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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Jun 01. 2022

영화: 서유기(西遊記),

금각대왕 은각대왕 형제와 싸우는 손오공 일행

중국 사대기서(四大奇書) 가운데 하나인 <서유기>는 정통 판타지 소설로서 그동안 특히 동양에서는 수없이 많이 영화화 또는 드라마화되었다. 2007년에 일본에서 개봉된 영화 <서유기>>(西遊記)는 2006년 일본 후지 TV에서 방영된 TV 드라마 가운데 일부를 영화화한 것이다. 이 영화에서는 금각 및 은각 대왕 형제와 손오공의 대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서유기 소설을 읽은 분들은 잘 알겠지만, 손오공이 만난 수많은 적들 가운데, 손오공과 거의 대등한 실력으로 맞선 적은 극소수이다. 대부분의 적들은 강한 듯 하지만 손오공은 그들 적을 간단히 제압해버리고 만다. 계략이 아니라 실력으로서 손오공과 거의 대등한 결투를 벌인 요괴는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인데, 그중 하나가 금각대왕, 은각대왕 형제이다. 


천축을 향하여 여행을 계속하는 삼장법사 일행은 험한 사막을 건너는 도중 사막의 한가운데에 우뚝 선 황폐한 왕도(王都) 호성(虎誠, 후첸)에 다다른다. 호성의 공주 영미(玲美)의 말에 따르면 원래 호성 일대는 풍요한 숲과 물이 넘치는 유복한 땅이었지만, 갑자기 금각대왕과 은각대왕이라는 2인조 요괴 형제가 나타나 영미의 부모인 국왕과 왕비를 요술로서 거북이로 만들어 버리고, 나라의 모든 자원과 보물, 그리고 용감하였던 국민들의 용기까지도 빼앗아 버렸다고 한다. 영미의 부탁을 받아 오공은 금각과 은각 대왕을 쓰러뜨리고, 호성을 구하기 위해 금각, 은각 형제가 살고 있는 산을 향해 떠난다. 금각과 은각 형제의 성으로 쳐들어간 오공 일행은 고전 끝에 두 요괴를 물리치고, 왕과 왕비를 원래의 모습대로 찾으며, 호성을 다시 풍요한 도시로 변신시킨다. 

이상의 큰 내용은 원래의 서유기에 나오는 이야기와 그다지 차이가 없다. 그렇지만 이 영화는 원작을 상당히 각색한 것으로서 원작과는 다른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소설에서 보면 삼장법사의 세 제자 가운데 손오공의 존재는 압도적이다. 요괴들을 만나서 싸우면 저팔계와 사오정은 적에게 이기는 경우가 거의 없다. 저팔계와 사오정이 요괴들을 만나 싸우다 지면, 손오공이 다시 적과 대전하여 적들을 간단히 물리친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손오공의 실력이 그렇게 압도적이지 않다. 그리고 손오공은 대단히 경망스러운 캐릭터로 묘사되는 반면, 저팔계와 사오정은 상당지 진중한 캐릭터로 나온다. 그리고 이들 간의 실력차도 크지 않는 걸로 나타난다. 


손오공은 근두운을 타고 하늘을 나른다. 그렇지만 이 영화에서는 손오공이 조그만 새털 부채를 갖고 다니며 필요한 경우 이것을 타고 하늘을 나는 걸로 나온다. 그리고 원작에서는 삼장법사는 용이 변한 말을 타고 여행을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모두 도보로 여행을 하는 것으로 나온다. 또 삼장법사는 여배우가 연기하고 있는데, 이러한 경향은 일본에서 제작된 서유기 영화에서는 거의 공통적으로 발견된다. 원작에서 삼장법사는 선이 가늘고, 연약한 몸집을 하고 있는 것으로 묘사되고 있어, 아무래도 여성이 이 역을 쉽게 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그리고 원작에서는 세 제자들 사이에 오공, 팔계, 오정 순으로 서열이 엄격히 정해져 있는 것으로 나타나나, 이 영화에서는 이들의 지위를 거의 대등한 것으로 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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