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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Jul 08. 2022

영화: 무익편복(無翼蝙蝠)

정의를 내세우는 정도 무림(正道武林)의 위선

무협소설이나 무협영화를 보면 천하의 악당이 오히려 선함을 가지고 있으며, 정의를 내세우는 정도 무림의 협객들이 오히려 탐욕과 악을 저지르는 위선적 행동을 소재로 한 영화가 적지 않게 나온다. 영화 <무익편복>(無翼蝙蝠)도 그런 유형의 무협영화 가운데 하나이다. 이 영화는 1980년에 제작되었다. 이 영화는 황응의 무협소설을 영화화한 것이라 한다. 편복(蝙蝠)이 무엇일까? 박쥐를 말한다. 그러니까 무익편복이란 “날개 없는 박쥐”란 뜻이다. 


많은 고수들을 거느리고 있는 강호에서 가장 이름이 높은 어느 표국에서 보물을 운반하고 있다. 표국의 주인이 아끼는 딸 역시 무술의 고수로서 이 운송대에 참여하고 있다. 운송대는 저녁에 주막에서 쉬고 있다. 여기에 주인의 딸에게 연못가 정자에서 만나자는 서신이 오며, 그 서신은 강호에서 젊은 영웅이라 소문난 소칠공자가 보낸 것이다. 강호의 뭇 여걸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소칠공자로부터의 연락을 받고 약속 장소에 간 주인 딸은 소칠공자가 아닌 무익편복이라 자처하는 노인을 만나 납치당한다. 

무익편복은 과거 여자들을 납치, 강간, 살해한 악명 높은 악당으로서, 그는 강호의 정도 무림인들의 협공을 당해 죽은 지 5년이 지났다. 그런데 그 무익편복이 다시 등장한 것이다. 표국의 운송대는 무익편복의 독공을 받아 전멸하고, 보물은 무익편복이 탈취해간다. 소칠공자와 정도의 고수들은 무익편복을 처단하기 위해 힘을 합해 나선다. 그러나 다시 나타난 무익편복은 과거의 악당 무익편복이 아니라, 그를 사칭하여 무림을 쟁취하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는 일부 정도 고수들의 사기극이었다. 


무익편복을 응징하기 위해 나섰던 소칠공자와 고수들은 도리어 위기를 맞게 된다. 이때 진짜 무익편복이 나타나 소칠공자를 비롯한 정의로운 고수들을 구해주고, 위선적인 정도고수들을 응징한다. 


절대 악인과 절대 선인이 존재하지 않는 무림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부귀영화를 위해서라면 악당보다 더 악독한 짓을 저지를 수 있는 것이 정의의 가면을 쓴 위선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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