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형의 우주대괴수의 지구 내습
1954년에 괴수영화 <고지라>가 개봉된 이래 여러 종류의 괴수가 등장하였으며, 그 가운데 몇몇 괴수는 우주에서 찾아와 지구를 공격하였다. 1964년에 개봉된 <우주대괴수 도고라>도 우주로부터 지구를 공격해 온 괴수였는데, 특이한 것은 도고라는 특정한 형태가 없는 괴수라는 점이었다.
과거의 괴수 영화들은 대개가 인간대 괴수의 싸움, 혹은 괴수와 괴수 간의 싸움을 중심으로 그린데 비해 <우주대괴수 도고라>는 종래의 인간대 괴수라는 구도와 함께 보석 강도단과 그들을 쫓는 다이아 G맨과 형사와의 공방을 다루고 있어 오락성을 좀 더 높이려 하고 있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는 괴수 영화에 생뚱맞게 다이아몬드를 둘러싼 이야기가 섞여 들어가 오히려 괴수 영화가 갖는 긴장감을 낮추는 효과를 갖는 느낌이었다.
일본 상공을 회전 중인 텔레비전 중계위성이 알 수 없는 원인으로 파괴된다. 이와 함께 세계 각국의 보석상이 습격을 받아 다량의 다이아몬드가 도둑맞은 사건이 빈번히 발생한다. 경찰청은 다이아몬드 도난사건은 전 세계에 지명 수배된 보석강도단의 짓이라 판단하고, 수사를 개시하지만 실은 보석강도단도 정체불명의 다른 강도단의 방해를 받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벌판에 야적된 석탄이 공중으로 빨려 올라가는 사태가 목격된다. 무나가타(宗方) 박사와 유엔과학위원회는 다이아몬드 강도 사건과 석탄 증발 등 일련의 사건이 우주 괴수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도고라>로 명명된 이 우주 괴수는 형태가 일정하지 않은 우주 세포로서 탄소를 에너지 원으로 하여 생존한다. 그래서 탄소가 다수 함유된 석탄과 다이아몬드를 강탈해 간 것이었다.
도고라는 일본의 석탄 산지인 기타큐슈시를 습격한다. 일본 자위대가 이를 방어하기 위해 도고라를 공격하나, 도고라는 전혀 타격을 받지 않고 석탄을 빨아들인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촉수를 뻗어 교량 등 기간 시설을 파괴한다. 자위대는 대포로 공격을 하지만, 대포를 맞은 도고라는 세포로 흩어진 후 다시 모양을 갖추므로 공격이 전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 자위대의 패배가 확실해질 무렵 갑자기 땅벌 떼가 도고라를 공격한다. 도고라에게 집을 빼앗긴 땅벌들이 도고라를 공격한 것이었다. 땅벌들의 독침을 맞은 도고라는 세포가 결정화(結晶化)되어 힘을 잃는다.
땅벌의 독이 도고라의 치명적인 약점이라는 것을 알게 된 인간들은 화학공장을 풀가동 해 땅벌의 독을 생산한다. 이렇게 생산한 땅벌의 독을 도고라에게 퍼붓자 도고라는 우주 세포로 변해 흩어지고, 그 흩어진 세포들은 결정화되어 도고라의 부활은 불가능하게 된다. 이로서 도고라는 극적으로 퇴치되고, 지구에는 다시 평화가 찾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