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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Jun 28. 2022

영화: 오블리비언(Oblivion)

지구 멸망 뒤 거대 악과의 전쟁_나는 누구이며, 누구와 싸우는가?

지구 혹은 인류를 지키려는 거대 조직의 전사가 악의 무리들과 싸운다. 그런데 알고 보니 자신이 이때까지 정의라 생각하고 앞장서 싸웠던 그 조직이 거대 악이고, 자신이 맞서 싸운 무리들이 오히려 인류를 지키려는 게릴라들이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주인공은 게릴라 측에 가담하여 지금까지 자신을 조종해왔던 거대 조직과 싸워 이기고, 마침내 인류의 삶과 평화를 되찾는다. 이러한 이야기는 SF 영화에서 흔히 발견되는 포맷이다. 영화 <오블리비언>(Oblivion)은 전형적인 이러한 스토리를 답습한 영화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에서 펼쳐지는 광활한 대자연은 그 자체로서 충분히 볼 만한 가치가 있다. 


<오블리비언>(Oblivion)은 2013년에 제작된 영화로서 톰 크루주가 주인공 잭 하퍼 역을 맡았다. 외계인의 침공으로 지구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이하였고, 막다른 길에 몰린 인류는 최후 수단으로 핵무기를 동원하여 외계인을 물리쳤다. 그렇지만 그 대가는 참혹하여 지구는 인류가 대절멸을 피할 수 없었다. 핵무기의 영향으로 지구는 더 이상 사람들이 살 수 있는 곳이 못되었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우주정거장으로 피신을 하였다. 

 잭 하퍼(톰 크루즈)는 지구에서 아내와 단 둘이 살고 있다. 이미 지구에는 그들을 제외한 생명체는 존재하지 않는다. 잭 하퍼의 임무는 지구 멸망 후 지구의 환경변화를 모니터링 함과 동시에 지구를 정찰하는 드론들을 수리하는 일이다. 그의 아내는 우주에 있을 것이라 생각되는 “본부”와 통신을 하고, 본부에서 내리는 명령을 잭 하퍼에게 전달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잭 하퍼는 자신이 어떻게 지금 이 일을 하고 있는지, 또 자신이 과거에 무엇을 했는지 대해서는 전혀 기억에 남아있지 않다. 


어느 날 잭 하퍼는 정체불명의 비행체가 파손되어 낙하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 속에 있는 부상당한 여자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온다. 정신을 차린 여자는 잭 하퍼를 알아보고, 자신은 지구를 되찾기 위해 지구를 지배하고 있는 조직과 싸우고 있다는 이야기를 해준다. 그 여자는 과거 잭 하퍼의 아내였다. 아내의 이야기를 듣고 지금까지 자신의 역할과 임무에 대해 어떠한 의심을 갖지 않았던 잭 하퍼는 잊어버린 자신의 과거와 그리고 자신의 현재의 임무, 그리고 자신에 대해 명령을 내리는 조직에 대해 의심을 하기 시작한다. 


그는 동굴에서 자신에게 명령을 내리는 조직에 대항하여 싸우는 소수의 게릴라 조직과 그 리더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는 비로소 자신이 이때까지 잘못된 일을 해왔다는 것을 알게 되고, 자신의 과거 아내와 게릴라 조직과 힘을 합해 조직에 대항하여 싸운다. 그러나 가공할 무기를 탑재한 드론의 공격은 무시무시하다. 드론의 공격으로 게릴라는 위기에 처하지만, 결국은 잭 하퍼의 활약으로 이들을 물리치고 평화를 되찾는다. 그리고 그는 과거의 아내와 숲 속 호수 옆의 작은 집에서 평화롭게 살고 있다. 

그런 그에게 새로운 적이 공격해온다. 적을 제압하고 보니 그 적은 바로 잭 하퍼 자신과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그렇다. 그 적은 바로 자신의 클론이었다. 잭 하퍼는 자신이 정말 잭 하퍼인지, 누가 클론이고 누가 진짜 잭 하퍼인지 혼란스러워하면서 영화는 막을 내린다. 


이 영화에서 잭 하퍼의 임무는 인류가 멸망한 지구를 순찰하는 일이다. 생명체 하나 없는 지구의 광활한 평야와 계곡, 그리고 산들의 풍경은 이 영화에서의 볼거리이다. 영화의 스토리나 액션은 지금까지 보아온 SF 영화, 특히 톰 크루즈 주인공 영화에 비해 조금 못하다는 것이 솔직한 느낌이다. 그렇지만 광활한 풍경은 이러한 단점들을 충분히 보상할 만하다. 


그런데 잭 하퍼에게 명령을 내리는 그 조직은 정체가 무엇인지, 무엇 때문에 지구를 감시하는지, 정말 실체가 있는 조직인지 아니면 컴퓨터 등 사이버 존재인지, 왜 인류를 말살하려는지 영화를 다 보고도 알 수가 없다. 그냥 신비스러운 상태로 두는 것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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