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과 독일의 건곤일척의 공중전
어릴 때 전투기들의 공중전을 주제로 한 만화가 많았다. 이 만화들을 보면 공중전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다. 만화에서는 정지된 그림과 또 이것을 설명해주는 글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릴 때는 공중전이 재미있어, 공중전을 주제로 한 영화를 꼭 보고 싶었다. 그런데 나중에 공중전을 주제로 한 실사 영화를 보니 기대한 것과는 달리 영 재미가 없어 크게 실망하였다. 도대체 싸움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누가 적이고 누가 아군이며 전투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알 수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중전을 주제로 한 영화는 몇 번 본 후부터는 별로 볼 마음도 생기지 않았다.
영화 <공군대전략>(Battle Of Britain)은 항공전을 주제로 한 영화로서, 1969년 영국에서 제작되었다. 2차 대전 초기 영국과 독일 간의 전쟁을 공군에 초점을 맞추어 그린 영화이다. 2차 대전 초기인 1940년 5월 유럽의 연합군이 점차 위기에 몰리자 영국 공군 전투기 부대 사량관인 다우닝 대장은 유럽에의 파병을 중지하고 영국 본토의 방위를 강화할 것을 수상에게 건의한다. 유럽을 거의 장악한 히틀러는 영국이 독일의 유럽 점령을 인정한다면 영국을 공격 않겠다는 제안을 한다. 그러나 영국은 이를 거절한다.
영국은 600여 대의 전투기를 보유하고 있어 정치가들은 영국이 공군력에서 독일을 압도한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다우닝 대장은 현저한 전력상의 열세를 알고 있었고, 그래서 기적이 없는 한 영국의 승리가 어렵다는 판단을 하고 있었다. 드디어 독일은 대규모 영국 본토 폭격을 감행한다. 영국 공군이 맞서 대항해 보지만 현저한 전력 열세로 영국군 공군기지는 거의 무방비로 타격을 받게 된다. 이대로 가면 영국 공군의 괴멸이 거의 눈에 보이는 상태에 이르렀다. 영국은 전투기뿐만 아니라 조종사도 태부족이었다.
히틀러는 독일 공군에게 런던은 공격하지 말라는 명령을 내린다. 그런데 폭격기 한 대가 실수로 런던에 폭탄을 떨어트린다. 이에 화가 난 처칠은 영국 공군에게 베를린 포격을 명령하고, 베를린 공습을 당한 히틀러는 공격 목표를 영국 공군부대에서 런던으로 돌려 런던에 집중 공습을 하도록 명령한다. 이로 인해 그동안 독일 폭격기들에게 거의 무방비로 당하기만 하던 영국 공군이 숨 돌릴 시간을 찾았다. 다시 비행장을 정비하고, 공군력을 강화할 기회를 얻은 것이다. 영국 공군은 게릴라 식 공격을 통해 독일 공군에게 조금씩 타격을 입힌다.
1940년 9월 독일 공군은 마침내 런던 대공습 작전을 시작한다. 그동안 힘을 비축하고 있던 영국 공군은 독일 공군에게 큰 타격을 입힌다. 이로 인해 공군력의 큰 손실을 입은 독일은 계획하고 있던 영국 대공습 작전을 사실상 중단한다.
이 영화는 영국과 독일 공군 간의 전투를 그리고 있으므로 수많은 공중전 장면이 나온다. 그런데 이 공중전이라는 것이 도무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없다. 격추를 당하는 비행기가 어느 편 비행기인지, 어떻게 상대 비행기를 격추시키는지 도무지 알기가 어려우므로 큰 재미를 느끼지 못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