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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Apr 26. 2022

영화: 핸드폰

핸드폰 분실이 가져온 엄청난 비극

“나비효과”라는 말이 있다. 북경에서 한 마리의 나비가 일으킨 날개바람이 이런저런 영향을 받아 미국 뉴욕에서 폭풍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아무렇지도 않은 사소한 일들이 여러 우연한 사건들과 만나 상승작용을 하면서 나중에는 생각도 못할 만큼의 큰 일로 비화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영화 <핸드폰>은 핸드폰을 잃어버린 사람과 그것을 주운 사람 간의 감정적 대립이 격화하여 끝내는 방화와 살인이라는 엄청난 사건을 초래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2009년 개봉되었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은 모두 조금씩의 악의 요소들을 가지고 있다. 그러한 악의 요소들이 익명성과 상호 작용하여 사람들 간의 엄청난 분노를 가져오고, 또 그로 인해서 돌이킬 수 없는 사건이 초래되고 만다. 


연예 매니저 일을 하는 승민(엄태웅)에게 있어서 여배우 진아는 유일한 희망이다. 그는 진아를 “팔리는 배우”로 성공시키기 위하여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그런 그에게는 가족도 두 번째 일이며, 그로 인해 아내와의 사이도 좋지 않다. 그런 승민에게 진아의 억대 CF 계약을 목전에 둔 중요한 때에 진아의 섹스 동영상을 갖고 있다는 진아의 남자 친구 윤호(김남길)가 협박을 해오며, 그 동영상을 핸드폰으로 보내온다. 


승민은 술자리에서 핸드폰을 잃어버린다. 핸드폰을 습득한 인물은 핸드팬의 내용을 확인해보고는 승민의 직업과, 또 그가 현재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 알아낸다. 그리고 승민에게 연락을 해와 깐죽깐죽 승민을 괴롭힌다. 승민은 핸드폰을 되찾기 위해 사정을 하지만, 상대방은 승민을 괴롭히는 것에 쾌감을 느껴 더욱 깐죽거리며 승민을 괴롭힌다. 


핸드폰을 주운 인물은 이규(박용우)로서, 그는 대형마트의 관리직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는 대형마트를 찾아와서는 말도 안 되는 갑질을 하는 손님들로 인해 하루 종일 심신이 피로해있다. 고객들이 아무리 턱도 없는 무리한 요구를 해도 그저 죄송하다며 연신 머리를 숙여야 하는 그는 몸 전체가 스트레스와 꽉 차 있는 상태이다. 게다가 어머니가 오랫동안 병원에 입원해있어 경제적으로도 매우 쪼들리는 상황이다. 이런 상태에서 이규는 핸드폰을 통해 승민을 깐죽이며 괴롭히는 것으로 위안을 얻는다. 

이규와의 몇 번의 통화를 단서로 드디어 이규를 찾아낸 승민은 이규가 근무하는 대형마트로 찾아온다. 그리고는 거기서 이규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휘두르며, 난동을 부린다. 그 일로 이규는 만신창이가 되도록 두들겨 맞으며, 본사 복귀와 승진을 앞둔 상태에서 회사에서 쫓겨날 처지에 이른다. 입원하였던 어머니도 죽는다. 모든 것을 잃어버린 이규는 복수를 위해 승민의 집을 찾아온다. 그러나 도리어 승민에게 죽도록 얻어맞은 이규는 승민의 집에 방화를 한다. 그리고 승민을 제외한 승민의 가족과 이규는 모두 사망하고 만다. 


승민은 연예 매니저로서 대성공을 하여 꽤 큰 매니저 회사를 만든다. 그러나 그는 얼굴에 큰 화상과 함께 가족을 모두 잃어버렸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승민과 이규, 그리고 윤호는 모두 선한 사람이라고는 할 수 없다. 모두 작은 악당들이며, 자신이 우위에 섰을 때는 상대방을 괴롭힌다. 그리고 복수의 기회가 오면 또 잔인하게 복수한다. 그래서 이 영화에서는 작은 도발과 작은 복수들이 반복된다. 그런 점에서는 영화 중간중간에 어떤 카타르시스를 가져오기도 하지만, 방화와 일가족 몰살이라는 결말은 사건을 지나치게 키웠다는 느낌을 갖게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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