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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래비티(Gravity)

우주 공간에서 벌어지는 생존을 위한 사투

by 이재형

보통 우주를 소재로 한 SF 영화는 대개가 외계인 혹은 미지의 우주 생물과의 싸움을 주제로 하고 있다. 현재 지구 밖에서는 어떠한 외계 생물도 발견하지 못한 현실에서 보자면 이러한 영화들은 너무나 꿈같은 이야기들이다. 우주를 소재로 한 영화 가운데는 아주 드물기는 하지만 인간이 우주탐사 과정에서 직면할 수 있는 현실적인 위험을 극복하는 영화도 제작되었는데, 1995년에 제작된 <아폴로 13>이 그 대표적인 영화라 할 수 있다.


영화 <그래비티>(Gravity)도 우주탐사에 있어서 실제로 직면할 수 있는 위험을 소재로 하고 있는데, 2013년에 제작되었다. 이 영화는 아카데미상 7개 부문을 수상할 정도로 작품성을 인정받았으며, 흥행에도 대성공을 거두었다.


우주에서 연구를 수행하던 우주왕복선에 부착되어 있는 허블 망원경에 문제가 발생한다. 우주왕복선의 선장인 맷 코왈스키는 망원경을 수리하기 위해 밖으로 나가 우주에서 유영하면서 수리작업을 진행한다. 이때 NASA로부터 러시아 우주선이 파괴되어 그 잔해들이 우주왕복선을 덮칠 위험이 있다는 경고가 온다. NASA는 작업을 즉시 중단하고, 지구로 귀환할 것을 명령한다. 그렇지만 우주왕복선을 돌리기도 전에 러시아 우주선 잔해가 날아와 우주선을 파손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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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경을 수리하던 라이언 스톤 박사(산드라 블록)는 우주선 잔해로 인해 우주로 튕겨나가게 된다. 그러나 코왈스키는 스톤을 찾아 다시 우주왕복선으로 돌아간다. 그렇지만 이미 우주왕복선은 막대한 피해를 입어 더 이상 운행이 불가능하다. 스톤 박사와 코왈스키를 제외한 다른 승무원은 모두 사망해버렸다.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인 이들은 곧 이 우주왕복선에서 900마일 떨어진 곳에 러시아의 우주정거장이 있다는 것을 알고, 그것을 이용하여 지구로 귀환하려 한다. 두 사람은 우주공간을 유영하여 러시아의 우주정거장으로 간다.


그러나 그곳도 이미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두 사람은 다시 100마일 정도 떨어진 중국의 우주정거장 티안공으로 가려한다. 티안공에 도착하면서 스톤의 다리가 우주선의 낙하산 줄에 얽히는 사고가 발생하여 두 사람은 다시 우주 미아가 될 위기에 처한다. 그러나 스왈스키가 그 끈을 끊어 스톤을 구해주는 대신 자신은 우주공간으로 날아가 버린다. 스왈스키의 희생으로 티안공으로 들어온 스톤은 무사히 지구로 귀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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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톤이 탄 캡슐은 지구의 호수에 불시착한다. 캡슐을 빠져나온 그녀는 필사적으로 물가로 헤엄쳐 나온다. 물가에 도착한 그녀는 일어서려 하지만 곧 넘어진다. 오랫동안 우주의 무중력 상태에 익숙해져 있던 그녀의 몸이 지구의 인력을 이길 수 없었던 것이다. 겨우 몸을 추스른 그녀는 겨우 몸을 일으키며 우리가 그동안 당연한 것으로 여겼던 지구의 인력(Gravity)에 감사한다.


이 영화는 현실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을 소재로 하였다. 그렇지만 그 넓은 우주에서 스톤과 코왈스키는 작은 우주 유영 장비를 이용하여 우주선과 우주선 사이를 마치 동네 골목을 돌아다니듯 종횡무진 돌아다닌다. 그렇지만 이 영화는 단순한 모험 영화만은 아니다. 딸과 단 둘이 살고 있던 스톤 박사가 딸을 잃어버린 이야기 등 개인적인 삶의 고난 등의 이야기가 거대한 우주에서 죽음을 앞둔 극한 상황에서 스톤과 코왈스키 두 사람의 대화로 풀리며, 그 속에서 둘은 서로 위로하고 마음의 위안을 얻는다.


이 영화는 그런 면에서는 여운이 많이 남는 영화다. 그렇지만 우주 생물과의 전쟁 등 활극을 좋아하는 내게는 썩 마음에 드는 영화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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