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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Mar 18. 2022

영화: 청풍명월

반정의 소용돌이에서 서로 칼을 겨눈 우정

처음엔 <청풍명월>이란 영화 제목을 보고 조폭 영화인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사극이었다. 이 영화는 원하지 않은 정치적 격변에 의해 서로 칼을 겨누게 된 친구의 이야기이다. 영화 <청풍명월>은 2003년 개봉된 영화로서 최민수와 조재현이 주인공을 맡았다. 


극심한 사회 혼란을 겪은 조선은 태평성대를 위해 엘리트 무관 양성소인 ‘청풍명월’을 조직하게 된다. 청풍명월은 외적의 침입과 사회 혼란으로부터 백성들을 지키기 위해 설립된 것이다. 스승 김인 밑에서 동문수학한 규엽(조재현)과 지환(최민수)은 절친한 친구 사이로서 청풍명월에 가입하게 된다. 인조반정이 일어나자 청풍명월은 반정 공신들의 지시에 의해 반정의 편에 서게 되는데, 지환은 오히려 그러한 청풍명월에 맞서게 된다. 규엽은 부대원을 살리기 위해 반정 세력에 가담하여 청풍명월을 지휘하여 스승 김인과 지환을 치게 된다. 지환은 규엽과 대결 끝에 칼에 맞고 쓰러진다. 


5년 후 규엽은 잔혹하고 냉정한 무관으로 거듭나 청풍명월을 지휘하며 그 명성을 날린다. 그런데 반정을 도모한 공신들을 노리는 자객이 나타나 공신들이 잇달아 암살된다. 자객은 검술의 달인으로서 신출귀몰하며 공신들을 처단하는데, 이를 조사하던 규엽은 자객이 지환이라는 확신을 갖는다. 지환은 스승 김인과 그리고 그의 딸 시영과 함께 반정 공신들을 암살하고 있으며, 규엽은 이들을 쫓는다. 


마침내 나루터에서 이들은 맞닥 뜨리고, 규엽은 스승 김인의 부녀를 죽이고, 결투 끝에 지환도 죽인다. 그리고 규엽은 친구를 죽이게 만든 반정세력에 대해 분노를 감출 수 없어 칼 끝은 반정세력으로 돌린다. 그러나 청풍명월의 많은 무사들 앞에서 중과 부족, 마침내 규엽은 청풍명월의 무사들에 의해 최후를 맞는다. 

나는 사실 이 영화를 보면서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였다. 영화를 다 본 후 영화 정보를 읽고 난 후 영화의 스토리가 위에서 설명한 것과 같다는 것을 이해하였다. 이 영화는 칼싸움 같은 것은 볼만 하지만 기본적으로 스토리 전달에 실패하였다. 인조반정과 반정이 일어났을 때 청풍명월과 이를 움직이는 조정 대신의 세력관계 등이 전혀 조리 있게 설명되지 못하고 있어, 갑자기 청풍명월이라는 조직이 왜 생겼는지, 그리고 반정에서 왜 이들이 반정의 편에 가담하였는지, 그리고 지환과 그의 스승 김인은 왜 반정 편에 섰는지 전혀 이해를 하지 못하였다. 그리고 전투가 벌어지는 장면에서는 그 전투가 왜 벌어지는지도 이해하기 어려웠다.  


마지막 대단원의 내용도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반정 세력의 편에 서서 반정세력을 보호하기 위해 그토록 악랄하게 행동해왔던 규엽이 친구 지환을 죽이고 난 뒤 왜 갑자기 뜬금없이 반정세력을 향해 칼을 겨누게 되는지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럴 거면 진작 스승 김인과 친구 지환이 죽기 전에 함께 반정세력과 싸웠으면, 셋 모두가 죽게 되는 비극으로 끝나지 않아도 좋을 것이 아닌가? 도대체 말이 되지 않는 스토리이다. 나로서는 좋은 평가를 주기 어려운 영화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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