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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Feb 02. 2022

영화: 가로수의 합창

독립운동과 친일로 갈라진 고향 친구의 엇갈린 길과 사랑

이 영화를 보기 전엔 만화가 이상무의 만화 <비둘기 합창>과 헷갈려 소년 소녀의 이야기인 줄 알았다. 영화를 보니 일제 강점기 시대 독립운동에 뛰어든 친구와 일제의 검사로 출세한 친구의 갈등을 다룬 영화였다. 제목을 왜 “가로수의 합창”이라고 붙였는지는 잘 이해되지 않는다. 제목과 영화 내용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는 모르겠다. 


영화 <가로수의 합창>은 1968년에 제작되었다. 철우(신성일)와 창근은 같은 동네에서 자란 친구로서, 창근은 지주의 아들이며, 철우의 아버지는 창근의 아버지 밑에서 일을 하고 있다. 철우와 창근은 모두 일본 동경으로 유학생 생활을 하고 있다. 철우와 창근은 한국 학생들의 조직한 독서회에 가입하여 독립운동을 하고 있다. 그런데 철우는 창근의 모략에 의해 동지들로부터 배신자로 낙인찍힌다. 창근의 밀고에 의해 독서회 멤버들이 모두 투옥되나, 철우는 그 이후에도 계속 독립운동을 한다. 그러나 창근은 출세를 위해 고등문관시험에 전력을 다한다. 


철우는 일본인 여성인 유미꼬(윤정희)와 사귀고 있다. 그러나 일본 고위 관료인 유미꼬의 아버지는 유미꼬가 조선인과 사귀는 못하도록 한다. 철우가 독립운동으로 감옥에 갇히자, 유미꼬는 철우를 놓아달라고 아버지에게 애원한다. 그렇지만 유미꼬의 아버지는 완강하다. 이때 창근이 고등문관시험에 패스하여 유미꼬에게 청혼을 한다. 그는 철우가 죽었다고 거짓말을 한다. 유미꼬의 아버지도 창근을 마음에 들어 하여 유미꼬에게 창근과 결혼하도록 한다. 결혼이 결정 난 후 창근은 검사가 되어 조선으로 부임하게 되며, 창근과 유미꼬는 귀국 하여 결혼식을 올린다. 

그러나 죽은 줄 알았던 철우가 일본에서 체포되어 조선으로 압송되어 오며, 이 사건에 대해 창근이 검사가 되어 철우에게 징역 10년의 중형을 구형한다. 유미꼬가 철우를 풀어주도록 창근에게 부탁하지만, 점점 더 포악해진 창근은 오히려 유미꼬를 학대한다. 그러던 중 일제가 패망하고 조선이 해방된다. 


창근은 큰일 났다고 하며 유미꼬에게 일본으로 도망가자고 한다. 그러나 유미꼬는 조국이 해방되었는데 어디를 가려고 하느냐고 오히려 창근을 붙잡는다. 그러나 창근은 홀로 일본으로 도주하며, 유미꼬는 조선에 남는다. 감옥에서 풀려나온 철우는 유미꼬와 다시 만나자면 둘은 맺어지지 못하고 헤어진다. 


이 영화를 보면 주인공 철우(신성일) 이상으로 조선 독립을 갈구하는 사람이 유미꼬(윤정희)이다. 그녀는 적극적으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나가는 타입은 아니지만, 연인인 철우를 위한 마음으로, 그리고 창근과 결혼하여 조선으로 와서도 일제의 강점하에 있는 조선에 대해 연민을 보인다. 그녀의 모습에 박열 열사의 일본인 아내인 박문자(朴文子, 일본 이름 카네코 후미꼬(金子文子))의 모습이 겹쳐 보인다. 다만 후미꼬는 항일의 의지를 행동으로 적극적으로 내보인 반면, 유미꼬는 소극적으로 마음으로만 조선의 아픔을 함께 하는 것이 차이라면 차이일 것이다. 

박열 열사와 후미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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