밀어 넣으려 하고, 들어가지 않으려 하면서 결투가 벌어진다. 그러다가 마침내 변소 바로 아래 있는 물속에 빠져 오물을 덮어쓰는 그런 장면이 나온다.


이런 식의 장면은 홍콩 무협영화를 보면 종종 나온다. 특히 코믹적 요소를 가미한 영화는 더욱 그렇다. 나는 그걸 보고 더럽고 역겹기만 하며 조금도 웃음이 나오지 않는데, 홍콩 사람들이나 중국사람들은 그런 걸 보고 웃음이 나오는지 참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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