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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Jun 03. 2022

영화: 유키노죠(雪之丞) 변화(変化)

억울하게 죽은 부모의 복수를 하는 여장(女裝) 배우

영화 <유키노죠(雪之丞) 변화>(雪之丞変化)는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로서, 소설이 상당히 유명했던 만큼 영화나 TV드라마, 연극, 가부키 등으로도 여러 번 제작되었다. 영화는 3차례에 걸쳐 제작되었는데, 첫 번째는 1934년, 두 번째는 1963년 그리고 세 번째는 2000년대에 들어와서 제작되었다. 오늘 소개하는 이 영화는 1963년에 제작된 것으로서 일본 국내는 물론 서양에서도 <배우의 복수>(An Actors Revenge)란 제목으로 꽤 인기를 끌었다.


이 이야기의 시대 배경은 19세기 중반쯤으로 보인다. 나가사키(長崎)의 상점 주인의 아들인 유키타로(雪太郎)는 아버지를 비롯한 가족 전부를 잃는다. 얼토당도 않은 누명을 쓰고 집안 전체가 파멸되어 버린 것이다. 고아가 된 유키타로를 하층 배우인 나카무라 나카무라 기쿠노 죠(中村菊之丞)가 구해준다. 그리고 유키타로는 여성 역을 담당하는 연극배우가 되어 에도(江戸, 지금의 동경)에 나타난다. 배우로서의 유키타로의 이름은 유키노죠(雪之丞)이다. 유키노의 감춰진 또 하나의 얼굴은 모의 원수를 갚으려 검술을 수련한 복수귀(復讐鬼)였다.

유키노죠의 원수는 이전의 나가사키 봉행(奉行, 부교) 토베 산자이(土部三斎)이다. 그는 지금 금력과 권력 양면에서 한창때를 구가하고 있다. 유키노죠는 강력한 힘을 가진 토베에 대항하여 의적 야미타로(闇太郎)의 도움을 받아 토베 산자이의 하수인이 되었던 자들을 차례차례 처단하고, 마지막으로 토베 산자이를 베어 부모의 원수를 갚는다.


일본 속담에 “나가사키에서의 적을 에도에서 친다”라는 말이 있다. 바로 뜻하지 않는 곳에서 과거의 보복을 한다는 뜻이다. 이 속담은 바로 유키노죠가 나가사키에서 일어난 부모의 원수를 에도에서 처단한 이야기에서 비롯되었다.


이 영화에서는 유키노조가 배우이기 때문에 일본의 옛 연극 공연장면이 자주 나온다. 거기서 유키노죠가 하는 대사나, 또 유키노죠의 평상시의 어투가 매우 비슷한데, 꼭 이전 우리나라에서 할머니나 중년 아줌마들이 신세 한탄을 할 때 하는 어투와 꼭 닮은 느낌을 주어 재미있게 생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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