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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Apr 19. 2022

영화: 파랑주의보

불치의 병에 걸린 소녀와의 사랑 이야기

불치의 병에 걸린 여자와의 사랑 이야기는 옛날부터 멜로드라마에서 단골로 등장하던 스토리였다. 그런 뻔한 이야기이면서도 볼 때마다 가슴에 여운을 남기는 이야기가 또 이런 종류의 사랑 이야기인 것 같다. 이런 스토리는 비단 우리뿐만은 아닌 것 같다. 1970년대 공전의 히트를 쳤던 미국 영화 <러브 스토리>도 바로 불치의 병에 걸린 여대생과의 사랑이야기이다. 이러한 유형의 이야기가 내가 어릴 때, 그러니까 1960대 및 1970년대 초반에 크게 유행하였다. 소년 소녀 잡지 등에 실리는 소위 청춘 소설에는 이 불치의 병에 걸린 소녀의 이야기가 마치 단골처럼 등장하였다. 


옛날 오래전 이야기에 나오는 여자의 병은 대개 결핵이거나 아니면 백혈병이었다. 이들 병은 걸리면 신체가 쇠약해지고, 얼굴이 창백해진다는 점에서 비련의 주인공인 가련한 소녀에게는 어울리는(?) 병이었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는 의학의 발달로 더 이상 이런 병들이 불치의 병이라 할 수 없다. 그래서 지금은 그 병이 대체로 뇌에 발생한 병이나 골수암 같은 것으로 바뀌었다는 것이 차이라면 차이이다. 


영화 <파랑주의보>는 어느 소년과 불치의 병에 걸린 소녀의 사랑 이야기를 주제로 한 영화로서 2005년에 개봉되었다. 고2인 수호(차태현)와 수은(송혜교)은 같은 반의 학생으로서, 중학교 때부터 알고 지낸 사이였다. 수호는 공부나 외모 모두 그저 그런 정도의 평범한 아이이나, 수은은 교내의 모든 학생들이 좋아하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수호는 그런 수은을 짝사랑하고 있으나, 언감생심 감히 그 마음을 나타내지는 못한다. 그런데 수은이 어느 날 수호에게 관심을 보인다. 

그런데도 수호가 전혀 눈치를 채지 못하자 수은이 먼저 수호에게 사랑을 고백한다. 이를 계기로 둘은 급속히 가까워진다. 수호와 수은은 어느 날 섬으로 여행을 가서 하룻밤을 지낸다. 그런데 거기서 수은은 갑자기 쓰러진다. 알고 보니 수은은 불치의 병에 걸려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섬 여행을 다녀온 이후 수은은 바로 병원에 입원을 하고, 수호는 병상에 누운 수은을 정성껏 간호한다. 수은의 병은 점차 악화되고, 그런 가운데서도 수은은 수호와의 섬 여행을 생전의 가장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다. 


마침내 수은은 병으로 세상을 떠나고, 남은 수호는 섬 여행을 비롯한 수은과의 아름다은 기억을 가슴에 간직한다. 


사실 이런 이야기는 너무나 뻔한 스토리이며, 그래서 통속적이기까지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년과 소녀의 이루지 못한 애틋한 사랑이야기는 가슴을 아프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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