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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Apr 13. 2022

영화: 쿠노이치 인법전 외전 인요녀 시노비

여자 닌자를 소재로 한 B급 닌자 영화

닌자 이야기 가운데 여자 닌자, 즉 쿠노이치(くノ一)를 소재로 한 영화나 소설이 적지 않다. 쿠노이치란 계집 여(女) 자를 파자(破字)한 글자로서, 여자 닌자를 가리키고 있다. 여자들은 선천적인 신체적 힘의 한계 때문에 현실에서는 남자와 동등하게 무력으로 싸우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나 드라마 등에서는 여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하여 남자를 무력으로 제압하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보인다. 거의 대부분은 뻥이라 할 것이다. 


잘 아시다시피 닌자들은 잠입, 암살, 정탐 등 특수 임무를 수행하는 무력 집단이다. 그러므로 닌자들은 일반 병사들보다 더 뛰어난 무술 실력을 갖추어야 한다. 그런데 닌자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여자 닌자들이 등장하여 남자들을 능가하는 실력을 보여주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대부분의 경우는 지어낸 이야기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옛날 일본에는 여자 닌자들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었다. 그렇지만 이들이 영화에서 보듯이 뛰어난 무술 실력으로 임무를 수행하였던 것은 아니고, 대개는 하인이나 종, 창기 등의 신분으로 정보를 염탐하는 일 정도에 그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자 닌자를 소재로 한 영화 등에서는 그녀들이 여자라는 이점을 이용하여 미인계나 여자만의 특별한 닌자 기술을 사용하여 여러 가지 재미있는 활약을 보여준다. 영화 <쿠노이치 인법전 외전 인요녀 시노비>(くノ一忍法伝 外伝 忍妖女 しのび)도 여자 닌자를 소재로 한 B급 닌자 영화로서 2006년에 제작되었다. 이 영화는 2부작으로 되어 있는데, 첫 번째 영화는 <금지된 낙원>, 두 번째 영화는 <유혹의 불길>이다. 이 영화는 B급 영화답게 스토리도 엉성하며, 배우들의 연기나 액션 장면도 어설프기 짝이 없다. 그래서 일본 국내에서는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였지만, 오히려 서양에서 <Ninja Vixens; Forbidden Paradise>와 <Ninja Vixens; Flame Of Seduction)이란 제목으로 꽤 인기를 얻었다고 한다. 

때는 천황이 정권을 돌려받아야 한다는 근왕파(勤王派)와 막부의 권력이 계속되어야 한다는 사막파(仕幕派)가 격렬한 대립을 보이고 있던 19세기 후반, 근왕파의 사무라이가 사막파의 자객으로부터 습격을 받는다. 부상을 입어 죽음 직전에 놓인 사무라이를 젊은 여자가 구출하여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치료를 해준다. 사무라이를 구해준 여자는 한 닌자 그룹에 소속된 여자 닌자(쿠노이치)로서, 그녀가 속한 닌자 그룹은 막부 측에 가담하고 있다. 닌자 그룹의 두목은 여자 닌자들에게 사무라이를 죽이고, 막부를 위해 일하라고 강요하지만, 그녀들은 이미 닌자라는 비정규 무력으로 세상을 움직이는 시대는 끝이 났다고 하면서 닌자 일을 그만두려 한다. 


그러자 닌자 그룹의 대장은 그녀들을 배신자로 낙인찍고 죽이려 한다. 그러나 사무라이를 구해준 여자 닌자는 사무라이와 사랑에 빠지고, 그를 자객과 사막파의 습격으로부터 구해준다. 그리고 사무라이와 힘을 합해 근왕파를 도우게 된다. 마침내 메이지 유신이 성공적으로 끝나고, 여자 닌자들은 닌자의 세계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살아간다는 것이 이 영화의 대체적인 줄거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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