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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Jan 22. 2022

영화: 박수칠 때 떠나라

TV쇼로 생중계되는 살인사건 수사

영화 <박수칠 때 떠나라>는 영화보다는 그 제목으로부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영화를 본 사람은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지만, 여러 사회분야에서 퇴장 시기를 놓친 사람들을 향해 던지는 말로서 유행하였다. 그러나 박수칠 때 떠날 사람은 많지 않다. 박수를 받을 때가 사람들의 가장 황금기이며, 그 황금기에 그 자리를 떠난다는 것은 누구에게도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지고 보면 “박수칠 때 떠나라”라는 말은 결과론에 불과하다. 사람에 따라서는 황금기에 이르러 그 인기를 계속 유지하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있다. 인기가 급락한 사람들에게야 “박수칠 때 떠나라”라는 말이 의미 있겠지만, 인기를 계속 유지한 사람이 볼 때는 그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판단이라고 생각할까?


영화 <박수칠 때 떠나라>는 2005년에 개봉되었다. 강남의 최고급 호텔에서 칼에 9군데나 찔린 체 살해된 시체가 발견된다. 시체의 주인공은 뛰어난 미모를 자랑하는 A급 카피라이터 정유정이었다. 현장에서 휘발유 통을 들고 있던 김영훈은 용의자로서 바로 검거된다. 


방송국과 검찰 및 검경은 서로 이해가 맞아 이 사건 수사의 전 과정을 일종의 쇼로서 중계방송한다고 결정한다. 사건의 진범을 잡기 위해 검찰은 강한 수사활동에 들어가고, 방송은 범죄 전문가 등 사회 각 분야의 전문가를 초청하여 사건의 배경, 증거와 범인의 특정화 등에 대해 토론을 벌인다. 이 TV 수사극은 큰 인기를 얻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지만, 곧 범행이 누구의 소행인지 미궁에 빠질 기미가 보이자 시청률은 급락하고 만다. 시청률이 급락하면서 다시 이 프로그램의 시청률을 확보하기 위해 방송국에서는 무당을 불러오는 등 시청률 반전을 위한 온갖 묘안을 짜낸다. 

그러던 중 처음 강력한 용의자로 지목되었던 김영훈은 차츰 혐의를 벗어난다. 그리고 이후에는 호텔 지배인, 벨보이, 또 정유정의 불륜의 상대였던 사장의 딸과 그 애인 등도 한 번씩 강력한 용의자로 등장하게 된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살해의 동기는 다소 인정되지만, 이를 뒷받침할 증거는 확보되지 않는다. 그러던 중 국과수의 부검 결과 정유정이 자살하였다는 증거나 나타나고, 이로서 사건은 마무리된다. 


이 영화를 감상한 후 도대체 이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궁금하였다. 뭐 영화라는 게 꼭 메시지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재미있으면 그걸로도 충분하다. 그렇지만 재미라는 것도 하나의 중요한 메시지이다. 수사 쇼 시청률이 떨어진다고 해서 무당을 초청하는 것도 뜬금없이 보이고, 또 정유정의 유령까지 나타나는 데에야 도대체 이 영화가 무얼 하자는 것인지 모르겠다. 내가 영화를 감상하는 자질이 부족한지, 아니면 영화가 엉망인지 잘 판단이 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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